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음의 행복

by 온기

두 아들과 남편이 잠들었고 주방에서 창 밖 너머의 햇살과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뭇잎들을 보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지금이 이토록 행복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주말마다 누군가를 만나야 하고 의미 있는 행동들을 해야만 했고 사소한 이벤트라도 있길 원했던 나의 젊은 시절들. 물론 그때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오늘의 내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마흔을 거뜬히 넘긴 지금은 곁에서 집안일을 척척 해주는 남편이 있고 아이들이 밥만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도, 이것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낀다. '수'의 큰 이벤트 덕분이었을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사소한 것이 소중해지는 나날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