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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May 24. 2021

[탄소중립과 혁신] (22)에너지 빈곤과 탄소중립

윤성 엔벨롭스 대표이사


/사진=Lighting Africa


우리에게 공기처럼 당연한 전기는 아직 전세계 인구 약 10명중 1명(약 8억명)에게는 누리지 못하는 특권이다. 특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전력접근성은 전체인구의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조명을 위해 등유를 사용해야 하고 요리를 위해 나무를 태워야 하며 이는 탄소배출 뿐만 아닌 그들의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우리에겐 당연한, 그들에겐 절실한 전기


경제빈곤 뿐 아닌 에너지 빈곤문제가 심각한 이러한 개도국 낙후지역은 화석연료이던 무엇이던 간에 안정적인 전기공급이 절실히 필요하다. 어쩌면 이들에겐 탄소중립을 논하는 것 자체가 배부른 소리일 수도 있다. 탄소중립을 위해선 막대한 자금과 기술이 투입돼야 하지만, 이들은 자체적으로 이러한 전기 인프라 사업을 개발할 자금과 기술이 매우 부족해 외부로부터 의존해야 한다. 전세계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이곳에도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이뤄져야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3)에서 교토의정서를 채택, 청정개발체제(CDM)를 도입해 선진국이 개도국에 신재생에너지사업 등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위한 투자사업에 대한 탄소배출권을 인정해 주는 방식으로 선진국 기술과 자본의 개도국 이전을 독려하고 있다. 또 COP16 당사국총회에서는 국제사회는 녹색기후기금(GCF)의 설립을 합의해 개도국 기후문제 해결을 위한 대규모 기금을 조성, 현재까지 약 173개의 프로젝트에 약 6조원을 지원하고 있다.


기후투자 사각지대, 풀리지 않는 숙제


이런 국제사회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 현실에서 보이는 공적 노력의 한계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개도국을 대상으로 한 대형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경우 규모의 경제와 안정적인 사업성으로 인해 대기업과 대형자본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여러분들도 100MW급 태양광 발전 수주 등과 같은 해외 대형발전사업 관련 뉴스들은 간간히 보았을 것이다.


/사진=GCF


하지만 개도국 낙후지역 대부분은 국가전력망과 연계되지 않아 5 MW 이하의, 대부분 kW급의 소규모 발전사업만이 가능하다. 이러한 소형발전사업은 대기업에게는 개도국 리스크를 감당할 정도로 사업성이 매력적이지 않으며 만약 사업 리스크를 감당하고 투자할 기업이 있다 할지라도 낙후지역에는 사업을 개발하고 수행할 전문가가 전무해 사업 수행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투자 사각지대로 인해 개도국 낙후지역의 전력빈곤 문제와 청정에너지 보급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아있다. 


숙제는 결국 사람이 푼다


낙후지역 전력보급 문제해결, 특히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전력보급을 위한 기술과 자본은 이미 존재하지만 자본과 기술을 연결해 사업화라는 중요한 숙제를 풀 수 있는 전문가가 매우 부족하다. 따라서, 개도국 낙후지역 현장의 기후문제를 이해하고 적정기술을 찾아내며 전세계에 흩뿌려져 있는 관련 공적·민간 자본을 활용할 수 있는 기후사업 전문개발자 양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가 보통 이해하는 해외 현지의 사업개발자란 소위 브로커로 불리며, 현지 정부의 요직과 연결해 주는 중간자 정도로만 인식된다.


사업개발 전문가는 단순한 중간자가 아닌 사업의 발굴, 타당성조사, 현지 인허가협상, 금융, 건설, 운영의 사업 전과정을 이해하고 사업의 주인의식을 가지고 주도할 수 있어야 하며, 낙후지역의 낮은 사업성 타파를 위해 공적자금과 GCF와 같은 국제기후재원 활용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갖춰야 한다. 매년 수백조원에 달하는 개도국 대상 공적개발원조자금과 기후재원들의 일부를 이러한 기후사업 전문개발자 양성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이 풀리지 않는 숙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Who is> 윤성 엔벨롭스 대표이사



윤성 대표는 신재생에너지 사업개발 전문가로 기후변화 취약지역인 개도국 낙후지역에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한 소셜벤처 엔벨롭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8월 국내 최초로 녹색기후기금(GCF)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피지 오발라우섬 4MWp 영농형 태양광 사업은 엔벨롭스가 KOICA와 함께 추진한 개발 협력 사업의 성과와 환경·사회적 임팩트를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현재 신남방 국가, 남태평양 등 개도국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이모빌리티 등 다양한 민관협력 글로벌 그린 뉴딜 프로젝트 개발을 진행 및 추진 중이며, 이를 통해 기후변화 저감 및 적응이라는 낙후지역의 시급한 문제를 작게나마 해결해 나가려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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