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Pessimist

시간 비관론자의 자세

by Serene

Time pessimist라는 개념은 대략 7-8년전 A Man called Otto 라는 책을 읽다가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은 얼마전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Time Pessimist와 반대로 Time Optimist (시간 긍정주의자?)란 언제가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자이다.

그에게 고맙다고 말 할걸 그랬나..? 아이 뭐 다음 번에 하지.
그녀에게 나의 마음을 보였어야 하나..? 다음 번에 하면 되지.


아 살면서 꼭 오로라가 보고 싶어. 언젠가는 가야지..


이렇게 우리가 흔히 미루는 표현, 행동, 의사결정은 결국 우리 대부분이 무의식상에서 Time Optimist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Time Pessimist는 시간이 항상 부족하다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랄까.

그 책에선 Otto라는 그 남자가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고, 이제라도 Time Pessimist로 살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이 있었다.


나는 이 개념이 너무나도 흥미로웠다.

흔히 '부정적'인 개념은 정말로 '부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데, 시간 부정주의자란 사실 시간을 가장 소중히 다루는 자가 아닌가?


나라고 당연히 별반 다르지 않은 Time Optimist였다. 하지만, 정확히 10년 전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온 일이 있은 뒤로는 의도적으로 Time Pessimist로 살려고 노력한다.


2014년 봄 부터 그 해 가을까지 입원과 퇴원을 두 어번 거듭하고, 그 뒤로도 약 2년 간은 완전히 회복하지 못해서 외래를 밥 먹듯이 갔던 시간이 있었다. 사람은 간사하게도, 힘든 시간은 잘 잊어버린다.

하지만 그 때 그 2년 여의 시간은 내게 정말 많은 가르침을 준,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값진 시간이었다.

청량하게 맑고 적당히 선선한 그런 날에 '몸'에 대한 불안함 없이 혼자서 거리를 거닐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알게 해준 시간이었으니.


아무튼. 요점은 내 아팠던 그리고 힘들었던 그 시간을 되 돌이키자는 게 아니고.

그 때를 계기로 나는 철저하게 Time Pessimist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외에도 여러 깨달음을 준 시간이었는데, 다른 내용은 다른 글에서 또 다루어봐야지;)


사실 나도 여전히, 아 다음에 하지 뭐, 라고 느슨해질 때가 종종 있긴 하다. 다만, 달라진 것은 스스로 어떤 고삐를 만들었달까..? 느슨해지면 그 고삐를 살짝 당겨서, 나에게 리마인드 한다.


"정신 차려. 시간이 계속 있는 게 아니야"


Time Pessimist가 되면 자연스럽게 선택과 집중을 하게 된다.

나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더 집중하게 되며, 그러다 보니 관계에서도 선택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누구에게 나의 시간을 쏟을 것인가.

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일에, 어떤 업무에, 어떤 의사결정에 나의 고민과 노력을 기울일 것인가.

내가 가진 것 중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이냐고 누가 묻는다면 나는 자신 있게 대답할 것이다.

내게 주어진 '시간' 이라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Time Pessimist가 된다면 어떨까.

아마 조금 더 따뜻한 말들이 자주 오고가는. 불필요한 오해와 싸움이 적은. 그런 날들이 될지도 모르겠다.

사실 하루아침에 Time Pessimist가 되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뭔가 Life changing하는 계기가 잊지 않은 이상 (나는 이런 경우였지만).

하지만 결국 모든 것은 '훈련'으로 가능해질 수 있다.


스스로에게 Time Pessimist 라는 고삐를 하나 달아보자.

그리고 느슨해 질 때마다 살짝 당겨 자신에게 리마인드 해주길.

당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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