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리그 올 스토리]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더 많다."
요즘 e스포츠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을 바꿔야 할 정도로, 라이벌전이 '꿀잼'의 향연입니다. 라이벌로 불리는 팀들이 맞대결을 펼치면 목숨을 걸고 덤비기 때문인지 명경기가 펼쳐집니다. 게다가 풀세트 접전은 덤이죠. 그렇기에 팬들은 소문난 잔치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즐거운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습니다.
24일 펼쳐진, 한화생명e스포츠(한화생명)와 샌드박스 게이밍(샌드박스)의 카트라이더 리그 경기가 바로 '먹을 것 많은, 소문난 잔치'였던 것 같습니다.
한화생명과 샌드박스의 인연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세이비어스 소속이었던 박인수, 김승태, 유창현, 박현수는 2019년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1에서 문호준이 이끄는 한화생명과 결승전에 만났습니다.
팀전에 앞서 펼쳐진 개인전에서 문호준은 미친 역전극을 일궈내며 우승을 차지한 상황이었죠. 게다가 승부는 에이스 결정전까지 이어졌습니다. 문호준과 박인수의 리매치였죠. 누가 봐도, 우승을 차지한 문호준이 더욱 유리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박인수의 승리였죠. 개인전 우승을 못한 상황에서도 박인수는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해 에이스 결정전에 승리했습니다. 그렇게 샌드박스가 우승컵을 들어 올렸죠.
다음 시즌에서도 결승전에서 만난 두 팀은, 또다시 샌드박스가 우승을 차지하고 말았습니다. 한화생명은 두번 연속 샌드박스에게 패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죠. 결승전에서 두번이나 패한 한화생명은 이후 샌드박스 공포증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2019년을 자신들의 해로 만들었던 샌드박스지만, 2020년에는 결승전에 한번도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시즌1, 시즌2 모두 8강에서는 한화생명이 아직까지 샌드박스 공포증에서 탈출하지 못한 상황이었죠.
하지만 재미있게도 샌드박스는 이재혁이 이끄는 락스 게이밍(락스) 공포증이 생기고 말았죠. 계속 포스트시즌에서 락스에게 발목이 잡힌 샌드박스는 결승에 오르지 못했고, 한화생명은 락스를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습니다.
한화생명이 샌드박스 공포증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한 것은 2020년 시즌2 플레이오프였죠. 락스가 결승에 직행한 상황이었고 한화생명과 샌드박스가 결승 진출을 놓고 맞대결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샌드박스의 낙승을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한화생명이 2년 만에 상위 라운드에서 샌드박스를 제압하며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문호준이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을 펼치며 결국 결승에는 한화생명이 올라갔죠.
한번 승리하긴 했지만 한화생명이 샌드박스와의 악연을 완전히 끝낸 것은 아니었습니다. 당시 문호준이 게임을 캐리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문호준의 은퇴 이후에도 과연 샌드박스에게 승리를 따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악몽을, 배성빈이 완전히 끝내버리고 말았습니다. 한화생명은 스피드전에서 완패했지만 아이템전에서 완승을 따내며 에이스 결정전으로 몰고 갔죠. 그리고 배성빈이 에이스 결정전에서 박인수를 제압하며, 한화생명은 문호준 없이 샌드박스를 잡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제 한화생명에게 샌드박스전 악몽은 완전히 끝난 것 같습니다. 반대로 샌드박스가 한화생명 공포증이 생길 듯 하네요. 2년 만에 두 팀의 위치가 완전히 바뀐 모습입니다. 그래서, 승부의 세계는 알 수 없는 모양입니다.
문호준이 은퇴한 시점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라이벌전은 한화생명과 샌드박스의 맞대결이라는 사실이, 이번 시즌 두 팀의 맞대결을 통해 증명됐습니다. 평소보다 더 많은 팬들이 경기를 지켜봤고,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 역시 계속 감탄사를 내뱉었습니다. 두 팀의 경기력이 그야말로 '명품'이었기 때문입니다.
한 팬은 "프로팀의 맞대결이라면 이정도는 돼야 한다는 것을 증명한 것 같다"며 두 팀의 맞대결을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명불허전의 명경기에 팬들은 열광했고 중계진들도 오랜만에 소리를 지르며 결승전급 중계를 보여준 듯 했습니다.
두 팀의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 지금은 한화생명이 우위를 점했지만, 두 팀의 위치는 언제 바뀔지 모를 일이죠. 그래서 다음 맞대결이 더욱 기대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