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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Apr 05. 2021

[IT진맥] 업비트에게 공시란 무엇인가

#정보 불균형 해소하기 위해 도입했던 공시


#검증없는 자유게시판으로 운영한다고?


#우리는 책임없으니, 판단은 투자자가 해라?


국내 대표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가 결국 공시제도를 사실상 포기했습니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2일 기존 공시제도를 자유게시판 형태로 전환한다고 밝혔습니다. 두나무는 "개편되는 자유게시판에는 프로젝트가 직접 정보를 게시하는 방식을 통해 정보 불균형을 해소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업비트는 아마도 지난달 19일 공시 문제로 인해 거래지원을 중단한 '고머니2'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 같습니다. 당시 업비트는 '고머니2'의 투자 유치 소식을 공시했지만, 이후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래 지원을 중단했습니다.


이에 업비트는 아예 공시에 대한 사실 확인을 스스로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업비트는 지난 2019년 4월 처음 공시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가상자산 프로젝트 주요 현황을 투자자에게 공유해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고 생태계를 개선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당시 업비트는 최초 공시제도를 도입하면서 "주요 정보가 모든 투자자에게 차별없이 공개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투명한 정보 공개 장려로 공정하고 건강한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투자 문화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업비트도 어려운 검증, 투자자에게 떠넘긴다?


하지만 2년여만에 업비트는 공시제도 도입 당시의 초심을 많이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국내 대표 가상자산 거래소가 사실 검증도 하지 않은 정보를 자유게시판이라는 이름으로 투자자들에게 알리겠다고 발표했으니 말이죠. 사실상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업비트의 검증없이 자유게시판을 통해 프로젝트들이 알아서 소식을 전하면, 그것을 '공시'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정보들이 자유게시판을 돌아다닐텐데, 투자자들이 누구도 검증하지 않은 정보를 그대로 믿을 수 있을까요?


게다가 국내 1등 거래소라는 업비트 조차 프로젝트의 허위 공시를 걸러내지 못했는데, 일반 투자자들이 자유게시판에 등록되는 정보가 진짜인지, 허위인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 모든 공시를 업비트가 자체적으로 검증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라면, 제도를 더 고도화해 최대한 검증하는 쪽을 택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처럼 '나는 검증하지 않을테니, 정보는 알아서 자유게시판에 공유해라'라는 태도가 1등 거래소의 모습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한편 공시 논란이 일어난 이후 테크M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는 스존(김태린)님은 공시제도 개선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스존님은 칼럼을 통해 업비트와 공시 서비스 제공업체 '쟁글'의 동시공시와 물량 언락, 계약해지 등의 공시 등에 대해 거래소가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제도 도입, 허위공시 혹은 공시 사전 유출 등의 제보를 받는 제보 창구 공식화 등을 제안했습니다.


업비트가 이같은 여러 제도 개선 방안을 다시 한번 검토해주길 바라봅니다.



혁신가들의 놀이터, 테크M에서 관련 정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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