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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47 테헤란 한식 행사

19.06.21 이란과 한류

by Teddy

테헤란으로 돌아와 그 전 호스트 메리의 집으로 갔다. 아침 9시즈음 되서 집에 도착했고 메리는 한국식 오뚜기 매운카레를 해주었다. 너무너무너무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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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급히 다이렉트로 올라온 데는 그 전에 만난 민준씨가 주최하는 김밥만들기 행사가 있어서 였다. 한국 음악과 드라마 등 한류 열풍에 힘입어 그러한 이들이 모여서 같이 김밥을 만들고 먹으며 음악도 듣고 하는 행사였다. 내심 한국인이 직접 참여해서 그리고 촬영도 해줬으면 하는 눈치, 그리고 나도 직접 보면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시간을 맞춰 테헤란으로 왔다.

메리의 집에서 한숨자고 시간에 맞춰 미리 준비했다는 카페로 갔다. 그러나 카페 문은 닫혀있었다.

많은 인원이 졸지에 길바닥에 나앉게 생겼다. 또 이런 저런 한국어 통역 등 일하시는 다른 분들이 질은 한국식 밥도 해오고 여러가지 재료를 나르고도 계셨다. 뒤늦게 뒤에 스윽 도착해서 그 인파를 보니 대략 40~50명은 되보였다.

민준씨의 통솔력으로 인근 공원에서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수염자국이 덥수룩하게 있어 연륜이 있어보이지만 사실상 22살 정도 밖에 안된 대학생이 이런 행사를 주최하고 또 이런 뜻하지 못한 상황에 대처하는 모습이 대단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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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김밥을 말아본 적이 없는데, 민준씨의 진두지휘아래 많은 이란분들이 서툰 솜씨로 김밥 만들기를 준비한다. 뭔가 애국심이 느껴지면서 이 행사를 도와 지루해 하는 사람없이 그리고 모두가 김밥의 맛을 느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다른 여자분이 먼저 시범을 보여도 다들 머뭇거리길래 어릴적 소풍가던 날 아침 엄마가 해주시던 기억을 떠올리며(사실 김밥나라에서 계산하려고 서있을 때 더 많이 본 것 같긴 하다) 김에 밥을 펴 발르고 야채를 하나씩 올리기 시작하니 사람들이 주변으로 몰린다. 재밌게 구경하는데, 민준씨는 꺠와 참기름까지 세심하게 다 준비했다. 김밥발도 있어서 대충 얹고 말았는데 터지지 않고 한번에 잘 말렸다. 둘러 싼 인파속에서 과장되게 한입 베어물고 맛있다고 엄지를 치켜 들며 분위기를 띄웠다. 다들 그러고 나니 한결 쉽다고 느꼈는지 김밥을 만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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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재밌게 만들고 시식을 했고 다 만든 김밥을 시상도 했다. 그리고 남은 재료들을 추첨을 통해서 주기도 했는데 이곳에서 한식에 들어가는 식재료들은 꽤 가격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곳의 참가비도 50,000토만 이기 때문에 사실 꽤 가격이 있는 편이기도 하다.

중간중간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혹시 혼자와서 심심하게 있는 분들에게도 괜히 가서 말도 붙이곤 했다. 내가 주관하는 건 아니지만 한식이 주된 행사라 이 행사가 성황리에 끝났으면 하는 바램에서였다. 부모님과 동생과 같이온 15살 소녀도 있었고, 치과의사 분도 계셨고 남녀노소 정말 다양했다. 14살 짜리 소녀가 와서 다 만든 김밥을 '아저씨 드세요' 하고 주기도 했고 다들 한국어를 어느정도 해서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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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같이 온 15살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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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대학생 두명과 카페를 들렀다가 호스트의 친척집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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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한 잔씩 곁들이고 있는 상태였고 메리의 막내동생을 카레이서인데 오늘 드래그 레이싱에서 우승을 했다고 했다. 거의 20명이 되는 식구가 모여있었고 들어보니 큰 아버지의 식구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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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즈에서 돌아온 날, 정말 많은 것을 했는데 아까 행사장에서 만난 한국인의 집에 초대를 받아 그곳에서 오랜만에 한잔을 할 수 있었다. 푸짐한 한국식 치킨과 위스키를 마시면서 5시인가 6시까지 마시고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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