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테크M May 10. 2021

[써봤다] 이제야 좀 조용하네

소니 무선 캔슬링 헤드폰 'WH-1000XM4' 사용기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낮에 집에 있는데 초인종이 울렸다.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데 동의서에 사인 좀 해달라고 했다. 흔쾌히 사인을 해줬지만, 공사가 시작되자 '이게 아닌데...'란 생각이 들었다. 서너층 위에서 공사를 하는 데 마치 옆 방 벽을 허물고 있는 듯 엄청난 소리가 쉼없이 들려왔다. 그동안 낮 시간에 집에 있던 적이 없어서 인테리어 공사가 이렇게 시끄러운 줄은 꿈에도 몰랐다.


재택근무, 쉽지 않네


기자들이야 노트북만 있으면 기자실이든 길바닥이든 어디든 앉아서 일을 하지만, 재택근무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대낮에 고요한 집에 있으니 평소 들리지 않던 어항에 물 떨어지는 소리까지 신경이 거슬린다. 마감시간은 다가오는 데, 영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참다 못해 집 앞 카페에 나가봤지만, 여전히 오랜 시간 엉덩이를 붙이고 있긴 쉽지 않다. 평소에도 취재를 오가며 카페에서 일을 많이 해봤지만, 아예 하루 종일 앉아있는 건 얘기가 달랐다. 한 번 흐트러진 집중력은 다시 돌아올 줄 몰랐다.


그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재택근무가 늘어난 이후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이 잘 팔린다는 보도자료가 눈에 들어왔다. 겨울에는 귀가 따뜻해서 더 잘 팔린다는 내용도 있었다. 한 번 써봐야겠다는 생각에 검색을 시작했다.


일 할 때 집중력이 필요한 당신에게 추천


무선 헤드폰을 찾아보며 가장 먼저 눈독을 들이던 제품이 소니의 'WH-1000XM4'였다. 전에 소니 무선 이어폰 리뷰를 쓴 적이 있었는데, 노이즈 캔슬링 성능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지금은 스마트폰 페어링 때문에 에어팟 프로를 쓰고 있긴 하지만, 노이즈 캔슬링 성능만 놓고 보면 소니 쪽이 훨씬 뛰어났다.


직접 WH-1000XM4를 써보니 노이즈 캔슬링은 물론이고 가격, 성능, 디자인, 착용감 등 모든 면에서 훌륭한 균형감을 가진 제품이었다. 특히 4세대에 이르며 꾸준히 개선해 온 착용감이 인상적이었다. 무게를 숫자로만 보면 알 수 없는 '보이지 않는 편안함'이 이 제품의 가장 강점으로 느껴졌다.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노이즈 캔슬링 기능까지 지원하는 무선 헤드폰을 가볍고 편하게 만드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노이즈 캔슬링을 위해선 주변 소음을 분석해 차단하는 센서와 프로세서, 지연 없이 소리를 전달하는 블루투스 안테나 등을 탑재해야 하고, 배터리도 넉넉해야 한다. 그래서 생각보다 '쓸 만한' 제품이 많지 않다.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행사를 대체해 온라인 상에서 진행되는 기자 간담회가 많이 열린다. 길면 한 시간 이상 진행되는 간담회를 WH-1000XM4를 쓰고 들어도 크게 불편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가벼운 착용감이 만족스러웠다. 음악을 듣는 용도라면 다른 훌륭한 제품들도 많겠지만, 적어도 '일 할 때 쓰기 좋은 무선 헤드폰' 카테고리에선 이 제품만한 제품을 찾기 어렵다.


기왕이면 귀 건강도 챙기세요


방에 들어와 WH-1000XM4를 쓰고 일을 시작했다. '블루투스 커넥티드'라는 목소리가 들려오고 일순간 밖에서 떠드는 아이 목소리가 귀에서 멀어진다. 가만히 스포티파이를 열어 'Work From Home'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한다. 비로소 이 방 안 공간이 내 것이 되었다.


헤드폰을 일 할 때 쓰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귀 건강에 좋다는 점이다. 최근 무선 이어폰이 잘 팔리고, 노이즈 캔슬링을 지원하는 제품도 여럿 나왔다. 하지만 이어폰의 경우 장시간 착용할 경우 난청을 유발하는 등 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게 이비인후과 의사들의 경고다.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그나마 헤드폰이 이어폰보다 고막과의 거리가 멀어 자극의 정도가 덜하다. 또 헤드폰은 귀 전체를 덮어 주변 소음을 박아주는 만큼 볼륨을 줄일 수 있어 귀 보호에 도움이 된다. 물론 이어폰이든 헤드폰이든 안 쓰는게 귀에는 가장 좋은데, 집중을 위해 굳이 쓴다면 헤드폰이 그나마 이득이다.


무선 헤드폰으로 볼륨은 낮추고, 집중력은 높이고. 이제 다시 일 할 시간이다. 하나 걱정되는 건 밖에서 와이프가 부르는 소리를 못 듣다 나중에 혼 날 수 있다는 점...


혁신가들의 놀이터, 테크M에서 관련 정보 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