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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의 가드닝 Sep 03. 2021

튤립 구근.
언제 어디서 살 수 있나요?

추식구근 구입 시기, 구입 하는 곳, 올 가을 추천하는 품종들

mystic van eijkmystic van eijk

튤립이 꽃을 피우는 봄이 되면 "튤립 구근을 어디서 살 수 있냐?"는 질문이 제게 쇄도 합니다.

동네 꽃집에선 이제 막 싹을 틔운 어린 모종이 나오기 시작했으니, 구근을 사기만 하면 바로 심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시는 거겠지요.



# 봄을 준비하는 사람들.


튤립 구근은 가을에 심습니다.

이렇게 가을에 심는 구근 식물들을 '추식구근'이라고 합니다.


추식구근에는 튤립, 수선화, 히아신스 외에도 무스카리, 크로커스, 아네모네, 프리지아 등이 있으며, 먹는 채소로만 알고 있는 마늘, 양파, 달래 등도 있습니다.


가을이 되면 심는 식물이라 하니 가을이 시작하는 9월에 심으면 되는건가 싶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상황이 조금 복잡합니다.


우리가 즐겨 심는 추식구근은 사실은 원예용으로 개발이 많이 되어 있습니다. 

크고 화려한 꽃을 피우는 대신, 그만큼 많은 양분을 구근에 비축해두어야 하죠.


추식구근이 살 찌는 조건은 이러합니다.

봄의 평균기온이 영상 15도를 넘지 않을 것.

추식구근은 빛의 길이 보다는 온도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중일식물' 입니다.

그래서 빛의 세기나 길이보단 온도가 꽃의 개화와 구근 비대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온도가 높아버리면 구근은 '휴면기'에 들어갑니다. 동물로 치면 겨울잠에 들어가는 것이죠.

휴면기에 들어가면 잎을 내고, 키우고, 광합성을 하는 '영양 생장'이 전부 멈춥니다.

그리고 다음해 피울 꽃을 준비 하는 '생식 성장'을 하게 됩니다.

만약 이 때, 구근에 꽃을 피울만한 충분한 양분이 있지 않다면, 구근에는 꽃을 피울 '꽃눈'이 생기지 않습니다.


앞서 원예용 추식구근은 꽃을 피우기 위해 많은 양분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려면 꽃이 진 후 잎으로 광합성을 하여, 휴면기에 들어가기 전까지 충분한 양분을 구근에 비축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기후는 봄철의 온도 상승이 매우 가파릅니다.

초봄은 너무 춥기 때문에 잎이나 꽃이 자라지 못하고,

온도가 조금 올라 잎도 내고 꽃도 피우고 나면 금방 온도가 20도를 훌쩍 넘어버려 바로 휴면기에 들어가야 합니다.

꽃이 진 후에도 오랫동안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면 좋으련만, 우리나라의 날씨는 그렇지 못합니다.


그럼 다른 나라 사정들은 다를까요?

불행인지 다행인지, 다른 나라 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튤립을 키우는 게 가능한 중위도 이상의 나라들은 대부분 겨울은 너무 춥고 봄엔 온도상승이 가파릅니다.

그래서 그들 나라도 튤립 구근을 개화구(꽃을 피울수 있는 구근) 사이즈로 키우기가 어려워요.


자, 그러면 우리가 구입하는 그 말도 안 되는 구근은 어디서 생긴 걸까요?

첨단 과학기술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도 될까요?



놀랍게도 첨단 과학기술보다 더 말이 안 되는 생장 조건을 가진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네델란드죠.



네델란다의 위도는 50~53도 사이에요. 참고로 우리나라는 서울의 위도가 37.5도 이죠.


위도 상 우리나라보다 13~16도 정도 위에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보다 훨씬 추울 것 같은데요,

사실은 우리나라보다 더 따뜻합니다. 겨울엔 말이죠.


영국과 네델란드는 대서양을 면하고 있는데, 겨울에는 영국과 네델란드 사이의 도버해협으로 난류가 흐릅니다. 이 때문에 네델란드의 겨울철 날씨는 온난하면서 비가 자주 오지요.


