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출국장

시즈오카 4박 5일

by 턱시도 Tuxedo

​늦은 오후의 인천국제공항은 생각보다 한가해 보였다. 오랜 시간 무역과 유통 현장을 누비며 숨 가쁘게 드나들던 이 공간도, 온전히 나만의 사색을 위한 목적지로 향할 때는 사뭇 다른 온도로 다가온다. 출국장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어딘가 느긋하다.
​올해 들어 공항을 찾은 것은 1월 겨울 여행 이후다. 그때의 목적지는 하코다테였다. 눈으로 덮인 항구와 공간은 늘 비슷하지만, 여행의 목적지에 따라 마음의 속도는 조금씩 달라진다.

이번 목적지는 시즈오카현. 일본을 오래 오갔지만 이 지역은 늘 조용한 여행지라는 인상이 강하다. 화려한 관광지라기보다는 천천히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라는 느낌이다.

다만 한 가지가 살짝 마음에 걸린다.

오늘 도착하게 될 시즈오카 공항에서 저녁 6시 50분 공항리무진을 타야 한다. 일본 지방공항은 교통편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 버스를 놓치면 일정이 조금 꼬일 수도 있다.

물론 이런 작은 걱정도 여행의 일부다.

아직 출발도 하지 않았지만, 이미 머릿속에서는 시즈오카의 밤 풍경이 천천히 그려지고 있다.

과연 오늘 밤 나는 무사히 시즈오카 시내에 도착해 첫 잔을 기울일 수 있을까.

그 결과는 몇 시간 후, 일본에서 확인하게 될 것 같다.


턱시도의 여행수첩
시즈오카현
시즈오카현은 일본 혼슈 중부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지역이다. 동쪽으로는 가나가와현, 서쪽으로는 아이치현과 접하고 있다.
이 지역은 일본에서 녹차 생산량이 가장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오이가와 강 유역의 차밭은 일본 차 문화의 중심지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또한 일본의 상징인 후지산을 비교적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깊은 인연이 있는 곳이다. 그는 어린 시절을 이 지역에서 보내기도 했고, 말년에는 시즈오카에서 생을 마쳤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시즈오카를 여행하다 보면 차밭과 후지산 풍경 사이에서 일본 역사와 문화의 흔적을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다.
하지만 오늘 밤 내가 가장 먼저 만나게 될 것은 아마도 시즈오카의 조용한 밤거리일 것이다.
그 풍경은 어떤 모습일지, 곧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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