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늙어가야 되는지 아직 배우지 못했습니다만
내 손에 잡은 것이 많아서 손이 아픕니다
등에 짊어진 삶의 무게가 온몸을 아프게 하고
매일 해결해야 하는 일 때문에 내 시간도 없이 살다가
평생 바쁘게 걸어왔으니 다리도 아픕니다
내가 힘들고, 외로워질 때 내 얘길 조금만 들어준다면
어느 날 갑자기 세월에 한복판에 덩그러니 혼자 있진 않겠죠
큰 것도 아니고, 아주 작은 한마디, 지친 나를 안아 주면서
사랑한다 정말 사랑한다는 그 말을 해 준다면
나는 사막을 걷는다 해도 꽃길이라 생각할 겁니다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노사연의 '바램' 중에서
돌이켜 보면,
10대에는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야 된다고 했습니다.
20대에는 좋은 스펙을 쌓아야 된다고 했습니다.
30대에는 좋은 직장에서 빨리 자리를 잡아야 된다고 했습니다.
40대에는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정신없이 앞을 향해 온 것 같은데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제대로 온 것인지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어릴 때는 주변에서 많은 조언을 해 줬습니다.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직장에 들어가라고 말이죠. 이렇게만 하면 모든 것이 아름답게 진행될 것 같은 청사진도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덧 40줄에 들어서니 주변의 조언들이 사라졌습니다. 이제는 제가 선배랍시고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건방진 말이지만 짧은 인생을 살아보니 더 모르겠습니다.
생각대로 된 것보다 안 된 것이 더 많습니다. 의지를 갖고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이 더 많았습니다. 작은 목표에 집중해야 겨우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린 친구들에게는 꿈을 갖고 노력하라고 조언을 합니다. 저도 그렇게 못했는데 말이죠.
인생은 한 번뿐인데 마치 Reset 될 것처럼 실패를 쉽게 용인하며 살아왔습니다.
스스로에게 너무 관대해서 나태해도 묵인했고 주변에 무신경해도 스스로 괜찮을 거라 자위하며 살아온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늙어가는 것이 옳은 것인지 고민을 하고 고민을 하지만 답을 찾기가 너무 힘듭니다.
누군가 알려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늙어가야 하는 것인지'를 말이죠.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알려주는 이가 없습니다.
세상은 한 번밖에 사용할 수 없는 인생을 대가로 지불해서 스스로 배우라고 합니다.
중국에서 만난 노부부의 사진입니다. 20대에 찍은 사진이었는데 20년이 지난 지금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누군가와 함께 늙어간다는 것이, 함께 익어간다는 것이 너무 어렵다는 것을 겨우 알게 됐습니다. 그렇기에 현재를 함께하는 사람들을 더 소중히 여기고 현재의 시간을 더 의미 있는 시간으로 살아가야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시간이 지난 어느 날 '세상의 한 복판에 혼자 덩그러니 서 있지' 않을 수 있겠죠.
돌이킬 수 없는 인생을 지불하면서 사는 만큼 이 순간을 소중히 생각하면서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