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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ddy Jun 29. 2019

S3#40 반크 교회 소페산

19.06.14(금)

 아침에 일어나니 웬걸 몸이 한결 가벼웠다. 아란 양에게 병원에 가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고 얘기하고 폭풍 검색 후 밖으로 나갔다.

현관문 호스트 집

 반크 교회와 그곳 가까이에 있는 뮤직 뮤지엄이라는 곳이 있는데 트립어드바이저의 순위가 높고 입장료는 50,000 토만으로 현지 시세에 비해 비싼 편이지만 평이 좋아 가보기로 했다. 역시나 낮의 이란 날씨는 살갗이 타들어 가는 느낌이다. 그래도 오랜만에 나오니 기분이 좋다.

 역사를 모르니 잘 모르지만, 아르메니아 정교회의 잔해이고 이 곳 주변은 아직도 아르메니아 인들이 많이 들어와 살고 있다고 한다. 현재 터키령으로 되어있는 아라랏산과 그 근처가 아르메니아 땅이었는데 여러 터키의 이주정책과 대 학살로 인해 피난 온 아르메니아인들의 교회라는 것 같았다. 자세한 역사는 다른 블로그에서 참고하시라.


 사실 가이드가 없으면 이런 곳의 구경은 거의 무의미하지만, 심오한 척 찬찬히 둘러보다 보니 거의 1시간을 채웠다. 


 아직까지도 터키가 인정하지 않는 아르메니안 대학살에 대한 자료들도 있는데,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아 눈길이 같고 안타까웠다. 

 인류의 역사가 그런 것 같다. 반도의 특성상, 그리고 현재는 더더욱 육로로의 진입이 어려워 단일민족으로만 똘똘 뭉쳐 살고 있는 우리나라는 잘 모르지만, 대부분 영토가 큰 나라들의 끄트머리에서는 여러 민족들의 분리독립운동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외세의 침략이 있었던 것 과는 다르게 통합이랄까 병합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아 아직까지도 문제가 되는 여러 강대국의 속국이자 소수민족으로 핍박받는 나라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인도 마날리에서 만났던 티베트 민족을 비롯해서 이 곳의 아르메니아의 경우 그리고 터키 안에 있는 쿠르드족 등등 그런 일들이 21세기 현재도 진행 중이다.

 벽화가 아주아주 화려한 교회 내부를 구경하고 나와서, 뭔가를 놓고 가는 , 가이드 없이 한 찜찜한 느낌으로 할 게 없나 둘러보고 있을 때 한 이란인이 다가와 다짜고짜 내 앵글로 와서 사진을 찍고 갔다.

 아이스크림을 하나 먹으며 아란 씨와 연락을 한 후, 항상 이스파한 어디서나 보이는 뭔가 신비로워 보이는 돌산인 소페산을 같이 올라가 보기로 했다. 그리고 뮤직 뮤지엄으로 향했다.

 물가에 비해 입장료는 다소 비싸다. 50,000 토만. 내부도 사실 볼게 많지는 않지만 거의 맨투맨식으로 가이드가 붙어준다. 독일 커플과 함께 가이드를 받았는데, 정말 다양한 악기가 있고 성의 있는 가이딩을 해준다. 

 그러고 나서 공연을 해주는데 라이브 공연이라 정말 인상 깊었다.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으면 한 번쯤 가볼만하다.

 끝나는 시간에 맞춰 아란 양이 고맙게도 뮤지엄으로 왔고, 같이 택시를 타고 소페산으로 향했다.

케이블카가 있었는데 역시나 내국인 외국인이 가격이 다르다. 그런데 오히려 이란에서는 이란인들이 역정을 내면서 저리 가있으라며 본인들이 내국인 가격으로 사겠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잠자코 있었지만 결국 케이블카를 탑승할 때 검표를 한차례 더 하기 때문에 얼굴 붉히기 싫으면 그냥 외국인 가격을 내는 것이 좋다. 그러나 나는 이날 빠이팅 있는 아란 양 덕분에 내국인 가격으로 타긴 했다.

 올라가는 길에 전기 문제로 케이블카가 멈추는 해프닝이 있었는데 대롱대롱 매달려서 앞뒤로 크게 흔들리다 보니 진짜 패닉이 온다. 재밌는 경험이다. 정상은 역시 바람이 불어서 조금 쌀쌀한데 등산으로 더 높은 곳까지 오르시는 분들이 많다. 그리고 저녁시간도 늦고 주말에는 그냥 올라와서 밤을 새우며 노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세상에서 제일 맛없고 성의 없는 멜론 주스와 팝콘을 먹고 다시 내려왔다.

 

 집으로 돌아와서 몸이 괜찮아져서 다행이라며 발코니에 앉아서 도란도란 아란 양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잠들었다.

 내일은 인스타로 연락이 온 세종어학당 학생들과 만나서 같이 이맘광장을 둘러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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