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eddy Jun 30. 2019

S3#44 페르세폴리스

19.06.18(화)

 8시에 만나기로 했다. 엘리라는 친구의 가족이 픽업을 오기로 해서 호스트의 집 언덕 아래로 내려갔다. 다행히 늦지 않아 그 가족을 만나 함께 출발했다.

 본격 외국인 가격을 받기 시작하지만 다행히 현재는 이란 화폐가치가 폭락한 상태라 큰 데미지는 없으나 기분이 좋지는 않다.

 외국인 20,000 토만 내국인 3,000 토만 거의 7배에 육박한다. 스리랑카 담불라 혹은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등 사실 우리나라만 아니지 외국의 웬만한 곳들은 다 외국인과 내국인을 차별해서 가격을 받는다.

 정말 덥고 힘들다. 그러나 웅장함이 말도 못 한다. 아테네의 3배 즈음된다는데 정말 멋지다. 기원전에 만들어진 건축물이 이렇다는 게 정말 다시 봐도 믿기지가 않는다. 어떻게 저런 조각을 만들고 벽화를 만들어냈을까.


중간에 다시 20,000 토만을 내고 들어가는 박물관이 있다. 역시나 많은 것들이 있지만 가이드 없이는 무용지물. 에어컨을 쐬러 들어가는 의미로써는 후회 없는 선택이다.

페르세폴리스에서 열일하는 LG에어컨

 다 둘러보는데 더위에 지쳐 그럭저럭 1시간은 넘게 걸린다. 개장하자마자 들어가서 보고 나와야 한다. 필히. 너무 덥다. 

 언덕 위쪽에 두 개의 무덤도 있다. 정말 기술이 보통이 아니다. 너무 좋은 구경을 했다. 영화 300에서는 정말 괴기한 민족으로 묘사되어이지만, 실로 엄청난 위상을 떨치던 나라였음이 분명하다.

 부모님은 더위에 지쳐 먼저 나가서 주차장에 계셨다. 그게 너무 미안했다. 그리고 같이 왔다는 이모는 나보다 한 살이 어린데 어제 공항에서 밤샘 근무를 마치고 온 상태라 그녀도 혹시  더위에 탈진하지 않을까 걱정이 많이 됐다. 

 점심을 먹을 시간이 돼서 그 부모님들 고향 동네로 향했다. 이란은 땅이 넓어 그런지 다들 별장이 하나씩은 있는 모양이다. 페르세폴리스에서 20분 정도 가니 시골마을이 나오고 케밥을 사서 어떤 부지 안으로 들어갔다.

 담이 둘러져있는데 족히 100평은 넘어 보인다. 건물은 없지만 개울이 둘러있어 그곳에서 설거지도 하시고 화장실도 있고 수도시설도 갖추어져 있다.

 카펫도 있어 깔고 밥을 함께 먹었다.

어머니가 16살에 결혼을 하셨다는..

 그리고 낙쉐로스탐 이라는 곳으로 향했다. 파사르가드가 별거 없다고 해서 이곳으로 갔는데, 는데, 요르단에 페트라를 가보지는 않았지만 연상시키게 하는 곳이었다. 정말 높은 위치에 정교하게 만들어진 무덤인데, 이란에서 꼽는 최고의 볼거리였다. 너무 더워서 머물기는 힘들었지만 시라즈에서 꼭 들려보기를 추천한다. 

 케이팝을 들으며 시내로 도착해 하페스톰 이라는 곳에 갔다. 시인 하페스의 무덤인데 이 곳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데, 외국인은 35000 내국인은 10000을 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있었다. 그냥 먹고 나오는데 그 엘리라는 친구와 그의 이모가 그곳에서 대판 싸우고 나온다.

 사진에 보이는 돔 형태의 건물은 이쁘긴 한데 저게 다라서 좀 아쉬운 곳이다.

 오늘 저녁에 초대해준 친구와 다른 친구가 와서 총 나까지 5명이 되었다. 스냅을 나눠 타고 오늘 나를 초대한 마흐사라는 친구 집으로 향했다. 뭘 먹고 싶냐는 말에 신라면이 먹고 싶다고 한 것을 진짜 듣고 사주었다.

 진수성찬에 신라면까지 곁들여  먹었다. 맛있게 먹고 얘기도 한참 하다가 11시에 집으로 돌아갔다.

  나는 오늘 페르세폴리스를 갔지만 내용은 하나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페르세폴리스는 다음에도 거기 있을 것이고, 오늘 이 가족들과의 만남은 너무나도 소중하고 특별했기에 후회는 없다. 누가 그 이름도 모를  이란 시골마을에서 밥을 먹고 개울에 발을 담가보고 현지 식사를 해보겠느냐는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S3#43 시라즈 핑크 호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