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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Apr 09. 2021

'라떼 워킹맘' 기자가 만난 이상헌 의원

[테크M 오리지널]

#자가 격리 해제한 e스포츠와 게임#
마지막화. '미래 산업' 위해선 이용자 목소리 국회에 닿아야


게임과 e스포츠가 이제는 경계를 허물고 어떤 산업과도 콜라보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잖아. 하지만 둘다 미래를 책임질 사업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이에 대한 법률도, 정부의 뒷받침도, 정책의 부재도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라때' 워킹맘 기자는 누구를 만나봐야 하나, 고민에 빠졌는데...최근 게임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포함한 게임법 전부 개정안을 발의한 이상헌 국회의원(의원)이 떠올랐어. 혹시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지난해에는 e스포츠 경기장 사업에 대한 부실함을 꼬집기도 했고, 올해는 e스포츠의 스포츠토토 도입 문제를 가장 먼저 공론화시킨 의원이기도 해.


현재 국회에서 아마도 e스포츠와 게임 모두를 관심가지고 지켜보는 유일한 의원일거야. 그러면 '라떼 워킹맘' 기자가 찾아가지 않을 수 없겠지? 햇살은 따뜻한데 바람은 엄청나게 불어대는 어느날, 이상헌 의원을 만날 수 있었어.


젊은이들이 알아보게 된 계기...게임법 전부 개정안


사실 게임과 e스포츠는 정부나 국회에서는 '메인 산업'이 아니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관할하지만,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그저 문화와 체육이라는 단어에서 파생된 수많은 산업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지. 게다가 부정적인 인식이 아직은 많은 상황이기에 법안을 발의하는 의원들이나, 정부부처에서도 관심을 갖지 않는 경우도 허다해. 


하지만 이상헌 의원은 2020년 당선되고 난 이후 꾸준히 비주류라 불리는 게임과 e스포츠에 대해 관심을 두고, 다양한 문제제기를 통해 법안 마련에 힘쓰고 있어. 이번 확률형 게임과 관련된 전부개정안 역시 그런 고민과 노력에 의해 나온 법안들이야. 

이상헌 의원/사진=이소라 기자


"20대 국회에서 게임 관련 질의를 하면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21대 국회 들어서 본격적으로 게임 및 e스포츠 관련 문제들을 본격적으로 들여다 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게임과 e스포츠가 가진 잠재적 가치가 실제 가치보다 평가절하 됐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다 보니 관련 법이나 정책도 제대로 정비돼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려고 합니다."


참 반가운 말이었어. 사실 '라떼'는 말이야. 그러니까 무려 14년 전에는 게임의 '게'자만 나와도 의원들이 손사레 치며 도망다녔거든. 괜히 부정적인 단어를 가진 산업과 엮이고 싶지 않았던 거지. 


"얼마전 길을 가는데 젊은 친구들이 저를 알아보면서 '게임법 전부 개정안'에 대해 잘 알고 있고,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힘을 주더라고요. 그들과 이렇게 소통할 수 있음에 감사했고, 내가 앞으로 더 게임과 e스포츠에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e스포츠와 게임에 대한 미비한 정부 지원


e스포츠는 우리나라가 종주국임에도 불구하고 발전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라 하면 아쉬운 것은 사실이야. 바로 옆 중국만 해도 정부에서 지원 산업으로 지정해 엄청난 혜택을 주고 있거든. 그야말로 뒷배가 든든한 거지. 하지만 아직 대한민국은 e스포츠에 대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는 않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웠어. 


"본래 스포츠 종목은 민간 영역에서 산업이 안착하고 여기에 정부의 지원이 뒤따르는 형태가 일반적이죠. 그러나 e스포츠 경우 조금 달랐던 것 같아요. 세계 최초로 e스포츠 문화를 만들고 기틀을 닦고 인기몰이와 산업화를 동시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승부조작과 정치권 인사의 불미스러운 일까지 더해져 상황이 반전됐죠. 특히 기획재정부는 지금까지도 e스포츠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어요. 그렇다보니 정부 지원이 미비해 질 수밖에 없다고 봐요. 일순간에 개선될 문제가 아니라 시간을 두고 인식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많이 느껴요."


담변을 듣고 아찔했어. 우리는 사실 다 잊은 사건이잖아. 그런데 아직도 과거의 실수들로 인해 부정적인 인식이 정부부처에 깔려 있다는 것을 직접 들으니 속상하더라고. 승부조작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몇몇 개인이 이득을 취하기 위해 벌인 정치권과 e스포츠협회에서 일하던 사람들의 부정이 이렇게 산업 전체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니...그 사람들은 진짜 반성 좀 했으면 좋겠어. 


