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 스타일 만큼이나 다른 산업을 규제하는 스타일
어릴 때 엄마의 잔소리가 듣기 싫었다. 기숙사 학교로 진학한 이유 중 하나였다. 그런데 나도 이제 부모가 되어 돌이켜보면, 엄마의 잔소리 덕분에 그나마 인간이 된 것 같기도 하다.
부모 마다 양육 스타일이 다르듯, 국가 마다 산업을 규제하는 스타일도 다르다. 우리나라는 ‘잔소리형’ 스타일이다. 매우 상세한 규정(rule)을 정해놓고, 그 체크리스트를 세세하게 확인한다. 반면, 영국은 큰 원칙(principle)만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준수 방법은 기업에 맡겨놓는다. 각기 장단점이 있다.
✨세세한 규정(rule-based)
✔️오히려 준수하기가 쉬움. 엄마(정부)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면죄부를 받음
✔️법 집행이 쉬움. 그러나 법의 허점(loophole) 악용을 막기 어려움
✨원칙 중심(principle-based)
✔️기업 스스로 방안을 찾아야 함. 혁신적인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음
✔️규제가 명확하지 않음. 규제기관의 재량이 큼
예를 들어, 우리나라 개인정보법은 보안 조치를 위한 방안을 굉장히 자세하게 규정한다. 암호화 해야 하는 구체적인 개인정보 항목까지 제시한다. 반면, EU의 개인정보보호규정(GDPR)은 “적절한 기술적 및 관리적 조치”라고만 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원칙 중심의 규제로 전환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기업의 준법 의식이 커졌고, 규제기관의 역량도 성장하였다. 최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AI 시대를 맞아 원칙 중심 규제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매우 반길 만한 일이다. 국민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혁신 서비스를 장려할 수 있는 정책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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