이렇게 겨울에는 평균 2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고, 봄이 되면 고위도의 특성 상 해가 짧게 뜨는 점 때문에 온도 상승이 완만하게 이뤄지면서 5~13도의 온도 사이에서 충분히 광합성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네델란드의 튤립 축제에 참가한다고 하면 "니가 갔을 땐 꽃이 이미 졌을 걸?"이라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네델란드는 우리나라와 달리 튤립의 개화기간도 깁니다. 우리나라는 끽 해야 2주라면, 네델란드는 최소 2달입니다. 그것도 구근 비대하려고 억지로 꽃 머리를 잘라서 2달이죠.


이런 상황이니 종묘용 튤립 구근은 네델란드에서만 가능한 것입니다.

원예용으로 개량된 추식구근들은 모두 네델란드에서만은 비대가 가능하게, 그 능력치를 최대한 발휘해서 개량하죠.

우리가 아는 '알리움'이라는 식물도 꽃에 너무 많은 양분을 쏟다보니 구근비대가 심해서 우리나라에서 구근을 살 찌우기 어려운 식물입니다. 자연에 있는 원종은 훨씬 작은 사이즈의 꽃을 가졌는데, 네델란드라는 특수한 기후에서 지금의 그 멋진 알리움이 탄생할 수 있었어요.


그러니 우리니라 뿐만 아니라 세계 많은 나라들이 추식구근은 네델란드에서 수입합니다. 


그럼 왜 우리는 가을이 시작되는 9월에 바로 튤립 구근을 살 수 없는 걸까요?


그것은 튤립 구근의 저온처리와 수입 경로를 봐야 합니다.


튤립은 휴면기에 들어가면 '꽃눈 분화'라는 것을 합니다.

구근 안에 꽃을 피울 수 있는 '꽃눈'을 만드는 과정이죠.


이 꽃눈 분화를 하기 위해선 구근의 평균 온도가 최소 20도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꽃눈은 총 7단계에 걸쳐 분화되고, 각 분화기마다 최소 소요시간이 있기 때문에 이 과정을 속성으로든, 아니면 정석으로든 다 거치려면 약 한 달이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꽃눈이 분화되었다고 다 끝난 것은 아닙니다.

이번에는 '저온처리'라는 것을 해야 합니다.


온대 기후에 사는 식물들에게 온도의 변화는 아주 중요합니다. 그를 통해 계절의 변화를 인지하고, 각 시기별 과업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죠.

온도가 떨어지는 가을, 겨울의 튤립의 과업은 잠에서 깨어 뿌리를 뻗는 것입니다. 또한 이 시기에 이미 만들어진 꽃눈을 더욱 알차게 성장 시키지요.


만약 이 저온을 겪지 않으면 튤립을 비롯한 모든 추식구근은 꽃을 피우지 않습니다. 언제 겨울이 올지 모르고, 온도가 높다고 냅다 꽃을 피우면 뒤늦게 온 겨울 바람에 꽃이 얼어붙어 버릴지 모르니까요.


이 저온처리는 자연적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지만, 구근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어떤 환경에서 구근을 키울 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서 저온처리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야 이 저온처리에 또 약 한 달의 시간을 쓰게 됩니다.

벌써 도합 2달이 지났습니다.

그래도 구근 수확한 6월 기준으로 2달이니, 9월이면 판매가 가능할 것도 같죠.

그런데 네델란드는 우리나라에서 멀다는 게 함정이랄까요.


한국에서 주문서를 6월쯤에 넣으면 네델란드에선 서류작업 및 구근 소독 등을 마치고 9월에 구근을 보냅니다.

운임료를 낮추기 위해 배편을 이용하지요.

이 배는 홍해를 지나 인도양을 거쳐 서해를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옵니다.

빨리 와도 약 한 달이 걸리게 되지요.

이게 끝이 아닙니다.


국내에 도착한 구근들은 항구에서 겸역을 받게 되지요.

