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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천희 Dec 24. 2019

내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마법의 말들

헬프, 청춘시대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나와 맞는 사람들과만 있으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현실에서 무조건 그렇게만 살아갈 수는 없는 법이다.


우리가 겪는 인간관계 문제 중에는 ‘나랑 안 맞는’ 사람들과 부딪쳐야 하는 것도 있지만, ‘내가 친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과의 관계에 문제가 생겼을 때 당황스러움과 적지 않은 상처를 동시에 받는 일도 있다.


괜히 내가 뭘 잘못했나 돌아보게 되고, 내가 잘못한 것이 딱히 없다는 걸 깨닫게 될 즈음엔 나의 진심이 상처가 되어 돌아오는 아픔을 결국 느껴야 한다.


그런 일에 아직도 적응 중인 나를 위로하는 마법의 말들이 있다.



만약 한 개인의 출생부터 현재까지 모든 순간들을 다 알고 있다면 지금 그 사람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 사람이 왜 지금의 모습인지를.

- 영화 ‘헬프’ 유지니아 스키터 역 엠마 스톤


살아가다 보면  ‘저 사람은 왜 저러지?’ ‘왜 저렇게 말하고 행동하지?’ 할 때가 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판단할 때 그 사람의 현재 모습만으로밖에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 길이 없으니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 사람이 살아온 모든 순간들을 알고 있다면 지금 그 사람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엠마 스톤의 말이 너무나도 공감이 가는 이유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누군가가 나를 그렇게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정말 큰 위로가 될 것 같다. 그 사람이 나의 모든 것을 다 알지는 못하겠지만, 나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는 그 말만 들어도 말이다.



너 방금 내 얘기 듣고 예은이가 그럴 만도 하다 싶었지? 그러니까 내 말은, 내 얘기가 정답은 아니라도 사람마다 죄다 사정이라는 게 있다는 거야. 그 사정 알기 전까진 이렇다 저렇다 말하면 안 된다는 거고. 예은이뿐만 아니라 강 언니도 그렇고 윤 선배도 그렇고 너만 해도 그런 거 하나쯤은 있을 거 아냐. 남들은 도저히 이해 못해도 너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어떤 거. 그러니까 남의 일에 대해선 함부로 이게 옳다, 그르다 말하면 안 되는 거야.

- 드라마 ‘청춘시대 1’ 송지원 역 박은빈


이 말이 정말 맞는 것 같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죄다 사정이라는 게 있는 거고, 그 사정을 알기 전까진 모르는 것이다. 우리는 그저 겉으로 보이는 정황들만 가지고 그 사람을 판단할 뿐이다. 남들은 도저히 이해 못해도 그 사람이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걸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게 우리가 그 사람을 배려하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물론 먼저 화가 난 나머지 그렇게 하기가 정말 어렵겠지만 말이다.




얼마 전, ‘친하다고 생각했던’ 사람과의 문제로 비슷한 속앓이를 했던 나에게 친한 형이 조언을 해주었다.


사람 마음이 다 내 마음 같지가 않더라.


그 말을 듣는 순간 어쩌면 나는, 그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거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인정하는 순간 내가 무너질까 봐, 너무 내 마음만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조금 더 성숙해지기를 바랐던,

또 하루의 아픈 밤이 그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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