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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ddy Kim Jan 30. 2020

1220

3년 4개월 2일

요즘 만두는 넷플릭스나 유튜브에 나오는 노래에 맞춰 자신만의 춤을 추며 동작을 따라 한다.

나오는 노래를 몇 번 듣고 나면 비슷한 발음으로 가사도 잘 외우는 편이고 다만 부를 때는 말도 안 되는 가사들을 발음해서 우리를 웃게 한다.

CM송의 명륜 진사 갈비를 얌얌쩝쩝갈비라고 발음하거나 레릿고의 영어 가사를 한글로 바꿔 문을 열지 않을 거야~라는 신선한 가사로 추가해 부르기도 한다.


옷장에는 공주 옷이 색깔 별로 5벌이나 있고 양말도 신발도 모두 취향이 이미 있으셔서 골라 입고 신으려 한다.

한 번은 아무도 없는 집에서 유치원 친구들이 4명이나 놀러 왔다며 자신은 공주 옷을 입고 나머지 4벌도 친구들을 입혀준다며 모두 꺼내 달라고 해서 어떻게 하는지 따라가 봤더니 마루 바닥에 주욱 늘어놓고 이리 살피고 저리 살피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색상의 경우는 결단코 핑크를 강요하거나 권한적이 없지만 만두는 핑크를 무척이나 사랑하고 대신 자신은 노란색이나 녹색을 더 좋아한다고 말만 한다.


색깔은 아직도 빨간색과 파란색을 종종 혼동하기도 하고 영어 단어 몇 개와 몇 가지 문장을 기가 막히게 잘 기억해 가끔 나를 놀라게 하기도 한다.

어두울 때 이츠 클라우디라는 말을 쓰는 건 초등학교 학생이나 가능한 일 아닐까....?


4살 중후반부에 시작된 아니오, 싫어요, 노노노 병은 현재 가장 고점을 찍은 느낌이고 어디 갈 때 준비하려면 그래서 평소보다 2~3배는 더 소요되기 일쑤다. 

옷 입히는데 30분 현관문까지 가는데 20분 신발 신는데 10분이다.


음식 투정이 생겼고 아침, 점심에 거의 안 먹거나 조금만 먹는 대신 저녁은 폭식을 한다.

음식은 씹기 편한 것들을 선호해서 밥보다 밀가루의 면류를 좋아하지만 하양 밥으로 칭하는 쌀밥을 달라고 하면 먹여주기 전까지는 계속 와이프와 내게 밥이 언제 나오냐며 체크하기도 한다.


친구 집 강아지를 보고 처음에는 무서워하며 근처에도 다가가지 못하더니 한번 두려움을 극복하고 나서는 밥도 잘 준다.

그리고 결국 집에 와서 계속 작은 강아지를 사달라고 하는 중이다.


만두가 표현하는 가장 큰 숫자는 5이고 TV를 몇 번 보고 싶냐고 물어볼 때 곧 잘 손가락을 모두 펴서 다섯을 말해 그걸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엄마 아빠가 제일 좋아, 사랑해라고 해주기도 하고 별 일 아닌 것에도 울기부터 해서 떼가 좀 많이 는 편이라는 생각도 많이 드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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