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티브 규제 vs 네거티브 규제
우리나라는 비보호 좌회전이 가능한 사거리에 허용⭕️ 표지판을 둔다. 반면, 미국은 안 되는 곳에만 금지⛔️ 표지판을 둔다. 미국에 처음 와서는 좌회전을 할 때에 몇번이고 망설였었다.
우리나라의 규제 방식을 흔히들 ‘포지티브 규제’(그 의미는 바로 아래 불릿 참고)라고 한다. 나는 이러한 평가에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는다. 포지티브 방식이 많았던 건 사실이지만, 네거티브 방식을 취한 경우도 있다. 법의 제정 목적과 규정 체계, 입법 연혁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해석하여야 한다. 관련 판례와 소관부처의 실무 입장도 고려하여야 한다.
❇️ 포지티브 규제 : 법은 허용하는 행위를 규정 → 나머지는 불가능
❇️ 네거티브 규제 : 법은 예외적으로 불가능한 행위만 규정 → 나머지는 가능
( 참고 : ‘포지티브’는 일반적으로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지만, ‘포지티브 규제’는 자유를 제한하는 측면에서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법에서 “a, b, c 방식으로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하여, 반드시 d 방식이 안 된다는 건 아닐 수 있다. a, b, c 방식은 법이 제시하는 예시이고 d 방식이 이에 준한다면 허용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혹은 d 방식에 대해서는 적어도 법이 금지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행정규제기본법이 개정되면서 ‘신기술 서비스’는 허용(예외 사항만 금지)하는 방식으로 규정할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헌법은 명확하지 않은 규정으로 처벌하는 것을 금지한다. 법적 논리가 마련되면, 규제기관과 사전 협의를 하는 전략을 펼쳐볼 수도 있다. 공식적으로 규제 샌드박스(다음번에 다룰 예정)를 활용할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규정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이제 나는 허용 표지판이 없어도 자신있게 좌회전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