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이 블록체인을 도입한다면 상상할 수 있는 것들

21세기판 '밀라노 칙령'?

1. 부분지급준비금제도(fractional reserve system) 폐지 가능(or 용이)
내로우뱅킹 시스템 도입(100% 지급준비원칙)=>내로우 뱅크(결제전문은행)의 중앙은행 지점화=>사실상 '1인 1요구불 예금 계좌 @중앙은행'

2. 예금보험제도 폐지 가능
은행 고유의 예금 수신을 기반으로 한 자산변환(asset transformation) 기능을 뒷받침했던 예금보장제도를 폐지함으로써 동 제도가 본질적으로 내재한 도덕적 해이 및 지대추구 행위 방지.

3. 건전성 규제 완화 가능
투자업무를 전문으로 맡는 와이드 뱅크는 지급결제제도와 일정 수준 절연됨으로써 특권(예금 수신, '최종 대부자'의 후원, 예금보험제도 등)의 반대급부에 가까웠던 여러 경영상의 규제(자산운용상의 제약 등) 등으로부터 자율성 회복 가능

4. 현금 없는 경제
블록체인에 기반한 디지털 화폐의 형태로 현금을 대신함으로써 지하경제 양성화(탈세 방지), 마이너스 금리 등의 가장 큰 걸림돌이기도 한 현금의 존재를 없앰. 블록체인의 가장 성공적인 애플리케이션이라 할만한 비트코인의 백서 제목이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라는 것, 즉, 지급-청산-결제가 비대면상에서 중앙청산기관 없이도 '거의' 실시간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은 엄청난 진보. 물론 비트코인이 가진 확장성, 컴퓨팅 파워 낭비, 규제 준수 관련 한계는 중앙은행에서 도입하는 블록체인에서는 '튜닝'되어야 할 것.
또한 모든 금융거래가 사실상 디지털화되어 발생하는 프라이버시 문제에 대한 천재적 아이디어도 필요.

5. 내로우 뱅크와 와이드 뱅크의 혁신
지급결제업무를 전문으로 하는 내로우 뱅크는 front-end에서는 각종 지급결제(이체/송금+환전), 생체인식, 계좌통합관리(account aggregation)에서 back-end의 분산 장부 기술 적용까지 가능.
와이드 뱅크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중심으로 front-end에서는 개인에 대한 이해(신용평가, 포트폴리오 구성 등)를 위한 각종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의 적용, back-end에서는 자산운용을 위한 알고리즘 트레이딩의 광범위한 활용.

(ing..) 6. 분산형 예측시장(모든 금융시장의 일반형태), DAO(분산화된 자동 기업), 디지털 민주주의
오늘날 경제, 정치의 핵심 구성요소 들인 시장, 기업, 정부의 미래. IoT에 적용되는 블록체인은 시장의 형태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거의 모든 업무가 프로토콜에 의해서 수행될 수 있는 DAO의 가능성은 기업의 지배구조를 어떻게 바꾸어 나갈 것인가? '투표' 행위의 비용이 블록체인으로 낮아질 수 있다면 국가의 운영원리는 어떻게 바뀔 수 있을 것인가?

의의... 수많은 역사적 질곡을 거지며 여러 법적, 제도적 장치들로 지금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현재의 금융통화시스템은 현재도 진행 중인 금융위기, 논란 속의 비전통통화정책 등에서 단적으로 볼 수 있듯이 완성된 형태가 아님. 즉, 영원히 바뀔 수 없는 것이 아님. 예를 들어, 은행 고유의 여유신 기능이란 것도 본질적으로 내재한 불안전성을 고려한다면 영원히 은행만의 것이 될 수 없음.

미래 전망이란 'ceteris paribus' 가정('다른 모든 것은 같을 때') 보다 더 유연한 가정, 예컨대, 기술의 변화만이 아니라 사람의 인식, 법, 제도 등도 변화한다는 가정 하에서 함께 볼 필요. 기술은 바뀌는데, 현재의 제도와 관행, 인식은 그대로 유지되란 법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