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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ddy Kim Dec 15. 2023

추억

그대는 추억을 먹으며 살고 있는지

추억의 이름으로 살고 있는지


시간으로 쌓아온 추억을 다시 시간으로 사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움을 쌓아두고 추억이라고 부르고 있지는 않은지


나이가 들면 다들 좋았던 기억

추억으로 산다고들 하는데


그때 그리움보다는

새롭게 쌓을 추억이 더는 없어서 자꾸 서랍을 열어 사진을 펼쳐보듯

추억만 되새기며 사는 것은 아닌지


살아보니 추억만 한 것도 없고

누구의 허락을 구하지 않아도 잠깐의 시간으로도

쉽게 좋았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으니

그래서 추억에 의지하며 사는 것은 아닌지


인생 오십이 가까이 오니

새로 올 것들보다 살았던 50을 

추억으로 한번 더 사는 것으로 나머지 생을 사는 것 같아서 

측은하기도 하고 부질없기도 하고 때로는 허망하기도 한 것

그것도 추억이려니


그립구나 내 인생 화무십일홍의 꽃 같았던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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