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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Apr 12. 2021

탄소중립 앞당기는 ICT 혁신

배문식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초빙연구원

/ 사진 = 애플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수십 년 동안 국제적인 레짐과 협약들이 이어졌고, 결국 파리협정까지 이어졌다. 파리협정의 목표인 지구 온도 상승 1.5°C 이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탄소배출량과 흡수량이 같아 '순배출량 0'이 되는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러한 기후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도 탄소중립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애플과 구글, MS의 탄소중립 선언


애플, 구글 및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는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선언했고, 아마존은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애플의 경우 아이폰 등 애플 기기를 실질적인 탄소배출 없이 생산한다는 방침으로, 탄소배출량을 75% 감축하고 25%는 탄소 제거 솔루션을 개발해 2030년까지 모든 사업 및 제조, 물류 분야에서 탄소 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다.

애플은 약 3년 간 100% 재생 에너지로 가동하면서 협력업체들 또한 재생 에너지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 사진 = 애플


구글은 도심의 탄소배출량을 측정하고 감축할 수 있는 디지털 툴을 개발해 놓고 있으며, 1998년 설립 이후 발생시킨 모든 온실기체를 제거해 2007년 대형 글로벌 기업 가운데 최초로 탄소중립을 실현시켰다. 또 가로세로 1km 넓이 지역의 기상 현상을 최대 3시간 전에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해 예측 시간이 5~10분 수준으로 짧아 기상 재난 위기 대응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AI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센터의 냉각장비 소비전력의 40%를 절감시킨 사례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탄소 배출량보다 흡수량이 많은 탄소배출 마이너스 즉, '카본 네거티브'를 2030년까지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비디오 게임용 콘솔인 '엑스박스' 게임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최대 탄소 발자국 원천이라며 기기들을 에너지 효율적으로 만드는 노력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탄소 배출 감축에 나서는 기업은 많지만, 마이크로소프트처럼 배출한 것보다 더 많은 탄소를 없애겠다고 선언한 사례는 거의 없다.


탄소중립의 지름길, ICT


지난 2월 겨울 폭풍이 덮친 미국 텍사스주는 가로등 불빛마저 사라지고, 정전사태로 인해 주민들이 추위와 혹독한 사투를 벌여야 했다. 하지만 암흑으로 변한 주택가 한쪽에 블랙아웃을 이겨낸 주택 한 채가 보였다. 집 안은 물론 출입문 앞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주택용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한 주택이었다. ESS가 친환경 에너지 산업 분야로 주목받는 이유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빈번한 화재 발생 이후 2019년 하반기부터 정체되어 있는 현실이다.

/ 사진 = GE


ESS 예를 들었지만 에너지의 생산에서 소비 활용 등 전분야에 걸쳐 에너지 효율화를 위해 ICT가 상당 부분 기여를 해야 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에너지 분야 디지털화로 향후 발전 비용 5% 절감, 건물 에너지 사용 10% 감축이 전망된다. 에너지 생산 단계에서는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면서 생산효율을 높이는 지능형 발전소 건설이나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유지보수 등에 ICT가 적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GE는 화력발전소에 지능형 솔루션을 적용해 가동 준비 시간을 2.5배 단축하는가 하면, 풍력발전에 AI를 적용해 발전효율을 5% 향상시키고 운영 관리 비용을 20% 절감하는 성과를 이뤘다.


전력 수요관리와 소비패턴 분석에 지능형 검침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 생산과 이용의 효율을 제고하는 '스마트 그리드'도 확산되고 있다. 프랑스 슈나이더(Schneider)사는 송배전망 원격관제와 전력수요 분석 등에 지능형 송배전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 비젤리(Bidgely)사는 가정 내 가전기기별 사용량을 토대로 소비패턴을 분석해 에너지 절감을 유도하고 있다. 아울러 에너지 소비가 많은 공장이나 고층 건물 등에서 에너지 효율화를 위해 'EMS(Energy Management System)' 기술이 확산되고 있다. 독일 지멘스는 전력 사용량을 고려한 제조 공정 개선으로 기존 공정 대비 30%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이뤘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ICT를 활용한 몇 가지 사례와 성과를 들어 봤다. 우리나라도 다양한 분야에서 ICT를 적극 도입하고 확대시켜 나간다면 탄소중립을 효율적으로 추진해 나갈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며, 과거에 누렸던 'ICT 강국'의 명예를 회복하는데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Who is> 배문식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초빙연구원은



배문식 초빙연구원은 통신수요예측 및 네트워크 설계 등의 연구를 시작으로 ETRI에서 35년 이상 근무하면서 연구기획 및 기술사업화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중국 북경연구센터장직을 약 7년간 수행하면서 ICT 글로벌사업화 경험을 쌓기도 했으며, 2019년 사업화부문장 직을 마지막으로 ETRI를 퇴임한 후 현재는 초빙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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