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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크M Sep 09. 2020

'가을대전' 스마트폰 新폼팩터 4인방 전력 분석

/ 그래픽 = 테크M


"혁신이 보이지 않는다?"


앞면에 터치 디스플레이, 뒷면에 카메라, 평평한 '바(bar)' 형태의 천편일률적인 모습. 한때 '혁신의 경연장'이었던 스마트폰 시장은 더 이상 차별화 포인트를 찾지 못한 채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화면 크기를 키우거나 카메라 성능을 높이는 정도의 개선으로 스마트폰을 교체할만한 혁신을 체감하지 못한다.

올 가을, 이 같은 교착 상태를 깨기 위해 '신(新) 폼팩터 4인방'이 나선다. 접고 돌리고 펼치며 스마트폰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이들의 가능성을 <테크M>이 분석해봤다.


갤럭시Z 폴드2 : 검증된 에이스, 실력만큼 높은 몸값


지난해 '갤럭시 폴드'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던 삼성전자는 올해 완성도를 대폭 높인 '갤럭시Z 폴드2'를 들고 나왔다. 2세대 갤럭시 폴드는 'Z'라는 시리즈명을 부여 받으며 당당히 삼성 5G 라인업의 한축을 담당하게 됐다.

갤럭시Z 폴드2 / 사진 = 삼성전자 제공


갤럭시 폴드는 1세대 치곤 생각보단 쓸만했지만 세세한 부분에서 '실험작'이란 느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갤럭시Z 폴드2는 이런 전작의 단점을 거의 완벽하게 보완하며 폴더블폰이란 장르를 비로소 본궤도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는 물론 외신들의 반응도 "이것이 미래"라며 뜨거운 상황이다.


갤럭시Z 폴드2는 커버 디스플레이가 전면을 가득 채워 접힌 상태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충분한 기능을 하게 됐고, 내부 디스플레이는 한쪽 노치를 치우고 베젤을 줄여 태블릿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이를 통해 '접으면 폰, 펼치면 태블릿'이란 정체성이 더 뚜렷해졌고, '하이드어웨이' 힌지를 도입해 사용자가 원하는 각도로 펼쳐서 사용할 수 있게 된 점도 폴더블폰의 활용성을 한층 넓히는 계기가 됐다.


전작 갤럭시 폴드에 출시 연기라는 산통을 안겼던 내구성 문제도 2세대 들어 좀 더 개선된 모습이다. 디스플레이 보호 소재로 1세대의 플라스틱 재질 대신 초박막강화유리(UTG)를 사용했고, 화면을 접고 펼치는 과정에 이물질 유입을 차단하는 '스위퍼' 기술도 한 단계 진화했다.


삼성 갤럭시Z 폴드2 '오토 프레이밍' 동영상 촬영 기능 / 사진 = 유튜브 영상 캡쳐


전작이 큰 문제 없이 시장에 안착했기 때문에 이번 후속작도 실력은 어느정도 입증된 상태지만, 문제는 239만원이란 만만치 않은 몸값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점을 고려해 가격 인상을 최대한 억제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200만원대 스마트폰은 장벽이 높아 보인다.


화소나 줌 배율 등 카메라 성능이 '갤럭시 노트20' 등 다른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비해 낮은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아마 이 점도 가격을 전작 이상으로 높이지 않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결국 시장을 확대하고 대량 생산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는게 폴더블폰 대중화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갤럭시Z 폴드2가 폼팩터 전쟁에서 가장 선도적인 기술력을 뽐내고 있지만, 폴더블폰 자체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신기함'을 넘어 기존 스마트폰과 다른 확실한 차별점을 주기 위해서는 펼쳤을 때 화면 크기를 더 키우고 무게와 두께를 줄여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갤럭시Z폴드2는 오는 11일부터 15일까지 사전판매를 시작하며, 18일 정식 출시된다.


[테크M 지수]

성능  ★★★★☆
완성도  ★★★★☆
가격  ★★★
잠재력  ★★★★☆
호응도  ★★★★★


LG 윙 : 혜성처럼 나타난 신인, 롱런 여부는 미지수


지난 5월 'LG 벨벳'을 내놓을 때부터 LG전자는 올해는 뭔가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초콜릿폰, 프라다폰 등 전성기 시절을 계속 언급했으나, 이미 10년도 더 지난 얘기. 일관성이 보이지 않는 LG전자의 전략에는 물음표가 뒤따랐다.


