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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Sep 06. 2021

엔씨표 MMORPG, 이젠 '진화'가 필요할 때

지난달 30일 오후 블레이드앤소울2가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4위를 기록했다. / 사진=모바일인덱스


'오딘: 발할라 라이징'-'리니지M'-'리니지2M'-'블레이드앤소울2'-'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


지난달 31일 기준 국내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1위부터 5위까지 게임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MMORPG'라는 것. 이쯤 되면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을 'MMORPG 천하'라 불러도 무방할 듯 하다.


한 가지 재밌는 건 이들 게임이 모두 '리니지류'라고 불린다는 점이다. 겉은 제각기 다르지만 안을 살펴보면 모두 '한뿌리'를 가진 형제 같은 모습이라는 것. 이것이 국산 게임 시장에서 리니지를 만든 엔씨소프트가 가진 영향력이다.


엔씨 주가 '신작불패' 무너뜨린 블소2


최근 엔씨소프트는 신작 '블레이드앤소울2'를 내놓고 고전하고 있다. 그동안 '신작불패' 신화로 주주들의 굳건한 신뢰를 받던 대장주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블레이드앤소울2 출시와 함께 곤두박질 쳤고, 올초 20조원이 넘었던 시가총액은 14조원대로 내려앉았다.

블레이드앤소울2 인게임 이미지 /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가 수년을 공들여 만든 야심작인 블레이드앤소울2는 이용자들의 냉담한 평가를 받았다. 특히 게임 이용자들의 여론을 좌우하는 유튜브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그동안 이용자들이 문제로 제기하던 과도한 과금 시스템이 결국 막무가내식 분노로 이어진 것이다.


엔씨소프트의 이상 징후는 지난 6월 '오딘: 발할라 라이징' 출시부터 감지됐다. 오딘은 북유럽이란 신선한 소재와 섬세한 그래픽, 잘 조율된 과금 시스템을 앞세워 매출 선두에 오르며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리니지M, 리니지2M 형제의 독주체제를 무너뜨렸다.


엇갈린 여론과 순위


블래이드앤소울2는 출시 5일 만에 리니지M, 리니2M에 이어 매출 4위에 안착했다. 초기 비판적인 여론과 달리 '실패'라고 속단하긴 어려운 성적이다. 이용자들의 반발에 엔씨소프트가 곧바로 서비스 개선 방안을 발표하며 '겜심' 달래기에 나선 것이 효과를 봤다는 평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과금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블래이드앤소울2만 유독 과금이 심하다고 얘기하기도 어렵다. 다만 모바일 게임 시장 전반적으로 과금 성향이 강한 MMORPG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누적된 것이 블레이드앤소울2 출시와 함께 강하게 터져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국산 MMORPG를 대표하는 선수다. 그만큼 다른 회사보다 거센 비난의 화살을 받을 수밖에 없는 위치이기도 하다. 엔씨소프트의 성공을 모방한 다양한 게임들이 나왔고, 이젠 엔씨소프트를 넘어선 성과를 내는 게임까지 나왔다. 최근 주가 급락은 블레이드앤소울2 게임 자체에 대한 실망보다는 이런 전반적인 상황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엔씨표 MMORPG, 진화해야 살아남는다


블레이드앤소울2는 다른 '리니지류'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게 가장 문제였다. 국내 게임 시장에 엔씨소프트가 만든 MMORPG의 틀을 추종하고 있는 만큼, 엔씨가 직접 만든 MMORPG는 뭔가 달랐어야 했다. 과금 논란을 덮을 만큼, 차별화된 게임성을 보여줘야만 했다.


오히려 이런 기대는 '리니지W'에 모이고 있다. 유독 국내 시장에서만 인기가 높은 리니지류 MMORPG를 넘어, 적극적인 변화를 통해 글로벌화를 노린 리니지W가 현 시점에서 엔씨소프트가 보여줄 수 있는 변화의 시발점이 돼야 한다.

리니지W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가 리니지W로 세로운 세대를 열기 전, 전 세대의 마지막 정점을 찍으려 했던 블레이드앤소울2는 앞서 출시된 오딘과 제2의 나라 등 리니지를 추종한 초월작들로 인해 빛을 잃었다. 다만 기대가 높았기에 추락한 것이지, 순위에서 보듯 이들보다 특별히 못한 게임은 아니다.


엔씨소프트는 이런 이용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이용자들이 'MMORPG 장인' 엔씨소프트에 기대하는 바는 자기복제가 아닌 '초월'과 '진화'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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