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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ddy Jun 23. 2019

S#35 이스파한 도착

19.06.09(일) 또 다른 한국어 능력자

 새벽녘에 이스파한 터미널에 도착했다. 아침일찍부터 집에 가기가 미안해서 미리 연락하던 호스트의 딸, 한국어를 잘하는 친구에게 가족이 일어나면 들어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막상 도착하니 너무너무 피곤해서 빨리 씻고 눞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리고 목에 인후가 부어서 더욱더 힘들었다.

아침 일찍부터 일부러 일어나서 나를 맞이해주었다. 한국어를 너무 잘해서 깜짝 놀라 피곤했지만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집에서 아침 일찍부터 둘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TOPIK 시험을 준비 중인 그녀는 또 나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하는데, 한글은 정말 어려운 것 같다. 그래도 알려주면서 뿌듯했다.


 가지고 있던 감기약을 먹고 잠에 들었다가 오후에 일어나 가족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회사를 운영하신다는 아버지가 카우치서핑에 150개가 넘는 리퍼런스를 가지고 있는데, 한국인은 특히 그의 큰딸인 아란이라는 친구가 유창하기 때문에 더욱 환영하는 눈치였다. 

 그리고 너무 귀여운 4살 꼬마 아가씨 베싸가 있는데, 너무너무 사랑스럽다. 몸이 조금 안 좋은 나를 위해 감기에 좋다고 수박도 꺼내 주었다. 


 저녁에는 외갓집으로 놀러 간다고 했다. 나도 같이 데려가겠다고 해서 같이 갔는데, 이란의 문화가 이렇다. 외부인을 쉬이 집으로 들이고 대접하고 챙겨준다. 참 따뜻한 사람들이고 덕분에 어색하지 않게 어울렸다. 이스파한에서 차로 30분 이내에 있는 집이었는데, 1층에 마당이 있어 케밥을 굽는다. 역시 밤 10시지만 시끄럽게 떠들고 연기를 피워도 되는 나라이다.

 맛있는 밥을 먹고 이란 전통 보드게임을 한판 했다. 지난번에 파샴에서 테헤란 호스트 메리 가족에게 배워서 고모를 이겼다. 

기본적으로 이란의 집들은 다 크다

 집에 오는 길에 소페산을 봤는데 정말 특이하고 이국적으로 생긴 돌산이었다.

 이란은 아이스크림이 나름 유명한데, 집 근처에서 내려 막내 베싸와 아란 씨와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마음대로 접시나 콘을 집어 들고 아이스크림을 푼 다음 무게로 가격을 계산하는데, 나와 베싸 두 개 합쳐서 1천 원이 넘지 않으니 정말 혜자스러운 가격이다. 마지막 토핑까지도 맘대로 할 수 있어 정말 좋은 시스템이다.

 배불리 아이스크림도 먹고 집에 왔는데 내일은 몸이 도저히 좋지 않아 병원을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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