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적 있어?
어떤 대답을 기다리다가 너무 긴장이 돼서 차라리 아무 연락도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된 적 말이야.
수요일에는 결심을 해서, 금요일까지는 연락을 준다고 했는데 화요일부터 그 대답을 듣는 일이 기다려지다가 수요일이 되면 차라리 대답을 안 듣고 싶다고 회피하는 그런 마음 말이야.
수시로 시계를 보고, 달력을 보고, 메일함을 보고, 핸드폰을 보고 그러다가 너무 긴 목요일을 보내버리게 되는 거 말야.
막상 금요일이 되면 말이지. 드디어 그날이 왔다고 마음이 잠시 시원해졌다가, 어떤 대답을 듣게 될까 또다시 걱정을 하다, 안 듣는 편이 나을까 회피하고 싶다가, 대답을 듣고 실망하지 말자고 다짐했다가, 결국에는 혹시 대답하는 걸 잊은 것은 아닐까 노심초사해 본 적... 있어?
그런데 말야. 금요일까지 기다리라는 말은 어쩌면 그 말을 했을 때 이미 답이 정해져 있는 걸지도 몰라.
"네가 좋긴 한데. 확실한 감정은 아니야. 그래서 고민이 필요해. 금요일까지는 연락을 줄게."
화요일에 들었던 그 말 말야. 내가 마음에 쏙 드는 것은 아니라는 우회적인 표현일지도 몰라. 어쩌면 말야. 기다릴 필요가 없었는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