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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Feb 02. 2021

사는 삼성, 파는 LG…주인공은 누구?



삼성 M&A 예고에 자동차 반도체 업체 인수 전망

LG, 스마트폰 사업 매각 대상에 빈그룹, 구글 등 물망



안녕하세요. 테크M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삼성과 LG의 사업재편 소식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두 회사 모두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대형 인수합병(M&A) 계획을 공식화했습니다. 이번 M&A는 삼성이 내세운 '2030 시스템 반도체 1위' 목표 달성에 결정적인 모멘텀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LG전자는 모바일 사업을 정리하고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자동차 전장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입니다. 현재 축소부터 철수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가 진행 중입니다. 업계에선 LG가 스마트폰 사업 매각 후 전장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디를 사고 어디에 팔지, 두 거인의 움직임에 산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5년 만에 M&A, 후보는 또 NXP?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2020년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향후 3년 기간 동안에는 전략적인 시설투자 확대와 동시에 의미 있는 규모의 M&A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은 현재 116조원(지난해 3분기 기준)의 현금성 자산을 쌓아두고 있는데요. 보유 현금 증가는 회사 경영에도 부담이 되는 만큼, 삼성은 올해부터 더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특히 삼성은 컨콜에서 "지난 수년간 지속적으로 M&A 대상을 매우 신중히 검토했고, 이에 따라 많은 준비가 진행된 상태"라고 밝혀 업계에선 M&A 검토가 이미 상당 부분 진척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진 = 삼성전자


지난해부터 삼성의 경쟁 업체들은 M&A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ARM을, AMD는 자일링스를,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를, 퀄컴은 누비아를 인수한다고 발표했죠. 이런 M&A는 삼성 입장에선 모두 잠재적인 위협이 되는 상황입니다.


삼성은 지난 2016년 자동차 전장 업체인 하만을 당시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80억달러에 인수한 이후 대형 M&A소식이 끊어진 상황입니다. 삼성이 공식적으로 M&A의사를 밝힌 것도 이번이 처음이죠.


기술 확보를 위한 스타트업 또는 중소·중견기업을 다수 인수하는 방법도 있지만, 삼성 측이 먼저 '의미 있는 규모'라고 밝힌 만큼 업계에선 '빅딜'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인수 후보로는 그동안 수차례 거론된 NXP가 다시 한 번 떠오릅니다. NXP는 지난 2016년 퀄컴이 인수를 시도했다 무산된 이후 삼성 인수설의 단골손님이었습니다.


자동차 반도체 '유력'


지난 2019년 삼성은 NXP인수설이 언론을 통해 제기되자 "NXP 인수를 위한 검토를 진행한 사실이 없다"며 공식적으로 부인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이재용 부회장이 유럽 출장 중 M&A 매물을 점검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며 또다시 물망에 올랐습니다.


NXP는 차량용 반도체 분야 세계 1위 기업입니다. 네덜란드 기업으로 나스닥에 상장돼있죠. 퀄컴이 인수를 시도할 당시 제시한 금액은 50조원에 달했습니다. 가격은 부담이지만, 삼성의 사업 구상에 가장 적합한 회사란 평입니다.


NXP와 함께 독일 인피니언,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일본 르네사스 등도 후보군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자동차 반도체 시장은 전장 시스템을 제어하는 반도체(MCU)를 중심으로 이들 5개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상태죠.

사진 = 삼성전자


자동차 반도체는 최근 완성차 조업에 차질을 줄 정도로 품귀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앞으로 전기차가 대세가 되고 자율주행차까지 나오면 차량에 쓰이는 반도체는 훨씬 더 많아질 전망이죠. 삼성도 지난 2018년 차량용 반도체 브랜드 '엑시노스 오토'와 '아이소셀 오토' 등을 공개하며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내연기관 차량용 반도체 수는 200~300개 수준이지만, 자율주행차(3단계)에는 2000개 이상의 차량용 반도체가 탑재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2019년 418억달러에서 2022년 553억달러, 2024년 655억달러 규모로 고속 성장할 전망입니다.


삼성의 자동차 반도체 기업 인수는 전도유망한 이 시장에 자리를 잡는 가장 유력한 방법일 뿐만 아니라, 하만과의 시너지도 낼 수 있어 가장 합리적인 그림이란 평입니다.


벼랑 끝 LG폰


삼성의 인수 대상과 함께 'LG폰'의 매각 대상자도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지난달20일 MC사업본부 모바일 사업에 대한 사업 운영 방향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MC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까지 연속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죠. 지난해에만 총 8412억원의 손실을 봤습니다. 전략 스마트폰 'LG 윙'을 내놓은 4분기 적자는 2485억원으로 3분기보다 오히려 적자폭이 컸습니다.


모델이 LG전자 스마트폰 'LG 윙'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 = LG전자 제공

LG는 그동안 생산기지 이전과 제조업자개발생산(ODM) 확대 등 스마트폰 사업 적자를 줄이기 위한 갖은 노력을 했으나 이미 근본적인 경쟁력이 약화돼 백약이 무효한 상황입니다.


프리미엄폰 시장에선 삼성과 애플에, 중저가폰 시장에선 중국 제조사에 밀리고 치여 설 곳이 없어졌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 스마트폰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 순위는 9위에 그쳤습니다.


현찰 확보냐, 전장 사업 시너지냐


LG전자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표현했으나 시장에선 매각을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습니다. LG가 지난달 'CES 2021' 행사에서 롤러블 폰을 보여주고 나서 스마트폰 사업 철수설을 자발적으로 밝힌 건 매각을 위한 군불 떼기였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현재 매각 대상자로는 베트남 빈그룹과 구글, 폭스바겐 등이 거론됩니다. 가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베트남의 삼성' 빈그룹은 북미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기 위해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현재까지 매각 금액이나 조건에 있어선 가장 적합한 인수자로 꼽히고 있습니다.


CES 2021 LG전자 프레스 콘퍼런스에 등장한 'LG 롤러블' / 사진 = LG전자 제공


구글은 LG전자의 지식재산권(IP) 인수 조건을 내걸며 기술력을 탐내고 있습니다. LG는 스마트폰 사업을 매각하지만, 향후 가전과 전장 사업에서도 핵심 기술로 꼽히는 모바일 기술력은 내재화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선뜻 내주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만 구글이 자율차 자회사 '웨이모'를 보유한 만큼, 전장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죠.


뒤늦게 참전한 폭스바겐 역시 전장 사업과의 시너지가 관건입니다. 폭스바겐은 자율차 시대를 대비한 모바일 기술력 확보를, LG는 향후 전장 사업 협력으로 '윈윈'한다는 그림입니다.


결국 LG 스마트폰 사업 매각의 향배는 당장의 실탄 마련이 우선시될지, 전장 사업과의 시너지를 고려한 사업적 판단이 될 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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