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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ddy May 14. 2019

S3#07 트빌리시에서 휴식

19.05.12 일

 편집을 하기 위해서 오늘은 쉬기로 했다. 그간 마시고 덜 잔 탓도 있고.

어제 미리 마켓에서 산 것들로 거의 난생처음 요리를 해봤다. 별거 아니지만, 소시지와 계란을 팬에 올리고 구우려는데, 기름이 없어 당황했다. 고민 고민하다 그냥 앞에 가서 사 오기로 했는데, 조그만 식용유가 없어서 그냥 큰 걸로 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누가 놓고 간 소금이 있어 간을 맞춰 먹었는데, 싸고 거하게 먹으니 이만한 조식이 또 없다. 유럽에서는 참 키친을 잘 활용하는 거에 따라 지출도 줄이고 그로 인해 아마 여행 일수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밥 먹고 뒹굴 하다가 헬스장을 찾아가고 싶었는데, 마땅히 자유광장 근처에는 구글맵에 나와있지 않아서 포기하고 옥상에서 혼자 푸시업 등 하며 땀을 뺐다. 샤워를 하고 카페에 갈 채비를 하고 이번 여행을 위해 산 테바 샌들을 첫 개시하며 밖으로 나왔다.




조지아 지하철은 어디로 가는지 몰라도 다 적혀있어서 헷갈릴 일이 없다. 다만 에스컬레이터가 진짜 빨리 움직여서 조심해야 한다. 지난번 갔던 카페스타는 바로 옆 루스타벨리 역에 있다. 걸어 갈수도 있지만, 자유광장 쪽에서는 오르막이라 갈 때는 타고 올 때 걷기로 한다. 그리고 사실 전철비가 200인데 걷고 싶은 생각이 잘 안 들기도 한다.




 날씨도 너무 좋고 그냥 거리에 풍경만 봐도 가슴이 설레는 게 유럽인가 보다. 일요일이라고 좌판에 무언가를 늘어뜨리고 파는데, 뭔가 히피스럽기도 하고 집시스럽다고 해야 되나 이상한 물건들이 많다.



커피 스타는 1층 반지하 2층 총 3개 층인데, 지하는 시원하고 사람이 없는 대신 진짜 반지하 냄새가 난다. 2층은 사람이 좀 많고 1층은 자리가 좀 불편하다. 나는 오래 머물 거에 대비해서 사람이 없는 지하로 갔다. 정신없이 하다 보니 갑자기 어떤 여자들이 머리에 비닐을 쓰는 게 보였다. 소나기가 오나보다. 엄청 내린다. 사람들이 하나둘씩 카페로 들어와서 비를 피하려고 온 사람들이 커피를 한두 잔 시키다 보니 가득 차기 시작한다.

이내 그치고 다시 조용해졌다.





저녁 6시쯤 어제 현지인과 다시 연락이 닿아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그곳에 가려고 했다. 8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안에서는 몰랐지만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그 친구가 루스타벨리 역까지 왔는데, 랩탑을 가지고 있던 터라 그리고 빗방울이 너무 거세서 나갈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이 그 친구가 이쪽으로 오고 같이 얀덱스 앱으로 내 호스텔에 가서 짐을 놓고 나오기로 했다. 그녀가 왔을 때는 다행히 빗발이 거의 걷혔다. 그래도 이미 부른 얀덱스 택시로 루스타벨리에서 파우치 호스텔까지는 4.8라리가 나왔다. 바쁜 시간이라 2가 추가된다고 했는데, 이상하게 안된 것 같았다.




짐을 호스텔에 놓고 따뜻하게 옷을 다시 입고 나왔다. 비가 오고 먹은 것도 없어서 카페에서 덜덜 떨었는데, 배가 너무 고팠다. 뭘 할지 얘기를 한참 하면서 뱅뱅 돌다가 그냥 다음에 만나기로 했다. 그래서 그 친구와 역까지 같이 가주고 나는 다시 돌아와서 지난번 먹었던 치킨 케밥을 먹는다.


뒷모습이 듬직했던 친구



그리고 호스텔로 돌아와서 남은 일기와 카즈베기 쪽 이동을 위한 정보를 검색하러 1층 식당으로 내려갔다. 한국인 두 분이랑 어색하게 인사를 나누고 앉았는데, 같은 방 인도 친구가 오더니 한잔 하자면서 맥주를 사 왔다. 덕분에 같이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서 여행에 대한 얘기도 하고, 인도 친구가 심심하지 않게 안 되는 영어를 섞으며 함께 어울렸다. 거의 2시가 다되도록 마시고 방에 와서 누웠는데, 커피를 먹은 나는 거의 5시가 돼서 잠이 들었다.

내일 카즈베기 이동을 해야  하는데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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