농산물은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반드시 식물 방역법에 따라 검역을 받아야 합니다.

우리나라에 없는 병이나 벌레, 바이러스가 있을수도 있고, 또 이런 병충해가 우리나라에 있는 '쉽게 구할 수 있는' 농약으로 방제가 가능함을 검사해야 하기 때문이죠.


모든 식물, 품종마다 검사를 실시하고,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전량 폐기(소각)해야 합니다.

이 무시무시한 검역이 끝나고 도매업자에게 구근이 도착하는 시기가 대략 10월 중순이 됩니다.


그래서 흔히, 추식구근은 10월 말이나 11월에 구입이 가능하다고 말해왔어요.



그런데 요즘은 조금 달라졌어요.

채널망이 다양해졌거든요.



코스트코는 독자적인 유통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독으로 네델란드 농장에서 구근을 구입 한 후 이를 미국으로 들여온 후, 다시 태평양을 통해 국내로 들여오지요.

매달 꾸준히 발송하는 코스트코 전용 운송편이 있기 때문에 코스트코는 종묘사들보다 더 빨리 튤립구근을 국내로 들여올 수 있습니다.


보통은 10월 초에 구근을 판매 했는데, 작년은 9월 말에 튤립 구근 판매를 시작하였습니다.

올해는 언제 시작할 지 모르겠어요. 

작년에 9월 말에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거의 대부분의 매장에서 튤립 구근이 1차로 매진되어 10월 초에 가도 구근을 살 수 없었던 점을 참고하여, 9월 중순부터 판매 일정을 확인해보는 것을 저는 추천합니다.


그래서 요약을 해보자면 일반 종묘사는 10월 말에서 11월부터 추식구근을 구입할 수 있고, 코스트코는 9월 말 부터 추식구근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예약 판매는 어디까지나 예약 판매입니다. 주문을 먼저 받고 발송은 10월 말 이후에 가능하니 이 점을 참고하여 구입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 실내가드닝에 추천하는 튤립 품종 6가지.


실내 가드닝인 환경이 조금 독특합니다.

베란다를 기준으로 보면, 겨울철 온도는 바깥보다 높지만 빛은 절반 이상 감절되어 들어오지요.


빛이 부족하고 따뜻한 특성 때문에 실내에서 키우는 튤립은 키가 큽니다. 흔히 웃자란다고 하죠.


튤립을 비록한 추식구근들은 유독 꽃이 큽니다. 그래서 웃자라면 웃자랄 수록 연약한 줄기가 무거운 꽃 머리를 감당하지 못하고 기울어지거나 고꾸라질 가능성이 높죠.


이런 점 때문에 저는 이번 가을에는 키가 작은 품종들을 우선적으로 추천해보려고 합니다.

여기에 더해 '일찍 피는 품종' 위주로 추천해보려고 해요.


추식구근은 꽃을 피우는 시기에 따라 일찍 피우는 품종은 '조생종', 늦게 피우는 품종은 '만생종'이라 부르는데, 만생종은 보다 높은 온도조건이 되어야 꽃을 피우기 때문에 늦은 봄에 꽃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봄 날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온도상승이 가속화 되기 때문에, 조생종이 꽃을 일찍 피워 3주를 본다면, 만생종은 늦게 피어 1주 밖에 못 보는 것이죠.

정원은 물론 실내가드닝에서도 이런 차이가 빚어지기 때문에, 가급적 들인 돈과 들인 노력에 비해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선 조생종을 추천합니다.


(물론 이렇게 말하는 저도, 조생종 만생종 구별 않고 키우고 싶은 품종을 키우기는 합니다.)



1. 홑잎 튤립 - 다이너스티 (dynasty)



흰색 바탕에 연분홍 물이 든 튤립이 바로 다이너스티 입니다.

아주 오랫동안 사랑받은 스테디셀러 품종이기도 합니다.


작년에도 튤립 구근이 판매되자마자 모든 판매처 (코스트코 포함)에서 가장 먼저 품절 되었던 것이 바로 이 다이너스티 입니다.



