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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45 시라즈 구경

19.06.19(수) 쉬라즈 구경

by Teddy

아침이 먹고 싶은데 호스트는 자고, 깨워서 신세 지기가 싫어서 어제 만났던 친구 중 한 명에게 스냅 푸드를 부탁했지만 이상하게 맵에 위치를 찍어서 보내도 스냅이 이 집은 찾지를 못한다. 2시간을 씨름하다 포기하고 호스트가 주는 빵을 먹고 오후에 밖으로 나왔다.

걸어서 15분 정도 가면 지하철역이 나온다. 스냅이 집 앞으로 오면 아무리 멀어도 택시 비 천 원이면 해결되는 이란인데, 위치가 문제인지 스냅 기사들이 문제인지 때문에 땡볕에 한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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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지하철들을 정말 깔끔하다

모스크 등을 구경하기 위해 어떤 역에 내렸고 그곳에 내리자마자 햄버거를 찾아 먹었다. 사실 파이브 가이즈 같은 직화로 구운 패티의 버거를 기대했지만 이것은 아주 기대 이하였다. 그러나 해가 뜨거운 낮시간에 가뜩이나 외식도 잘 안 하는 이란에서 문을 연 식당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만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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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내린 곳은 용산전자상가 같은 곳이었다. 거의 핸드폰 가게가 100개는 넘게 몰려있고, 중간중간 카메라와 각종 전기제품을 파는 곳들도 있다.

어제 페르세폴리스에 같이 갔던 엘리라는 친구의 핸드폰 케이스가 너무 낡았던 게 맘에 걸려 어제부터 휴대폰 가게에 들어가 케이스를 골랐는데, 오래된 기종이라 그런지 맘에 드는 케이스가 없었다. 깜짝 선물로 해주고 싶어 기종만 슬쩍 물어보고 오늘 다시 제대로 골라 보기로 했다. 역시나 이곳에서도 거의 단종된 상태라 있는 곳이 없고 있어도 단색 같은 너무 투박한 모델만 있었다. 거의 한 시간을 돌아다녀서 그래도 여대생이 할 만한 예쁜 모양의 케이스를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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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역시 어제 만났던 네의 친구들이 모두 왔다. 바킬 베스의 앞 카페에서 음료수를 먹는데 이 곳은 개인이 하는 카페임에도 투어리스트 가격이라며 차값을 터무니없이 받는다. 또 친구들이 가서 싸운다. 그리고 이란인으로써 부끄럽고 미안하다며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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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사용했다는 목욕탕을 둘러보고 시라즈의 바자르를 구경했다. 시장인데 정말 정말 크다. 그 미로 속을 헤치고 가니 또 다른 모스크가 나온다. 이름은 사실 기억이 잘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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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차도르라는 더 몸을 많이 가리는 옷을 입고 들어가고 외국인은 현지인 가이드가 있어야 들어갈 수 있다. 친구들은 가방에 다들 차도르를 하나씩 더 가지고 와서 옷 위에 주섬주섬 덧입게 시작했다. 여기에 같이 올 것을 알고 준비해온 친구들이 너무 고마웠다.

한국 여행을 가본 적이 있다는 이란 현지 남자 가이드가 이탈리아 부부와 함께 가이딩을 해주었다. 고구려와 고려 등의 역사를 꿰고 있다면서 오 그러냐고 했더니 물어보지도 않은 말을 하는데, 일본을 주로 공부하면서 한국이 쭉 식민지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배웠다는 식으로 개소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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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흥미를 잃고 호수에서 친구들의 사진을 실컷 찍어주고 나왔다. 가는 길에 나는 배가 고파 밥을 함께 먹을까 했는데 친구들은 여자고 이란인 것을 깜빡한 것이 10시지만 이 친구들은 다들 집에 가야 하는 눈치였다.

카림 칸 요새까지 같이 가고 다들 들어가나 했더니 , 아버지께 혼날 각오를 하고 마지막 저녁을 함께 하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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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고 말려도 듣지 않을 친구들이라 오케이하고 같이 한 식당으로 갔다. 여기는 내가 사겠다고 신신당부를 하고 다들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으로 집에서 오는 전화에 온 정신이 팔렸지만 맛있게 식사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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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아쉬운 이별을 했다. 정말 가슴이 뭉클해질 정도로 고맙고 나와의 시간을 특별하게 생각해주는 것이 고마웠다. 어떻게 다들 한국에 관심을 가지게 됐는지 모르지만 이 먼 땅에서 우리말도 배우고 문화에 관심을 가져주니 무한 감사할 뿐이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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