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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ddy May 24. 2019

S3#13 바바라 게스트하우스

19.05.17 하츠발리 전망대

 아침 일찍 준비하고 나와서 새로운 게스트 하우스를 찾아 돌아다녔다. Sweet night 하고 Barbara 였는데, 바바라 말고는 인기척이 없어서 바바라에 들어갔다. 무릎이 불편하신 할머니가 한 분이 나오셨는데 역시 영어는 전혀 통하지 않고 방을 좀 보기로 했다. 냉장고에 한글로 할머니의 건강을 기원하는 글귀도 눈에 띈다. 트빌리시에 있다는 따님과 통화 후 장기 투숙할 시 할인해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할머니에게 가방을 가지고 오겠다고 바디랭귀지로 설명 후 떠났다.



바바라 게하의 한글 편지


 어색하게 마리나 게스트하우스에서 체크아웃하고 바바라로 짐을 옮겼다. 부킹닷컴 후기에 쓰여있듯이 정말 체크인하고 잠깐 탁자에 앉았는데 먹을거리를 잔치상처럼 한가득 내오신다. 사실 우유를 먹으면 배가 안 좋아지기도 하고 다른 나라 음식을 곧잘 먹는 편이 아니라 조금 애를 먹었지만, 그 정성과 손맛에 이름도 모를 각종 치즈와 요구르트 같은 음식들을 야금야금 먹어 치웠다.



이 곳 시설도 결코 나쁘지는 않다 다만 위치가
오자마자 내어주신 귀한 음식들

 조금 쉬다가 하츠발리 리조트에 리프트를 타러 가기로 한다. 마을 박물관 뒤편에서 출발하는 리프트가 시즌에 따라 운행하지 않으면 약 8km 되는 언덕을 택시나 걸어 올라가서 타야 하기도 하는데 이 기간에는 정말 다행히 마을부터 운행을 했다. 가는 길에 전에 먹었던 나의 메스티아 맛집 Ailama에서 오자쿠리라는 음식을 시켜먹는다. 고기와 탄수화물까지 먹을 수 있고 처음으로 입에 잘 맞는 조지아 음식이다.



오자쿠리 Ohjakuri 철자는 제각각이다

 야무지게 끝내고 하츠발리 리조트 쪽으로 간다. 리프트가 마을에서부터 보이기 때문에 그냥 몸이 가는 대로 따라가면 된다. 다리를 하나 건너고 구글 지도로 박물관 쪽으로 향하다 보면 이정표가 나오기도 한다. 금요일이었고 박물관을 잠깐 들렀는데 주말에는 입장료가 무료라고 한다. 화장실만 이용하고 이정표를 따라간다. 15분 정도 가볍게 걸으니 매표소가 나오는데 분위기가 심상찮다. 전기 문제로 지금은 탈 수 없고 언제 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는 직원이 말이 있었는데, 고쳐져서 탄다지만 또 타다가 문제가 생기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30분 정도 기다렸는데 다른 사람들이 타기 시작한다. 러시아 사람들은 뭐라 말하더니 타기 시작한 것인데, 이것이 불친절해서 그런 것 같지는 않고 단순 언어 문제 일 것이라고 서운한 마음을 가라앉힌다.

 


앉아서 운행이 되기를 한참 기다렸다

표를 사고 바코드를 읽히고 입장해서 리프트에 탑승한다. 속도를 조절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진짜 빠르다. 타고 오르니 날도 선선하니 너무 좋다. 경치가 예술이다. 거의 5분 동안 첫 구간을 오른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한 5분 정도 걸으면 제2구간이 나온다. 높으니 더 좋다. 가다가 느려지다 조금 섰다가 불안함의 연속이지만 경치가 압도한다. 정상에 카페가 있고 와이파이도 무료다. 많은 백인들이 특유의 햇볕 받으며 맥주병 손에 들고 가만히 멍 때리기를 시전 한다. 외부에 자리를 잡고 앉아 우쉬바 산을 바라본다. 맥주 한 병 먹고 5시 30분 즈음에 카페에서 리프트가 운행을 중지한다고 알려준다. 워낙 이곳에서 트레킹을 하는 사람도 있고 일부러 걸어내려가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한번 딱 말해주고 리프트 역시 시간 되면 칼 같이 닫아버리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내려오는 길이 더 예술이다. 계속해서 셔터를 눌러대다 지상에 도착한다. 집에 도착해서 할머니께 사진을 보여드리며 나름 친해지려 재롱을 떨었다. 귀여워하시며 좋아하시더니 곧 음식을 내오신다. 이름 모를 우유에 섞은 것 같은 죽도 먹고 이것저것 먹었다. 창밖으로 청년들의 축구 소리가 들려 그곳으로 가서 구경을 한참 하고 왔다.

 

내려가는 길은 더 예술
이정표가 곳곳에 있다


내려오자마자 또 차려주신 한 상
다소 거친 조지아 청년들의 축구 경기

이 곳 사람들은 수염도 많고 덩치도 좋고 훨씬 뭐랄까 남성미가 넘치는 것이 호르몬의 차이일까 사실 탈모가 굉장히 많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축구도 엄청 거친데, 마치 황희찬 선수만 22명이 뛴다. 패스는 거의 없고 잡으면 그냥 본인이 해결인 데다가 부딪히면 갈비 나갈 정도로 격렬하다. 툭하면 소리치고 싸우고 같은 편끼리도 언쟁이 잦다. 진짜 축구 하나도 이렇게 스타일이 다르다.

 내일 다소 난이도가 있다는 코룰디 호수 트레킹을 위해서 곱게 자기로 한다.라고 하고 한참 맥주를 들이켜다가 거의 1시가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

왜 이사진이 여기 있지.. 아무튼 스키장 입구. 바코드를 꼭 태그 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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