키우는 환경에 따라 분홍색이 짙어지기도 하고 옅어지기도 하는데요,

키가 크지 않고 꽃 머리가 크지 않아 실내에서 키워도 꽃대가 기울어지는 일이 적습니다.


참고로 저희집은 빛이 부족하다는 동향 베란다 중에서도 앞동 건물에 가려 더 빛이 안 들어온다는 동향이기 때문에, 저희집에서 안 쓰러지는 품종이라면 다른 분들 베란다에선 더 씩씩하게 자랄거예요.




튤립은 반드시 속의 색감을 봐야 합니다.

다른 꽃과 달리 튤립은 암술과 수술 밑의 색감이 꽃잎색과 다릅니다.

흔히 Eye of tulip, 튤립의 눈이라고 불리우는 이 부분은 꽃잎의 전체적인 색감과 너무 차이가 나면, 꽃이 활짝 폈을 때, 속칭 깰 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공포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튤립을 볼 때 이 튤립의 눈의 색감을 중요하게 보는데요, 다이너스티는 튤립의 눈이 연한 노랑색이기 때문에 흰색 바탕에 크게 이질적이지 않습니다.

면적도 좁은 편이라 크게 티가 나지 않지요.




이 다이너스티의 장점은 조화입니다.

바로 옆의 빨간 튤립, 일드 프랑스를 보면 아시겠지만, 어떤 튤립은 강렬한 색감으로 강한 존재감을 뽐내기도 해요.

물론 이런게 장점으로 발휘 될 때도 있겠지만, 여러 품종의 튤립을 키우는 경우엔 자칫 색조합이 이상해서 전체적으로 촌스럽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다이너스티 튤립의 경우 분홍색이기는 하나 전 영역에 걸쳐 분홍색이 나타나는 게 아니라 하얀색과 그라데이션 되며 분홍색이 나타나는 '투톤 튤립'이기 때문에, 다른 색감의 꽃들이 옆에 있어도 자연스럽게 어울립니다.


이 외에도 개화구 사이즈가 작기 때문에 모구 옆에 붙은 자구를 그대로 심어도 거기에서 또 한 송이의 튤립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점은 구근 비대를 잘 해도 다음해에 꽃을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네델란드에서 비공식적으로 발간한 튤립백서에 따르면 튤립 품종의 약 30%는 매해 꽃이 피고, 약 30%는 3~4년까지는 꽃이 피고, 약 30%는 그 해에만 꽃을 피운다고 해요.


일반인들에게 유출되지 않은 비공식 자료에 의한 내용이라 다이너스티가 여기에 해당하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제 경험은 물론 많은 가드너들의 경험과 기록을 봐도 다음해에 다이너스티가 꽃을 피웠다는 말은 없는 것으로 보아, 다이너스티를 매년 보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2. 홑잎 튤립 - 반 에이크 (van eijk)




두번째 추천 튤립은 반에이크라는 품종입니다.

키가 작으면서도 아주 단단한 줄기를 가진 튤립이죠.


처음 사진으로만 봤을 땐 빨간 색이라 망설여졌지만, 막상 키우니 너무도 청순하여 쏙 반하게 된 튤립입니다.



이 튤립은 꽃을 오무렸을 때 화형이 삼각형이 됩니다.

단색 튤립이라고 하기엔 색감이 옅어서 아이보리와 빨강의 투톤으로 보는게 맞을 것 같아요.


저 색감을 빨강으로 하는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미술에 재주가 없는지라 퉁 쳐서 빨강이라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저런 색감의 립스틱이 '코랄'이란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우는 걸 보면 빨강과 코랄 그 어디쯤이라 해야 맞을지도요.



튤립의 눈은 이렇게 노란색을 띄고 있습니다. 

다이너스티에 비해 색 대비가 심하지만, 다른 튤립에 비하면 이 정도도 양반입니다.

튤립의 눈의 면적이 너무 넓지 않다는 점도 한 몫 하지요.


