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추억을 먹으며 살고 있는지
추억의 이름으로 살고 있는지
시간으로 쌓아온 추억을 다시 시간으로 사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움을 쌓아두고 추억이라고 부르고 있지는 않은지
나이가 들면 다들 좋았던 기억
추억으로 산다고들 하는데
그때 그리움보다는
새롭게 쌓을 추억이 더는 없어서 자꾸 서랍을 열어 사진을 펼쳐보듯
추억만 되새기며 사는 것은 아닌지
살아보니 추억만 한 것도 없고
누구의 허락을 구하지 않아도 잠깐의 시간으로도
쉽게 좋았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으니
그래서 추억에 의지하며 사는 것은 아닌지
인생 오십이 가까이 오니
새로 올 것들보다 살았던 50을
추억으로 한번 더 사는 것으로 나머지 생을 사는 것 같아서
측은하기도 하고 부질없기도 하고 때로는 허망하기도 한 것
그것도 추억이려니
그립구나 내 인생 화무십일홍의 꽃 같았던 그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