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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Nov 02. 2020

에코플레이 "엄마들이 모인 미세먼지 어벤져스"

[그린 스타트업을 찾아서]

미세먼지 관리앱 '에코캐스트' 출시
알고리즘 기반 실내외 공기질 관리 플랫폼 개발


<편집자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날이 쌀쌀해지면서 돌아온 불청객 미세먼지도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테크M은 심각한 사회적 재난으로 떠오른 미세먼지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그린 스타트업'의 혁신가들을 만나 푸른하늘을 되찾기 위한 열정과 도전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오늘도 악마야?"



아이들은 미세먼지를 부모들의 스마트폰에 뜬 이모티콘 표정으로 기억한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우 나쁨' 경고가 울리던 지난해 놀이터에 가겠다는 아이와 말리는 부모들의 실랑이가 끊이지 않았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면 이산화탄소가 나가는 건지, 미세먼지가 들어오는 건지, 앱에 뜬 악마의 표정을 보며 부모들은 혼란에 빠졌다.


아이들의 건강 문제만큼 부모의 속을 태우는 일이 없다. 피할수도, 마주할수도 없는 미세먼지 속에 부모들의 마음은 바짝 타들어갔다. 외출은 해도 되는지, 환기는 언제해야 하는지 누가 속시원하게 답을 줄 순 없을까?


국립환경과학원 출신 환경 전문가 엄마들이 모여 지난 2018년 창업한 '에코플레이'는 이런 부모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스타트업이다. 올해 같은 마음으로 소프트웨어와 센서 기술 전문가들도 합류했다.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빌런 미세먼지와의 전투에 나선 '엄마 어벤져스'가 결성된 순간이다.



에코플레이 구성원들 / 사진 = 에코플레이 제공


창문 열어도 되는지 속 시원하게 알려준다


이미영 에코플레이 대표는 "미세먼지 위험도를 '좋음' '나쁨'으로만 알려주니 스트레스와 공포감만 느껴졌다"며 "미세먼지를 좀 더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이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고도화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에코플레이가 개발한 스마트폰 앱 '에코캐스트'는 미세먼지 농도와 장소, 노출시간을 연계한 진단 서비스로 5000여명의 이용자로부터 평점 만점을 받았다. 특히 이 앱은 단순히 미세먼지 상태만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환기나 외출은 몇 분이나 하면 되는지 속시원히 알려주는 게 특징이다.


에코플레이 '에코캐스트' 앱 / 사진 = 에코플레이 제공


현재 에코플레이는 이동형 공기질 측정 장치, 공기청정기 디바이스와 결합한 유아동에 특화된 실내환경 및 건강 관리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지금이 환기하기에 가장 적절하다'거나 '마스크 착용시 20분 외부활동을 권고한다'는 식으로 적정한 환기나 활동 알림을 보내주고, 실내에서도 미세먼지와 더불어 각종 유해물질을 대시보드 형태로 관리하는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향후에는 이용자의 나이와 몸무게 등 신체조건과 더불어 알러지나 기저질환 등 개인 건강상태까지 고려해 미세먼지에 취약한 부분을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이를 어떻게 쉽고 보기 좋게 전달할 수 있는지도 에코플레이의 고민 중 하나다.


이 대표는 "아이와 어른은 호흡량에 따라 유해성이 달라진다"며 "기준치 없이 미세먼지가 좋다, 나쁘다만 평가하기보단 면밀한 알고리즘으로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개발 중인 에코캐스트 대시보드 시안 / 사진 = 에코플레이 제공


미세먼지, 공포가 아닌 '관리'의 대상으로


이 대표는 "그동안의 미세먼지 앱은 단순히 공포감만 주고 정작 관리는 할 수 없다는 게 문제였다"며 "다른 유해성 물질은 노출량으로 유해성을 평가하는 데 미세먼지는 관리 기준치 없이 농도만으로 좋다, 나쁘다를 따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도 미세먼지나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유해성 물질은 계속 나올 것"이라며 "무조건 공포감을 가지 보단 객관적인 기준을 두고 유연하고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사진 = 에코플레이 제공


에코플레이는 현재 개발 중인 시스템을 실내 공기질 관리가 반드시 필요한 학교, 병원, 어린이집 등의 기관과 공기질 관리를 위한 통합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신축 아파트나 스마트시티 등에 보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2일부터 2박 3일 간 대전에서 열릴 그린 스타트업 기술혁신대회인 'I4BS 디자인 싱킹랩'에 참가해 사업화 계획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고도화시키고 대시보드 디자인 등에 대한 조언도 받아볼 예정이다.


이 대표는 "에코캐스트 앱을 처음 내놨을 때 입소문을 타고 엄마들 사이에서 '도움이 많이 됐다' '편하다'는 피드백을 받았을 때 가장 기쁘고 보람이 있었다"라며 "전문가들이 아이를 위해 진정성있게 일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I4BS 디자인 씽킹랩' 행사는?

오는 2일부터 사흘간 대전 대덕연구단지에서 열리는 '푸른 하늘을 위한 혁신, 디자인 씽킹랩(I4BS Design Thinking Lab)' 행사는 한국 주도로 제정된 최초의 유엔 기념일인 '푸른 하늘을 위한 국제 맑은 공기의 날'을 기념하고 그린 뉴딜의 글로벌 성과 확산을 위해 기획된 해커톤 방식의 대회입니다.


국가기후환경회의와 중소벤처기업부 주최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는 1차 선발을 거친 7개국 15개팀이 참가해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기술적 솔루션을 제시합니다. 참가팀들은 자신들이 준비한 기획안을 바탕으로 분야별 전문가의 밀착 지원을 통해 시제품을 제작하고,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받아 우승팀을 가리게 됩니다.


국가기후환경회의와 중기부는 이번 행사를 위해 지난 9월7일 국제기구, 국내외 정부, 공공기관 및 글로벌 금융사 등과 글로벌 그린 스타트업 지원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I4BS 플랫폼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이를 통해 청년 혁신가와 스타트업을 통한 대기질 개선 기술과 혁신 지원 노력을 모범사례로 만들어 국제사회에 공유할 계획입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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