이 튤립은 구근 유지도 잘 됩니다.

올해 꽃을 본 후 광합성을 잘 시키면, 내년에도 꽃을 볼 수 있을거예요.




3. 홑잎 튤립 - 미스틱 반 에이크 (mystic van eijk)



눈치 빠른 분들은 이름을 보고 알아채셨을거예요.

아, '반 에이크'라는 이름이 붙으면 다 키가 작구나 하구요.

맞습니다.  연분홍 미스틱 반에이크 말고도 오렌지 색의 '오렌지 반 에이크'도 키가 작습니다.

색만 다르지 형제라고 보면 돼요.

특징이나 성격은 반 에이크와 같습니다.

이쯤 되면 오렌지 반 에이크가 자긴 왜 뺐냐며 섭섭해 할 것 같습니다.



4. 겹잎 튤립 - 화이트 밸리 (white valley)


튤립도 '겹꽃'이 있습니다.

요즘 많은 홑잎 꽃들의 겹꽃 개량이 이뤄지고 있죠.

튤립도 예외는 아닙니다.


개인적으론 오리지널 품종을 좋아하는 편이라 홑잎 튤립을 좋아하지만, 이 화이트 밸리는 예외입니다.




크림톤의 꽃은 자칫하면 묻히기가 쉽습니다.

제가 키운 튤립 중엔 '안타르티카'라는 품종이 그랬지요.

주변에 워낙 강렬한 색감의 튤립이 많다보니, 하얀 페인트가 칠해진 저희집 베란다에선 클로킹 기술을 쓰기라도 한 것처럼 꽃이 잘 안 보였죠.


그런데 이 화이트 밸리는 예외입니다.

중간에 녹색 선이 들어가서 일까요, 아니면 쪽수(꽃잎)이 많아서일까요,

화이트밸리는 확실한 존재감이 있어서 정원을 아름답게 해줍니다.


미덕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이 꽃은 구근 유지가 잘 되고, 개화구 사이즈가 작기 때문에 설령 구근이 작아졌다고 하더라도 다음해에 꽃을 피울 확률이 높습니다. 

만약 노지에 심었다면 더 좋은 결과도 기대해볼수가 있지요.


작년에 저는 제가 가진 튤립 자구들을 모두 아이가 다니던 어린이집 앞 화단에 심었습니다. 사실 구근 크기가 그리 크지 않아 큰 기대는 없었지만, 꽤 많은 튤립들이 싹을 냈고, 그 중에 절반은 꽃을 피웠습니다.

 이 중 가장 의외였던 것은 화이트 밸리였습니다. 비록 꽃잎의 수는 줄어들었지만 원래가 겹꽃인지라 꽃잎이 줄었다고 꽃잎이 그리 빈약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화단에서 풍성함을 뽐내는 화이트 밸리를 보며, 나중에 정원이 있는 집에 살게 된다면, 마당엔 무조건 화이트 밸리를 가득 심어야겠다 생각을 하였지요.


실내에서도, 정원에서도 화이트 밸리는 꼭 심어야 합니다.




4, 5. 바이킹 ( viking), 플래시 포인트 ( flashpoint)


겹꽃은 꽃에 쏟는 영양분이 많기 때문에 자칫 개화를 하지 못하고 꽃이 시들수가 있습니다.

이를 블라스팅(blasting)이라고 하지요.

몇 개월의 기다림 끝에 꽃봉오리가 올라왔는데 꽃도 피우지 못하고 말라 버리면 그 허망함을 이루 말할 수 없답니다.

그래서 겹꽃 중에선 블라스팅이 적고 개화율이 높은 품종으로 바이킹과 플래시 포인트를 추천해봅니다.



특징적인 것은 이 두 튤립은 '다화성 튤립' 입니다.

보통 튤립은 하나의 구근에서 하나의 줄기가 올라와 하나의 꽃을 피웁니다.

그러나 이 다화성 튤립은 하나의 줄기에서 2개 이상의 꽃을 피웁니다.