이러던 LG전자가 드디어 스마트폰 라인업 전략을 정리해 내놨다. 세분화되고 있는 소비자 수요에 맞춰 새로운 폼팩터 등으로 모험적인 제품을 선보이는 '익스플로어 프로젝트'를 추진함과 동시에 기존과 같은 보편적인 스마트폰은 '유니버설 라인'으로 이원화 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 전략 스마트폰 온라인 공개행사 초청장 / 사진 = 동영상 캡쳐


'LG 윙'은 익스플로어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제품이다. '가로본능폰'으로 먼저 이름을 알린 LG 윙은 6.8인치 메인 디스플레이와 4인치 보조 디스플레이를 겹친 형태로, 필요할 때 보조 화면을 90도로 회전시켜 활용하는 새로운 폼팩터의 스마트폰이다. 메인 화면과 보조 화면이 교차된 모양이 날개(WING)를 연상시켜 LG 윙이란 이름이 붙었다.


LG 윙은 오는 14일 온라인 공개행사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아직 두께나 회전 메커니즘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구체적인 완성도를 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최근 유출된 영상에서 살펴보면 두께나 크기가 기존 스마트폰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여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LG 윙' 추정 실물 영상 / 출처 = 유튜브 캡처


LG 윙의 무기는 보조 화면이다. 이 화면을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느냐에 성패가 달렸다. 앞서 유출된 실제 사용 영상에선 메인 화면을 내비게이션으로 쓰면서 보조 화면으로 전화를 받거나 음악을 선곡하는 모습이 보였다. 또 다른 영상에선 레이싱 게임을 하면서 보조 화면으로 도로 맵을 확인하는 모습이 노출됐다. LG 윙의 보조 화면은 이런 식으로 영상을 보면서 끊김 없이 카톡을 확인하거나 포털 검색을 하는 식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미디어 콘텐츠 활용이 많은 세대를 노린 제품이라는 얘기다.


가격은 100만원 초반대로, 기존 스마트폰에 듀얼스크린을 추가로 구매한 정도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적인 폼팩터에 비해선 나름 합리적인 가격대라는 평이다. 다만 성능은 플래그십이라고 하기엔 조금 아쉬운 수준이다. 외신에 따르면 LG 윙은 퀄컴 스냅드래곤 765G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8기가바이트(GB) 램(RAM)이 탑재될 전망이다. 최근 출시된 40만원대 실속형 5G 스마트폰 'Q92'와 같은 AP다.


LG 윙 유출 동영상 / 사진 = 9to5google


LG 윙이 선보일 새로운 폼팩터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지 여부는 미지수다. LG전자는 화면을 돌돌 말았다가 필요할 때 펼치는 '롤러블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듀얼스크린과 같이 LG 윙의 회전형 디스플레이도 과도기적 폼팩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안정적인 소프트웨어 지원이 문제가 된다. 구매까지 가려면 한두번 쓰고 말 폼팩터가 아닌 안착된 형태라는 신뢰가 필요하다.


[테크M 지수]

성능 ★★★★
완성도 ★★★☆
가격 ★★★★
잠재력 ★★★
호응도 ★★★★☆


서피스 듀오 : 잘 빠진 금수저, 한 발 늦은 사양


한 때는 애플, 구글과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에서 경쟁하던 마이크로소프트(MS)는 백기를 들고 사라졌다. 하지만 MS는 하드웨어 분야에서도 잘 알려진 강자다. 이런 MS가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품고 듀얼스크린 폼팩터 스마트폰 '서피스 듀오'를 내놨다.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듀오' / 사진 = MS


디스플레이 두 개를 힌지로 연결한 듀얼스크린은 LG전자가 지난해 'V50'을 선보이며 주목 받기 시작했다. LG전자의 듀얼스크린은 두 개의 디스플레이로 꽤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지만, 별도 액세서리를 구매해야 한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폼팩터 혁신으로 보기 어려운 점도 있었다.


MS가 선보인 서피스 듀오는 두 개의 화면이 360도로 펼쳐진다는 점이 기존 듀얼스크린 제품과의 차별점이다. MS도 서피스 시리즈를 만들면서 나름 '힌지 장인'으로 불려왔다. 폼팩터의 한계 상 두개의 스크린을 펼쳐도 가운데가 이어지진 않지만, 찰싹 붙어있다는 점에서 LG전자 듀얼스크린에 비해선 한 단계 진화한 모습이다.


