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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Mar 24. 2021

인텔 파운드리 진출…삼성전자·TSMC '정조준'


인텔 Ocotillo 캠퍼스 / 사진 = 인텔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 인텔이 대규모 투자로 자체 제조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하며 파운드리 사업 재개를 선언했다. 인텔이 외주 물량을 늘리는 방향을 택할 경우 파운드리 사업 수혜가 기대됐던 삼성전자는 오히려 강력한 경쟁자를 마주하게 됐다.


"1000억달러 시장 잡겠다"


24일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온라인으로 진행된 '인텔 언리쉬 : 미래를 설계하다' 행사에서 파운드리 자회사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겔싱어 CEO는 200억달러를 투입해 애리조나주에 새로운 반도체 공장(팹) 2개를 건설하는 계획도 함께 밝혔다.


/ 사진 = 인텔


앞서 2016년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했다 2년 만에 철수한 바 있는 인텔은 최근 폭증하고 있는 반도체 수요를 감안해 다시 한 번 파운드리 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겔싱어 CEO는 오는 2025년 파운드리 시장 규모가 1000억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IFS가 이미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애플 등의 잠재 고객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팹 확충을 통해 현재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이 가져가고 있는 미국과 유럽 지역의 반도체 수요를 끌어오겠다는 게 인텔의 계획이다.


인텔은 자사의 지식재산(IP) 포트폴리오와 3D 패키징 역량 등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제품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인텔은 기술력 강화를 위해 IBM과도 연구 협업을 맺었다.


이날 인텔은 IBM과의 협업이 미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 제고와 미 정부의 핵심 이니셔티브 지원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향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반도체 제조 역량을 갖춘 인텔을 중심으로 미국 IT기업들이 연합해 '드림팀'을 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유럽 반도체 수요 챙긴다…삼성엔 악재?


현재 인텔은 10나노미터 미세공정 전환이 지연되며 이미 5나노 공정에 진입해 3나노 공정을 준비 중인 TSMC, 삼성전자 등과 격차가 벌어진 상태다. 이로 인해 경쟁사 AMD 등에 시장 점유율을 뺏기는 한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자체 칩 설계를 선언하며 인텔과 결별에 나서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경쟁사 AMD처럼 제조 물량을 파운드리에 맡기고 설계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월 인텔의 새 사령탑을 맡은 겔싱어 CEO는 미국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 의지에 부응해 자체 제조 역량을 다시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팻 겔싱어 인텔 CEO / 사진 = 인텔


인텔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을 역임하며 30년을 근무한 '기술통' 갤싱어 CEO는 현재 극자외선(EUV) 공정 적용 등 7나노 기반 공정 개발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며 추격 의지를 나타냈다.


인텔은 CPU 등 핵심 제품을 제외한 통신칩, 그래픽칩 등 일부 제품에 대해선 삼성전자나 TSMC 등 외부 파운드리와의 협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도 밝혔다. 2023년 제공할 모듈식 맞춤형 제품 공급을 위해 외부 파운드리 기업과 협력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는 미세공정 기술을 따라잡을 때까지 시간을 벌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외신들은 이런 인텔의 전략이 TSMC와 삼성전자에 직접적인 도전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은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아시아 칩 공장에 대한 대안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TSMC나 삼성전자와의 경쟁을 예상했다. 실제 인텔 발표 이후 TSMC 주가는 2% 이상 하락세를 보였다.


증권가 관계자는 "미국의 반도체 자립을 통해 파운드리 산업은 TSMC, 삼성, 인텔 3자 구도로 좁혀질 가능성이 상당히 커진 상황"이라며 "당분간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경쟁 심화로 인해 투자심리가 다소 악화될 가능성이 보이며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보다 확고한 캐파 증설과 기술확보가 필요 할 것"이라고 전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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