겹꽃인데다 다화성이기까지 해서 이 두 튤립은 다른 튤립보다 훨씬 풍성하게 공간을 채워주지요.




개별적인 특징을 더 보면, 플래시 포인트의 경우 잎의 색감이 다른 튤립과 다릅니다.

튤립 중엔 이렇게 잎의 색감이나 무늬 등이 다른 품종들도 있습니다.

플래시 포인트의 경우 잎 가장자리고 하얀 색감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싹이 막 났을때부터 막 개화할 때까지 정말 유니크하며 멋집니다.



그러나 막상 꽃이 피기 시작하면 희끄무레한 형광 핑크로 물들어갑니다.

튤립의 눈의 색은 연노랑입니다. 겹꽃이다보니 튤립의 눈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플래시 포인트와 다르게 바이킹은 새싹일때부터 꽃봉오리때까진 별볼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꽃잎에 색이 짙어지기 시작하면서 반전 매력이 드러납니다.

선명한 빨강색은 겹꽃의 장점을 배가시키며 확실한 존재감을 자랑합니다.




튤립의 눈의 색깔은 노랑입니다.

만개할 때 보면 얼핏 보면 반에이크와 닮았습니다.


보통 홑잎 튤립은 햇빛을 받아 만개하면 접시 같은 모양이라 좀 이상해 보일 때도 있는데, 겹꽃 튤립은 만개해도 그 안을 채우는 풍성한 꽃잎이 있어서 그런지 보기에 꽤 괜찮습니다.

홑잎, 곁잎, 모두 존재의 의의가 있겠지요.




# 실내가드닝에 추천하는 히아신스 품종 1가지.




연분홍의 사랑스러운 히아신스, 폰단트입니다.

연분홍 꽃잎 가운데엔 짙은 자주색의 선이 있지요.


수입된 1년차에는 개화시 자주색 선이 처음엔 선명하게 안 나타나다가 시들어 갈 즈음에 나타나는데, 2년차부터는 처음부터 자주색 선이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제가 이 품종을 추천하는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에서입니다.

히아신스는 튤립처럼 우리나라에서 구근 유지 및 구근비대가 어려운 식물입니다.

그래서 한 해에만 꽃을 본다고 하여 '소모성 구근'이라고 불리운 적도 있었죠.


지금은 구근의 특성을 바탕으로 온도관리나 영양 관리를 해주어 예전보단 구근유지를 잘 시키지만, 예전에는 그 해 보고 다음에게 꽃을 보는게 참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이 폰단트의 경우에는 다른 히아신스보단 다음해에 꽃을 볼 확률이 높았어요.

왜냐면 폰단트는 개화구의 사이즈가 작았기 때문이죠.


다른 히아신스가 구근이 달걀 정도는 되어야 다음해 꽃을 피운다면, 폰단트는 마늘 정도만 되어도 다음해에 꽃을 피웠어요.

기왕이면 한 해 꽃을 보는 것보단 그 다음해, 그 다음해까지도 꽃을 보는게 좋지요.

그게 제가 폰단트를 추천하는 이유입니다.



호박씨만해진 자구를 매해 심었더니 4년만에 이런 꽃을 피웠습니다.


다만 이런 폰단트도 단점이 있습니다.




적은 양분으로도 꽃을 피우다보니, 시판되는 일반 사이즈의 구근에서는 2개 이상의 꽃을 피워버린다는 것입니다.


"한 번에 여러개의 꽃대가 나오면 좋은게 아니야?" 라고 생각하실수도 있지만 실내가드닝에선 이게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실내 베란다는 온도가 높고 햇빛은 부족하기 때문에 히아신드의 꽃대가 단단하게 올라오지 않습니다.

줄기를 잘라보면 단면은 마치 스폰지 같지요.


두껍기는 하나 무른 줄기를 가졌기에 꽃이 피고 있는 중에 밑에서 새로운 꽃대가 올라오면, 먼저 핀 꽃대는 기울어지고 맙니다.  