서피스 듀오는 접으면 5.6인치, 펼치면 8.1인치로 화면이 꽤 크다. 접었을 때 두 개의 디스플레이가 완전히 포개져 두께가 얇고 무게도 250g으로 가볍다. 전반적으로 아직 디스플레이 사이가 조금 떠있는 폴더블폰에 비해 안정적인 모습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듀오' / 사진 = MS



서피스 듀오는 완전히 뒤집어서 기존 스마트폰처럼 사용하거나, 원하는 각도로 접어 위쪽은 화면, 아래쪽은 키보드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해 '2in1' 노트북과 활용도가 비슷하다. MS는 두 개의 화면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며 듀얼스크린 폼팩터를 홍보하고 있다. 무엇보다 들고 다니기 편하다는 점에서 전자책으로 사용하기에 가장 적합해 보인다.


아직 정식으로 지원되는 앱이 많지는 않지만, MS 제품이라는 점에서 오피스 등 생산성 소프트웨어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MS는 구글과의 협업을 강조하고 있어 앞으로 OS 지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개발 기간이 길어져 사양이 최신 기종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이 아쉽다. AP는 퀄컴 스냅드래곤 855, 램은 6GB 용량이 탑재됐다. 5G는 지원되지 않고, 카메라는 1100만화소 단일 카메라다.



사양에 비해 가격도 만만치 않다. 출고가 1399달러(약 167만원)로 갤럭시Z 폴드2 보단 낮지만 다른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비해선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MS는 첫 제품을 만드는 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린 만큼, 곧바로 '제타'라는 코드명의 후속작 개발에 착수했다는 소식이다. 당분간 완성도 높은 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결국 폴더블폰이 대중화된다면 듀얼스크린이 같은 선상에서 경쟁할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


서피스 듀오는 현재 북미에서 예약 판매 중이며, 오는 10일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테크M 지수]

성능 ★★★
완성도 ★★★★
가격 ★★★☆
잠재력 ★★★☆
호응도 ★★★☆


레이저 5G : 돌아온 전설, 예전같지 않은 현실


Z세대에겐 낯설겠지만, 모토로라는 휴대폰의 선조 격인 존재다. 1990년대 말 노키아에게 휴대폰 시장을 넘겨주기 전까지 '휴대폰=모토로라'였다. 그런 모토로라의 마지막 불꽃이었던 '레이저'는 전 세계 누적 2억대가 팔린 '전설의 2G폰'이다.


이런 브랜드를 썩혀두기 아까웠는지 지난 2014년 모토로라를 인수한 레노버는 조개처럼 위아래로 접히는 '크램셸' 형태의 폴더블폰으로 레이저의 부활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레이저 폴더블폰은 향수를 자극하는 플립폰 형태의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았다.


레이저 5G 렌더링 이미지 / 사진 = 이샨 아가왈 트위터



레이저 폴더블폰은 특수 힌지 구조로 화면을 접으면 두 화면 사이가 완전히 접힌다. 접으면 주머니에 넣기 좋은 크기가 된다는 점에서 폴더블폰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배터리 용량이 2500mAh에 불과했고, 구형 프로세서인 퀄컴 스냅드래곤 710을 탑재하는 등 하드웨어 사양은 떨어지는 편이었다.


레이저는 이듬해 같은 크램셸 폴더블폰인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이 나오면서 잊혀져갔다. 갤럭시Z 플립은 좀 더 나은 AP와 카메라, 배터리 수명을 갖추고도 1499달러인 레이저 폴더블보다 저렴한 1380달러에 판매됐다.



레이저 5G 렌더링 이미지 / 사진 = 이샨 아가왈 트위터


레노버는 포기하지 않고 레이저 폴더블의 5G 버전을 후속작으로 내놓는다. 레이저 5G는 화면 크기를 좀 더 키우고 스냅드래곤 765G 프로세서와 2800mAh 배터리, 4800만 화소 카메라 등 전작보다 나아진 사양으로 돌아온다. 가격은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작과 비슷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유출된 모습을 살펴보면 레이저 5G는 확실히 원조 레이저나 또 다른 모토로라의 전설 '스타텍'의 DNA를 이어받았다. 디자인은 향상됐으나 여전히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는 '갤럭시Z 플립 5G'에 비해 낮은 사양은 아쉽다.


레노버는 오는 9일 온라인 이벤트를 통해 레이저 5G를 정식 공개할 예정이다.


[테크M 지수]

성능 ★★★☆
완성도 ★★★☆
가격 ★★★
잠재력 ★★★☆
호응도 ★★★





/그래픽 = 테크M



한줄평: 올 가을 스마트폰 구매 예정인 사람들은 꼭 봐야할 글. 



기사 작성: 테크M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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