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스마트 정원 '틔운'을 만나다
베란다엔 식물은 없고 빈 화분만 가득하다. 물만 주면 자란다는 식물을 가져와도 남는 건 화분뿐. '그린테리어'가 인기라는 데 꽃은커녕 다육이 하나 살아남지 못하는 척박한 우리 집. 무슨 수로 초록초록한 기운을 불어 넣을 수 있을까.
이런 '식알못(식물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고뇌를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톱 가전명가 LG전자가 나섰다. LG전자는 가전 기술력을 동원해 작은 식물재배기 안에 자연의 빛과 물, 바람, 온기를 불어 넣었다. 이 제품이 바로 신개념 식물생활가전 '틔운'이다.
14일 LG전자가 틔운을 체험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연다고 해 요즘 서울에서 가장 '힙'한 공간 중 하나로 꼽히는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플라츠'로 향했다.
하늘하늘한 가을 꽃들 사이에 틔운이 서있다. 크기는 와인 냉장고만하고 색상은 자연을 닮은 '네이처 그린'과 온화한 '네이처 베이지' 색상 두 가지. LG전자의 프리미엄 가전 '오브제콜렉션' 라인업인 틔운은 어디 놔도 잘 어울리는 고급스럽고 미니멀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투명한 유리 안으로 자라나는 새싹들을 바라볼 수 있다. 위·아래 선반에 원하는 '씨앗키트'를 넣고 하단의 물탱크에 물과 영앙제만 넣어주면 식물을 기를 준비는 끝. LG전자는 꽃 3종, 채소 12종, 허브 5종 등 20가지 LG 틔운 씨앗키트를 제품과 함께 내놨다. 씨앗키트 종류는 앞으로 계속해서 추가되며, 구독 방식으로도 선보일 예정이다.
채소는 약 4주, 허브는 약 6주, 꽃은 약 8주 동안 키우면 수확할 수 있다. 알림이 올 때 물만 잘 주면 실패 가능성 '제로(0)'다. 다 자란 꽃은 꽃병에 꽂거나 말려 '드라이플라워'로 만들어 인테리어에 쓰고, 허브는 키워서 음식에 넣거나 차로 마시고, 채소는 신선한 샐러드로 즐긴다. 그야말로 나만의 '스마트 정원' 하나가 생긴 셈이다.
기존 식물재배기는 주로 먹기 위해 식물을 기르는 용도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틔운은 화훼나 허브까지 기를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런 식물들은 직접 기르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흙, 물, 바람, 온도, 빛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정성껏 길러야 하지만, 바쁜 현대인에겐 생각보다 버거운 일들이다.
이런 부담에서 벗어나게 한 건 글로벌 1위 가전업체 LG전자의 기술력이다. 틔운은 'LG 디오스' 냉장고의 핵심 기술인 '인버터 컴프레서'를 이용한 정밀 온도 제어 및 정온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자동으로 온도를 조절해 식물이 자연상태 처럼 낮과 밤의 기온차를 느끼며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다.
물은 'LG 퓨리케어' 정수기의 급수 제어 기술을 활용해한 '순환 급수 시스템'을 적용했다. 하단 물통에 재배 상황에 따라 길면 10일, 짧으면 4~5일에 한 번 물만 채워주면 하루 8번 자동으로 물을 공급한다.
식물이 자라는 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람'이다. 'LG 휘센' 에어컨의 공조기술은 틔움 내부의 공기 흐름을 최적화하고, '퓨리케어 공기청정기' 기술을 기반으로 한 통풍 환기 시스템은 깨끗한 외부 공기를 공급해 식물의 호흡을 돕는다.
집 밖에선 'LG 씽큐' 앱을 통해 틔운 속에서 자라고 있는 식물의 성장 단계와 환경을 어디서나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다. 앱에서 알림을 줄 때 물과 영양제만 주면 식물들을 위해 할 일을 다한 것이다.
가만 보면 LG전자는 별 걸 다 만든다. 냉장고나 TV, 세탁기는 기본이고 수제 맥주 제조기, 탈모 치료기, 눈가 전용 관리기 등 기발한 제품들이 심심찮게 나온다. 아무래도 LG전자 개발조직엔 굉장한 '집돌이'가 있는 게 분명하다.
이번 틔운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집에만 갇혀 지내던 이들이 '혹' 할만한 제품이다. 발명진흥회 지식재산평가센터 '국내 식물재배기 시장 전망'에 따르면 국내 식물재배기 시장규모는 2019년 약 100억원에서 2023년 5000억원 수준으로 무려 50배나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만큼 집에서 식물을 기르고 싶은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얘기다.
틔움 가격은 출고가 기준 149만원이다. 씨앗키트는 엽채류 3만원, 허브류 3만6000원, 화훼류 4만2000원이다. 처음엔 너무 비싸다 싶었지만, 집에 말려 죽인 식물들 가격을 떠올리니 생각이 좀 바뀌었다. 가족농장까지 왔다갔다 하는 수고를 들일 필요도 없고, 흙과 벌레를 만질 필요 없이 집에서 깔끔하게 식물들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니 분명 들일 만한 가치가 있어 보였다.
LG전자는 틔운에서 키운 작물들을 옮겨 책상 위나 침대 협탁 등에 놓고 볼 수 있는 액세서리 'LG 틔운 미니'도 곧 내놓을 계획이다. 또 구독이나 렌탈 서비스와 결합한 상품도 곧 내놓을 예정이라 제품 구매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