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테크M Feb 03. 2021

스포티파이 한국 상륙

'3無 약점' 스포티파이, 극복할 수 있을까?


#세계 최대 음원 서비스 '스포티파이' 국내 론칭

#6000만 음원 큐레이션 기능으로 서비스 차별화

#아이유 등 국내 유명 가수 음원 확보 못해 약점



안녕하세요. 테크M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글로벌 1위 '스포티파이'의 한국 진출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전 세계 3억명 이상의 이용자를 거느린 '음원계의 넷플릭스' 스포티파이가 2일 마침내 한국에 상륙했습니다.


글로벌 1위 서비스 등장에 멜론, 지니, 플로 등 그동안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을 장악해왔던 토종 서비스들은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데요. 어느 날 조용히 나타나 순식간에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을 잠식한 넷플릭스 사례가 음원 서비스 시장에서도 반복되지 않으리란 법은 없죠.


하지만 아직 스포티파이의 현지화 준비가 완벽하지 않은 만큼 파급력은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시장에 뚜렷한 강자가 없었던 OTT 시장과 달리 음원 스트리밍 시장은 터줏대감들이 여럿 지키고 있어 스포티파이에게도 쉽지 않은 무대가 될 전망입니다.


강력한 '메기'가 등장했다


이날 스포티파이는 한국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에 각각 앱을 등록하며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유료 서비스에 가입하면 모바일 앱과 웹 플레이어 등을 통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스포티파이는 6000만개 이상의 음원과 40억개 이상의 플레이리스트를 보유한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입니다. 커피숍에서 선곡 고민 없이 스포티파이 플레이리스트만 재생해도 '이 집 음악 좋다'는 평을 듣는다고 할 만큼 막강한 추천(큐레이션) 서비스가 최대 무기죠.

/ 사진 = 스포티파이


스포티파이는 아티스트와 팬, 이용자들이 직접 구상한 수십억 개의 플레이리스트를 바탕으로 알고리듬 기술을 통해 취향이나 기분, 상황에 맞춰 개인화된 음악을 추천해줍니다. 단순히 좋아하는 음악을 찾아 듣는 게 아닌 '발견'의 기쁨을 주는 서비스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죠.


그동안 스포티파이는 국내에서 정식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접속조차 어려웠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음악 애호가들은 VPN 혹은 프록시 프로그램 등으로 우회 접속하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스포티파이를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인지도나 관심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란 얘기죠.


공들인 'K-팝' 본고장 진출


작년부터 국내 진출설이 꾸준히 제기된 스포티파이는 지난 1년 여간 물밑 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은 세계 6위 음원 시장이자 'K-팝'의 본고장인 만큼, 스포티파이의 진출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져 왔습니다.


스포티파이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며 음악 에디터팀이 준비한 한국 전용 플레이리스트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한국 인기가요와 신곡은 물론이고 장르별, 테마별, 아티스트별 플레이리스트를 다양하게 제공하죠.

사진 = 스포티파이

스포티파이는 유튜브, 우버이츠 등을 거친 콘텐츠 전략 전문가 박상욱 매니징 디렉터를 스포티파이 코리아의 수장으로 선임하며 '국내 이용자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아티스트들과 상생하는 등 한국 음악 산업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아이유' 노래가 없다


스포티파이는 국내 정식 서비스에도 불구하고 아직 없는 '3무(無)'가 약점으로 꼽힙니다.


스포티파이는 첫 번째로 '아이유 노래가 없다'는 게 가장 큰 약점입니다. 스포티파이는 아이유, 에이핑크, 우주소녀 등 유명 가수들과 레이블을 거느린 국내 최대 음원 유통업체 카카오M과 음원 계약이 아직 체결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카카오M 측은 "현재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국내 음원 시장의 37.5%를 차지하는 카카오M 음원 없이 서비스를 론칭할 만큼 협의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일각에선 모회사인 카카오가 국내 최대 음원 서비스 '멜론'을 운영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죠.

스포티파이 11억회 스트리밍을 달성한 '블랙핑크' / 사진 = YG

현재 국내 음원 서비스 시장은 멜론이 30%대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이어 지니, 플로 등 통신사 계열 서비스가 3강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유튜브 프리미엄'과 덩치를 키운 '유튜브 뮤직'과 네이버의 '바이브', NHN의 '벅스'등이 주요 업체로 꼽히죠.


스포티파이에 이어 세계 2위 음원 서비스인 애플뮤직은 앞서 2016년 한국에 진출했지만, 아직까지도 음원 부족으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스포티파이 역시 한국에선 '찻잔 속 태풍'에 그치리란 전망도 나오죠. 다만 스포티파이의 경우 K-팝 아티스트들을 글로벌 시장에 소개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음반 제작사들에게 협력 방안을 내세워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스포티파이 관계자는 "국내 아티스트들이 한국 팬을 포함한 전 세계 모든 팬들과 연결될 수 있도록 언제나처럼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내 이용자들 역시 좋아하는 모든 아티스트의 음원을 감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으며 스포티파이 플랫폼을 통해 더 많은 음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무료 서비스와 할인 혜택이 없다


한국 스포티파이는 두 번째로 '무료' 서비스가 없습니다. 스포티파이는 해외에선 음원 중간에 광고를 듣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무료 서비스를 제공해 이용자들의 문턱을 낮췄는데, 국내에선 이런 방식을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국내 이용자들은 스포티파이를 이용하기 위해선 유료 프리미엄 서비스에 가입해야 합니다. 요금제는 월 1만900원(부가세 별도)의 '개인' 서비스와 월 1만6350원(부가세 별도)의 '듀오' 서비스 2종으로 나뉩니다. 현재 7일 무료 체험 기간과 이후 3개월의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사진 = 스포티파이 홈페이지 캡쳐


하지만 스포티파이는 세 번째로 '할인'이 없습니다. 국내 서비스들은 다양한 제휴사와 연계해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특히 통신사 계열 서비스의 경우 통신요금과 결합해 큰 폭의 요금 할인으로 이용자들을 불러 모으고 있죠. 스포티파이는 국내 서비스에 비해 요금이 다소 높을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적용되는 학생요금, 가족요금 등도 출시되지 않아 요금 부담이 크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산 서비스도 '큐레이션' 맞대결


스포티파이는 한국 시장에서 아직 갖추지 못한 부분들을 서비스의 질로 극복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도 국내 서비스들이 상당 부분 준비가 된 상태입니다.


과거 인기 차트 중심이었던 국내 음원 서비스는 최근 스포티파이와 같은 큐레이션 중심으로 이미 선회하고 있죠. 오히려 오랜 기간 국내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중심으로 이용 패턴을 분석해왔기 때문에, 주로 해외 이용자 중심인 외산 서비스보다 추천의 질이 결코 낮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도 있습니다.


/ 사진 = 카카오

이와 함께 좀 더 국내 이용자들에게 친숙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메신저나 AI 스피커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접근성을 높였다는 점도 국내 서비스의 강점입니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음원 서비스는 오랜 기간 이용자들의 니즈에 맞춰 꾸준히 업데이트를 하며 이용 패턴과 취향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스포티파이)가 국내 이용자들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나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습니다.


과연 스포티파이는 성공사례로 남을 수 있을까요?

일단은 지켜봐야겠습니다.



혁신가들의 놀이터 테크M에서 관련 정보 확인하기

매거진의 이전글 사는 삼성, 파는 LG…주인공은 누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