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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ddy Jul 18. 2020

S3#76 이스탄불 퇴실과 이사

19.07.20 (토) 으슥한 동네

 어젯밤 모두 불금을 보냈던 집안의 친구들은 늦게 일어났다. 새벽에 돌아오니 거실 방에 와인과 술상이 한상 차려져 있었는데, 나가기 전에 마신 건지 돌아와서 마신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친구들도 술 양이 보통은 아닌 것 같다.

 그 간에도 계속 피로가 쌓여있었고, 어젯밤도 무리했던 터라 정오를 넘겨서야 일어났다. 친구들이 또 치즈와 토마토 등으로 아침을 해준 것을 대충 먹고 집 앞의 버거집으로 가서 해장을 했다. 5천 원에 꽤 괜찮은 한 끼인 것 같다.

 이 친구들의 집에서 그럭저럭 나흘을 지냈고, 이틀 뒤면 앙카라로 가는데, 오늘 이 집을 나가기로 했다. 이스탄불의 꽤나 좋은 위치에 방이 세 개나 있는 방 월세가 100만 원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맘 맞는 친구들 서너 명이 같이 살면 할만하겠다는 생각도 든다.


나를 챙겨주었던 치나르와 이란친구에게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섰다.

 낑낑 거리며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스탄불의 남부 쪽으로 향했다. 남서쪽에 있는 터미널에서 내일 그다음 날 버스가 있어서 근처로 잡았다. 가격이 싸고 외관이 괜찮은 싱글룸 호텔이 있어서 갔는데, 싼 이유는 위치가 생각보다 외져서였다.

 가서 보니, 약간은 슬럼가 같은 느낌의 골목에 자리 잡은 호텔이었고 주변 사람들은 전형적인 빈민의 모습이었는데 외진 도시였으면 조금 무서웠겠으나 별로 개의치 않는 편이라 눈인사를 나누면서 왔다 갔다 했다.


배가 고파져 밖에 나가 도널드 집을 찾아 저녁을 먹고 돌아오는데, 큰 스파 브랜드 옷가게가 보인다. 대형 유니클로 매장처럼 건물 한 채가 옷가게였는데, 반팔티가 조금 필요해서 들어가 본다.


스파오나 톱텐 같은 느낌이었는데 티 한 장에 4천 원에 두 개를 구입한다.


 주변은 조금 으슥하지만 호텔의 룸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고, 이윽고 단잠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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