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시즈오카의 첫 밤은 외롭지 않다

시즈오카 4박 5일

by 턱시도 Tuxedo

걱정과 달리 비행기는 정확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예정된 시간에 이륙했고, 예정된 시간에 착륙했다. 일본을 오갈 때 가끔 느끼는 일이지만, 이런 정시성은 여행의 리듬을 편안하게 만든다.

도착한 곳은 시즈오카 공항. 입국 절차도 길지 않았다. 조금 서둘러 공항 밖으로 나와 저녁 6시 50분 공항리무진에 몸을 실었다. 괜한 걱정이었던 셈이다.

버스는 어둠이 내려앉은 도로를 따라 조용히 달렸다. 한 시간 남짓 지나 시내에 도착했고, 잠시 후 시즈오카역 근처 호텔에 체크인을 마쳤다.

짐을 내려놓고 다시 거리로 나왔다.

첫날 저녁은 늘 비슷하다. 역 근처 골목을 천천히 걸으며 눈에 들어오는 작은 가게 하나를 선택하는 일이다.

오늘 들어간 곳은 비교적 작은 현지 이자카야였다. 요즘 일본에서 흔히 보이는 모던한 분위기의 가게였다. 솔직히 말하면 기대했던 ‘현지의 깊은 맛’까지는 아니었다. 여행 첫날이라 그런지, 혹은 가게의 스타일 때문인지 음식의 인상은 조금 가벼웠다.

그래도 상관없다. 일본 사람들 사이에 조용히 앉아 생맥주 한 잔을 마시고, 몇 가지 창작요리를 곁들여 첫 끼를 마쳤다. 여행의 첫 식사는 맛보다 분위기로 기억되는 경우가 더 많다.

가게 밖으로 나오니 밤공기가 차분했다.

시즈오카의 밤은 화려하지 않다. 대신 조용하고 깨끗하다. 사람들의 발걸음도 서두르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도시에서는 여행도 자연스럽게 느려진다.

내일은 조금 일찍 움직여 볼 생각이다.

시즈오카가 일본에서 차의 고장이라고 불리는 이유를 직접 확인하러 가기 위해서다.

그 이야기는 아마 내일 아침, 차밭이 보이는 길 위에서 시작될 것 같다.


턱시도의 여행수첩

시즈오카와 일본의 녹차

시즈오카현은 일본 녹차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오이가와 강 유역은 일본 차 산업의 중심지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일본에서 차 문화가 본격적으로 발전한 것은 가마쿠라 시대 이후로 알려져 있으며, 선종 사찰을 중심으로 차를 마시는 풍습이 널리 퍼졌다고 전해진다. 이후 에도 시대를 거치면서 차 재배가 상업적으로 확대되었고, 시즈오카 지역은 그 중심 생산지로 성장했다.
현재도 일본에서 판매되는 녹차 가운데 상당량이 이 지역에서 생산된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정확한 비율은 자료에 따라 조금 차이가 있어 확정적인 수치는 자료별로 다르게 제시된다. 현재도 일본에서 소비되는 녹차의 약 40% 가까이가 이 지역에서 생산될 만큼 압도적인 위상을 자랑한다. 그래서 시즈오카를 여행하다 보면 도시 주변 곳곳에서 푸른 차밭 풍경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작가의 이전글[2화] 출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