기울어진 꽃대를 잘라 꽃병에 꽂으면 되는게 아니냐 하겠지만,



꽃병에 꽂는다고 줄기가 강해지는 것은 아니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줄기는 꼬부라지고, 꽃은 바닥을 향해 고개를 숙입니다.


부케나 꽃다발처럼 일시적으로 꽃다발로 만드는 건 가능하지만 꽃병에 꽂는 용도로로는 쓰기 어려운 것이 히아신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구근에서 여러개의 꽃대가 올라오는 것은 썩 반갑지 않습니다.

다음 꽃대를 위해 먼저 올라온 꽃대를 계속 잘라줘야 하는데, 다음 차례가 될 수록 꽃송이가 빈약해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제 개인적으로는 폰단트 구근을 구입할 때는 구입 가능한 가장 작은 사이즈를 사기를 추천합니다.

히아신스의 경우엔 구근 사이즈별로 가격이 상이하니, 폰단트는 가장 작고 가장 저렴한 구근으로 사보세요.



# 실내가드닝에 추천하는 수선화 품종 1가지.


제가 추천하는  수선화는 대왕 수선화입니다.

품종 이름은 다양합니다. 메리에케, 옐로우 트럼펫, 킹 알프레드, 그 외에 꽃집에서 파는 이름 모를 모종도 있습니다.

꽃송이가 큰 노란색의 수선화, 그것을 저는 추천합니다.



사진으로 보면 다 그게 그거 같죠?

하지만 실제로 보면 크기에 따른 아우라가 다릅니다.

거거익선이 매사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샛노란 수선화는 거거익선입니다.



조금만 잘라서 묶어도 금방 풍성한 부케가 완성되고,



다양한 색감의 추식구근이 자라는 베란다에서도 금방 존재감을 뽐냅니다.


수선화의 경우엔 꽃잎과 화관을 구분해서 각각의 색, 모양, 길이, 피는 각도에 따라 이름이 나뉩니다.

그래서 다양한 품종 만큼이나 다양한 모양과 색을 뽐내는 튤립과 달리, 수선화는 그게 그거 같은데 참 다양한 품종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앞서 말한 대왕 수선화 품종도 자세히는 조금씩의 차이가 있을거예요.

그러나 제가 실내에서 키워봤을 땐 꽃의 크기나 길이, 구근에서 올라오는 꽃대의 차이 등이 크지 않았어요.

오히려 모르고 보면 그저 단 하나의 품종 같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대왕수선화를 키우고 싶은 분들은 이들 품종 중 아무거나, 싸고 많이 주는 거로 사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대왕 수선화를 더 거대하게 꽃 피우는 팁을 드리자면, 큰 화분에 심어주세요.

여러 구근과 섞어서 심어도 괜찮습니다.

뿌리가 조금 뒤엉켜도 상관없으니, 넓고 깊은 화분에  심으면 원래보다 더 큰 모습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만약 화분이 도자기 화분이라면 보다 오래 꽃을 감상할 수 있을 거예요.




# 다음주 포스팅 예고

다음주에는 튤립 구입 요령과 팁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추식구근은 원하는 품종을 원하는 수량만큼 살 수 있는 상품이 아닙니다.

따라서 구근을 구입하기 전에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판매처의 판매 정책에 대한 소개와 '예약 구매'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다뤄보겠습니다.

그 사이에 브런치나 유튜브 채널 <엄마의 가드닝>에서 추식구근과 관련하여 공유할 만한 질문이 들어오면 그에 대한 답변도 실어보겠습니다.


* <엄마의 가드닝>의 본 포스팅은 튤립을 심기 전부터 수확한 후 까지, 가을, 겨울, 봄, 여름의 기록을 담을 생각입니다.

식물 중에서도 추식구근의 이야기만 심도있게 담으려고 하니, 그 외의 질문사항은 유튜브 개정으로 질문 바라며, 본 포스팅은 순수 창작물이니 비판과 조언은 겸허히 귀담아 듣겠으나, 불펌에는 강력 대응을 할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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