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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Jul 19. 2021

[먹어봤다] 배홍동 비빔면과 신라면 볶음면

시원한 '배홍동 비빔면'
알싸한 '신라면 볶음면'
여름 이기는 농심 신제품 먹방기


배홍동 비빔면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덥다. 장마는 오는 둥 마는 둥 하더니 더위만 남기고 떠났다. 매미는 나무에 붙어 울고, 우린 어디 물가에 나가지도 못하고 에어컨 옆에 붙어 징징거린다. 나쁜 코로나 바이러스...음식할 기운도 없고 입맛도 없다. 이럴 땐 역시 얼음과 함께 비벼 오이를 숭숭 썰어 넣은 새콤달콤한 비빔면이 절로 떠오른다. 아니면 '이열치열'로 날씨를 이겨낼 매콤 칼칼한 볶음면은 어떨까.


비빔면은 차가운데, 시장은 뜨겁다


업계에 따르면 비빔면 시장은 2016년 900억원 대에서 지난해 1400억원 규모로 약 1.5배 커졌다. 라면은 다소 주춤한데, 비빔면의 성장은 멈출 줄 모른다. 시장 1위인 '팔도비빔면'의 지난해 판매량은 무려 1억2500개에 달한다. 국민 1명 당 2개 이상씩 먹은 셈이다.


배홍동 비빔면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이제 비빔면은 여름 한철만 먹는 게 아니라 사계절 즐기는 제품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한다. 그대로 역시나 여름엔 비빔면이라, 성수기를 맞아 어느 때보다 식품업체들의 치열한 비빔면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해 혜성처럼 나타나 2인자 자리를 꿰찬 오뚜기의 '진비빔면'에 이어 올해 풀무원식품이 '정·백·홍 비빔면'을, CJ제일제당이 '비비고 비빔유수면'을, 삼양식품이 '삼양비빔면'을 내놨다. 그야말로 비빔면의 춘추전국 시대다.


편의점에 갔더니 팔도비빔면은 이미 동이 났다. 그래서 옆에 하나 남은 '배홍동비빔면'을 집어 왔다. 국민MC 유재석씨가 이름을 알리고 있는터라 눈에 딱 들어온다. 새파란 배경에 빨간 도트를 찍은 포장지가 인상적이다. 이 제품은 지난 3월 출시 이후 벌써 2500만개가 판매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2인자 후보다. 하나라도 남아서 다행이다.


농심의 야심작, 새콤달콤하면서 시원한 맛


배홍동비빔면은 농심이 1년여 간 전국 비빔국수 맛집을 찾아다니며 개발한 야심작이다. 배와 홍고추, 동치미를 갈아 넣어 만든 비빔장이 승부수다. 비빔면을 먹으면 항상 아쉬웠던 양도 경쟁사 대비 20% 가량 늘렸다고 한다.


배홍동 비빔면 /사진=남도영 기자 hyun@


정석대로 얼음과 함께 한바탕 면을 비벼준 뒤, 오이와 계란을 얹고 안주 겸 골뱅이도 몇 점 놓아봤다. 시원한 와인과 삶은 문어를 애피타이저 삼아 함께 곁들였다. 열대야를 이길 야식으로 이만한 게 있으랴.


배홍동 비빔면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양념장은 '배홍동'이 의도한대로 매콤새콤달콤하면서 텁텁하지 않고 산뜻한 맛이다. 달달하면서 살짝 매콤한 정도인데, 자극적이지 않고 전반적으로 시원하게 느껴지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다. 여기에 고맙게도 김가루까지 곁들인 참깨 토핑이 감칠맛을 더해준다.


배홍동 비빔면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배홍동비빔면 양념장만 초장 대신 문어에 찍어 먹어 봤더니 풍미가 대단하다. 양념장만 따로 팔아도 잘 팔릴 것 같다. 이대로 가면 '비빔면=팔도'란 공식이 깨질 날이 오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더울수록 매운게 땡긴다


아무래도 덥다고 아이스크림 먹고, 얼음 띄워 음료수 마시고, 비빔면 처럼 찬 음식만 먹다보면, 배도 사르르 아프고 오히려 기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순간이 온다.


신라면 볶음면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이럴 땐 역시 아재답게 시원하게 땀 한 번 쭉 빼야 개운해진다. 혀를 자극하는 매운 맛에 정수리에서 살금살금 땀방울이 맺혀오는 그 느낌. 아무리 더운 여름이라도 이 개운한 맛엔 못 당한다.


집에서 가장 친근하게 즐길 수 있는 매운 맛은 역시 라면이다. 최근 매운 라면의 대명사인 신라면이 출시 35주년을 맞아 국물을 뺀 볶음면으로 출시됐다. 이제 굳이 더운 국물 불어 먹을 필요 없이 매운맛의 정수만 쏙 빼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농심의 '내공'에 정신없이 빨려들어간다


매운 볶음면의 대명사인 '불닭볶음면'은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한다. 그래서 포장이나 마케팅이 그쪽 취향을 많이 타는 듯 하다. 처음 나왔을 땐 불닭볶음면을 즐겨 먹었는데, 요샌 왠지 뜸하다. 그 때보다 더 아재가 됐기 때문일까.


신라면 볶음면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그래서 신라면 볶음면이 참 반가웠다. 면발을 입에 넣는 순간 친숙하고 뭔가 늘 그리운 신라면의 향이 확 밀려 온다. 그런데 뒷맛은 볶음면의 그것이다. 다만 간간히 보이는 고기 조각들이 증명하듯, 맛의 깊이감이 다르다.


신라면 볶음면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신라면 볶음면의 맛은 '내공'이란 말로 정의하고 싶다. 요새 트렌드처럼 고통스러울 만큼 매운맛은 아니다. 익숙한 신라면 맛에 좀 더 후끈한 기운을 불어 넣어 국물 없이도 개운하게 먹을 수 있는 정도의 맛이다. 면은 더 얇고 탱글해져 2분이면 익는다.


신라면 볶음면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다이어트 중이라 맛만 보려 했는데, 멈출 겨를도 없이 한 그릇이 입으로 빨려들어가고 말았다. 절묘한 맛의 조화가 역시 농심, 역시 신라면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빨간 어묵에 일일이 ‘辛(매울 신)’자를 새겨 넣은 것만 봐도, 이건 보통 정성으로 만든 볶음면이 아니다.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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