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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k Sep 05. 2021

#친구

3. 나를 만들어 가는 길, 다시 한 걸음을 내딛다

모든 사람들과 친구처럼 잘 지내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바람일 뿐이었다. 


회사에서는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리드해야 하는 자리에 있었기에 하나 둘 만들어 나갔다. 그럴 때마다 꼭 반대 의견을 가지고 부딪히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서 잡음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왜 그럴까, 내가 무엇을 잘못했을까 고민해 보았다. 결론은 서로의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나는 이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에게는 내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았다. 


고민이 많을 때는 책을 읽으면서 방법을 찾고자 했다. 그 당시에 읽었던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은 나의 생각이 변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었다. 사람은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행동하기 때문에 모두가 일치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내가 경험했던 일들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일의 과제라는 공통된 목표 때문에 실행을 하기는 했지만 그 이후에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다. 이렇게 공통된 목적을 만들지 못하면 회사 내에서의 실행은 쉽지 않았다. 


그리고 하나 더 깨달은 점이 있다. 유대교 교리 중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열 명의 사람이 있다면 그중 한 사람은 반드시 당신을 비판한다. 당신을 싫어하고, 당신 역시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열 명 중 두 사람은 당신과 서로 모든 것을 받아주는 더없는 벗이 된다. 남은 일곱 명은 이도 저도 아닌 사람들이다.’


이 말은 내 인간관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를 주었다. 회사 내에서 사람들을 하나씩 떠올려보았다. 하나 둘 얼굴을 떠올리며 나를 싫어하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누구인지, 내게 응원을 해주고 도와주는 사람은 누구인지, 그리고 필요할 때만 나를 찾는 이도 저도 아닌 사람들은 누구인지 떠올렸더니 그 수는 위에서 말한 것과 비슷했다. 그 이후 난,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고 친구처럼 잘 지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자유로울 수 있었다. 회사를 떠난 후, 지금도 종종 만나며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은 역시나 그 두 사람 중에 포함되던 사람들이었다. 


학창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들도 비슷하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만나기는 하지만 모두가 진정한 의미에서의 친구는 아닌 것 같았다. 진정한 의미에서 친구란 누구일까? 스스로 생각한 정의 중에 하나는 ‘조건’이다. 오랜만에 만나도 며칠 만에 만난 것처럼 편안한 그럼 사람들이기도 하지만 목적과 조건이 없어도 서로를 위한 말 한마디로 위로해 주고 만남을 유지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은 모든 사람과 친구처럼 가까워지려 노력하지는 않지만 남들이 말하는 좋은 사람이 되려고는 한다. 그러다 보면 친구라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은 하나 둘 자연스럽게 생길 것이다. 내가 집중하고 소중하게 이어가야 하는 사람들은 그런 한두 명이면 충분하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내 곁에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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