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테크M Sep 07. 2021

신세계 '리테일테크' 정수.이마트24 '완전스마트매장'

"스파로스! 콜라 어디있어?"


점원 대신 스크린에 떠 있는 캐릭터에게 말로 콜라 위치를 물어보자 3D 매장 지도에서 콜라가 있는 선반을 알려준다. 콜라를 집어들고 곧바로 게이트를 나갔다. 훔치지 않았다. 결제는 이미 완료됐다.


한국판 '아마존고'가 코엑스에 열렸다


지난 1일 신세계아이앤씨가 이마트와 서울 코엑스 스타필드에 구축한 '완전스마트매장'을 찾았다.


완전스마트매장이란 상품을 고른 후 들고 나가면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무인 매장을 말한다. 미국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세계 최초로 선보인 '아마존고'가 원조다. 이번에 완전스마트매장으로 구축된 이마트24 편의점은 신세계아이앤씨의 리테일테크 브랜드 '스파로스'의 컴퓨터 비전, 음성 챗봇 등의 셀프서비스 스토어 기술이 적용됐다.


/사진=테크M


이 매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추진 중인 '완전스마트매장 국가 기술 표준' 구축을 위한 1차 실증매장이다. 앞으로 한국형 스마트매장의 정보·물리 보안 수준을 높이고, 이를 국가 기술 표준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입장과 결제수단 등록 QR코드로 한번에


완전스마트매장이 일반 매장과 다른 점은 결제 카운터와 점원이 없다는 점이다. 대신 대형 빌딩 출입구를 연상시키는 유리 게이트가 입구에 설치돼 있다. 게이트 높이는 1.8m 정도로, 보통 사람이 뛰어 넘기는 어려운 구조다.


/사진=테크M


매장에 입장하려면 키오스크에서 QR코드를 발급 받아야 한다. 휴대폰 번호와 결제수단으로 사용할 카드를 등록하면 '카카오톡' 메시지로 입장 QR코드가 전송된다. 'SSG페이(SSG Pay)'나 이마트24 애플리케이션(앱)으로도 입장 QR코드를 받을 수 있다. 등록한 카드는 자동결제 수단으로 사용된다. 입장에 필요한 모바일 앱 외에는 모두 내부망에서 관리해 개인정보유출이나 결제 금액 변조 등 보안 위협을 줄였다.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는 "기존 무인매장에서는 QR코드 하나 당 1명만 출입이 가능했지만 가족 단위 소비자들을 고려해 현재는 4명까지 입장 가능하다"며 "만약 도난 또는 정지된 카드로 출입을 시도할 경우 키오스크 자체에서 QR코드 발급이 차단된다"고 설명했다.


대화하는 인공지능(AI) 음성 챗봇 '스파로스'


입구에 전송된 QR코드를 찍자 게이트가 열렸다. 매장에 들어서자 벽면에 위치한 화면 속 캐릭터가 눈길을 끌었다. 신세계아이앤씨의 인공지능(AI) 음성 챗봇 '스파로스'다. 캐릭터 위에는 '궁금한게 있으신가요? 스파로스! 라고 불러주시고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말풍선이 있다.


/사진=테크M


스파로스에게는 상품 위치나 매장 사용 방법에 대해 물어볼 수 있다. 일종의 사이버 매장 점원인 셈이다.  스파로스는 화면 옆 패널에 내장된 마이크를 통해 사용자 음성을 인식하고, 자연어 처리 기술로 질문 의도를 파악해 정보를 제공하도록 설계돼있다. 


신세계아이앤씨는 향후 질문에 대한 대답 뿐만 아니라 프로모션 행사나 추천 제품까지도 안내할 수 있도록 스파로스 챗봇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또 오는 11월 말 진행 예정인 2차 실증 매장에는 곳곳에 음성 인식 마이크 및 스피커를 배치해 스크린 가까이 가지 않아도 매장 어디서나 스파로스 챗봇에게 질문하고 답변을 들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매장의 숨은 눈 'AI 비전'과 '라이다(LiDAR)'


컵라면 진열대에 놓인 상품을 다른 진열대에 내려놔봤다. 몸을 돌리는 순간 "고객님 튀김우동 큰사발면을 제자리에 놔주세요. 결제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라는 소리가 들린다.


이번 실증 매장에는 신세계아이앤씨의 딥러닝 및 비전 플랫폼 '스파로스 AI 비전(Spharos AI Vision)'과 라이다(LiDAR) 카메라가 적용됐다. 스파로스 AI 비전은 ▲고객 동선추적 ▲상품 인식 ▲고객 행동 인식 등을 기반으로 QR코드 입장부터 자동결제까지 전체 매장을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이번 매장에는 '자동학습기술'이 적용돼 매장 관리자가 매대에 제품을 진열하면 AI가 스스로 상품 정보를 취득하고 학습한다. 관리자가 따로 정보를 업데이트할 필요가 없어 업무 효율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사진=테크M


라이다는 주로 자율주행에 활용되는 기술로, 레이저를 통해 수백만 개의 실시간 2차원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후 주위 환경을 고해상도 3차원 정보로 전환, 인물과 물체 위치를 동시에 파악할 뿐 아니라 움직이는 속도와 동선까지 인식한다. 이번에 매장에 도입된 라이다 카메라는 비식별 데이터를 활용해 보안성을 강화했다. 매장 내 설치된 라이다 카메라 6대가 고객을 3D 데이터로 인식해 결제부터 응급상황까지 정밀하게 파악한다.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는 "두 기술을 통해 한층 더 높은 결제 정확도를 확보할 수 있었다"라며 "상품을 가방에 넣거나 게이트 위로 던져도 자동으로 결제가 완료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코카콜라 하나를 옷 속에 숨긴 채 게이트를 나서봤으나 곧바로 앱을 통해 결제가 완료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매장 천장에 설치된 라이다 카메라 / 사진=테크M


다만 무인시간대 상품 및 구매행위 인식 오류로 인한 교환, 환불 처리는 직원 상주 시간에 방문해야 한다. 회사는 향후 코엑스 내부 타 이마트24 매장으로 안내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신세계아이앤씨는 기술 고도화를 통해 추후 ▲비정상 쇼핑 행위 식별 ▲응급상황 및 기물파손 등 매장 내 이상 상황을 감지, 관련 기관이나 근무자에게 연락이 가도록 서비스할 방침이다. 


'K-완전스마트매장' 글로벌 시장 진출 나선다


신세계아이앤씨는 이번 실증매장이 유동인구가 많은 코엑스 스타필드에 오픈하는 만큼 기술 상용화에 큰 진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실증을 통해 완전스마트매장 기술을 국산화, 고도화해 비용을 낮추고 추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수출까지 나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아이앤씨는 오는 11월 ▲담배 등 성인 인증이 필요한 상품 판매 기술 도입 ▲지능형 사물인터넷(IoT) 기술 기반 원격 매장 관리 시스템 도입 ▲점포 시스템 보안 위협 개선 등 모든 보안 위협을 개선해 2차 실증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이상상황 감지 및 응급상황 대응에 대한 기술 도입으로 경쟁사 대비 차별화를 이루는 게 목표다.


손정현 신세계아이앤씨 대표는 "이번 사업을 통해 'K-완전 스마트매장'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기를 기대한다"며 "유통을 넘어 물류, 제조 등 다양한 산업군으로 관련 기술이 확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매거진의 이전글 11번가 아마존 해외직구,아마존 직접구매보다 쌀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