그래서 말인데, 아직 수면위로 들어나지는 않았지만 최근 프로게이머 에이전시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 및 사람들에 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어. 산업에 악영향을 끼쳤던 사람들이 에이전시 사업을 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제보들이 돌고 있어서 말이야. 다행히 이상헌 의원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더라고.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e스포츠 에이전시에 대해서도 명확한 제도가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게임과 e스포츠의 새로운 수익 모델


최근 다른 산업들도 마찬가지지만 e스포츠와 게임 역시 미래의 먹거리를 위해 고민하고 있는 시기잖아. 산업에 대한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고. 특히 게임은 최근 확률형 아이템 규제 문제로 인해 새로운 수익모델이 필요하다는 데 정부와 게임산업 모두 공감하고 있는 것 같아. 


"최근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사행성 논란과 규제, 해외 이용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게임사들이 새롭게 시도 중인 비지니스 모델이 있어요. 바로 '배틀패스' 입니다. 배틀패스는 소비자가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구매한 후 게임 플레이를 통해 '패틀패스'에 포함된 보상을 단계적으로 획득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입니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일정 이상의 이용자 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게임 이용자 입장에서도 한번의 고정된 비용 지출과 일정 이상의 게임 플레이로 워하는 상품을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기에 계획적인 소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수익 모델이죠. 

이상헌 의원/사진=이소라 기자


게임사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이 계속 배틀패스를 구매하고 지속적으로 플레이하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좋은 게임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야 내야하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배틀패스' 모델의 확산은 게임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e스포츠는 프랜차이즈화를 통해 산업으로의 발돋움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야. 한국e스포츠 산업의 경우 대기업 지원에 의존해 왔기에 자생력을 갖지 못한 부분이 많아. 그래서 e스포츠 종사자들 역시 이를 고민하고 있지.


"중국의 경우 정책, 인프라, 자본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정부에서 e스포츠를 밀어주고 있습니다. 하다못해 e스포츠 경기장 건설과 운영을 위한 세부 가이드라인까지 꼼꼼하게 수립해 두었죠. 과거 방송이나 운영 노하우가 부족하고 선수층이 얇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이마저도 우리나라에서 기술자와 선수를 거액에 영입해 보완했습니다. 이렇게 e스포츠를 전방위에서 지원하는데 발전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하죠.


물론 우리나에서 중국 수준의 투자를 바라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현행 여러 제도를 보완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광고선전비에 대한 모기업의 손금에 일정 부분 산입을 해주는 방식으로 과세 제도를 고치는 것이죠. 손금은 기업에 어떤 사업을 하면서 손해가 난 돈을 말하는데 법인세 과세표준에서 제외되는 항목입니다. 즉 손금이 많으면 법인세가 줄게되죠. 기업 입장에서는 스포츠에 투자한 금액을 일정부분 손금으로 인정해 주면 부담이 덜어집니다. 


현재 프로야구의 경우 모기업이나 법인이 구단에 예산을 내려주면 지출 금액 중에서 광고비에 대해서는 손금으로 인정해 줍니다. 대기업이 프로야구 운영에 들어올 수 있도록 유인책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e스포츠에도 이 제도를 적용한다면 모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이 가능한 것입니다.이외에도 기업이 e스포츠 대회 스폰서로 들어올 경우 세제혜택을 주거나 e스포츠 선수와 맺는 계약금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비과세로 적용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미래 산업, e스포츠와 게임의 중흥을 꿈꾸며


향후 미래를 책임질 산업으로 게임과 e스포츠는 굉장히 자주 언급되고 있지만, 국회에서 게임과 e스포츠 분야는 굉장히 마이너해. 그게 현실이야. 꺠어있는 듯 하지만 보수적인 대한민국 안에서 발전하기 참 어려운 산업이라는 생각이 들어.


"저 역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야기 해봤자 표 떨어지는 분야라는 인식도 있거든요. 그렇다고 그대로 둬선 안된다고 생각해요. 제도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나쁜 해충과 잡초는 박멸하고, 산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좋은 토양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국회가 할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많다고 생각해요.


국회가 나서게 하려면 이용자들의 집단화 된 여러 목소리가 이어져야 합니다. 사실 가끔은, 그 목소리들이 틀릴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양한 의견들이 국회에 전해져야 우리나라 게임과 e스포츠 산업에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산업 역시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됩니다.


저 역시 앞으로 지속적으로 게임과 e스포츠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겠습니다. 이용자 분들의 관심이 가장 필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인 e스포츠와 게임의 중흥을 위해 모두가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네요."

이상헌 의원/사진=이소라 기자


인터뷰를 마치면서, 참 다양한 생각이 들었어. 도와달라고 징징거리기 전에 산업의 건강함을 위해 종사자들도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도 깨달았지. 어쨌건 우리가 미래 산업의 중심이 될 거니까. '라떼 워킹맘' 기자는 그렇게 믿고 있거든.


테크M 오리지널을 통해 이렇게 독자와 만나게 돼 반가웠어. 앞으로도 '라떼 워킹맘' 기자는 독자가 필요로 할 때, 언제 어디서든 '짠'하고 나타날 테니까, 잊지 말고 기다려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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