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로 귀국하면서

비행기에서 질질 짜면서 쓴 글...

by 김태은

드디어 3개월의 여정이 끝났고, 한국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무려 몇개월 사이만에 말도 못 하시고 숨도 스스로 못 쉬시는 할머니도 뵙고 왔다. 중간에 시간도 쪼개서 일본 여행도 다녀오고 처음으로 내가 힘들게 번 돈으로, 부모님에게 잔소리 없이 쓰고 싶은 만큼 써봤다. 내 사정으론 흥청망청 쓴 돈이겠지만 그래도 나름 만족하는 소비였다. 돈을 쓰다보니 진짜 욕심은 끝도 없다는 걸 느꼈다.


체코에서 3개월동안 번 돈은 내 나이에 쉽게 벌 수 있는 돈이 아니기에 그 가치가 거품같이 느껴졌다.

이 돈이 이제 이번해 나에게 풍족하진 않더라도 충분하길 바란다.


일에서도 많은 걸 느꼈다. 남초 사회는 예상했던 것보딘 힘들진 않았다. 날 딸, 조카, 동생처럼 생각하며 책임? 이상으로 잘 챙겨주셨다. 실수를 저질러도 잠깐 있는, 가르칠 것도 안 되어서 그런 진 모르겠지만 뭐라고 안 하시고, 내가 배우고 이해하려고 해서 잘 넘어가주신 듯하다.


종종 기댈 곳이 없고 친구도 없어서 힘들었었다. 중간에 뵈었던 투어가이드분도 필요 이상으로 체코에 대해서 설명해주셨다. 다들 너무 감사드린다.


엄마에게 힘들면 전화하며 울었었는데 그게 엄마에겐 많이 속상했나보다, 같이 밥 먹다가 엄마가 갑자기 그 이야기를 꺼내면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있다. 한국 사회에서 나름 어떻게 해야하는지, 부모님껜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려주시고, 난 어린 마음에 부모님 연락만 기다렸지만 그들도 날 걱정하고 생각하고 기다렸단 걸 알게 되었다.


이 경험으로 나도 내 친구, 아랫사람, 윗사람 관계없이 최대한 모두에게 꼭 도움을 주어 이들도 그 기억으로 남들을 도울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살아가고 싶다.


한국에서 바깥 음식이 먹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비록 작은오빠는 없지만 다시 모인 우리 가족이 너무 애틋하고 모두 행복하고 건강했으면 하는 마음 뿐이였다. 나에겐 진수성찬이고 반찬 하나하나 엄마의 손길이 닿은 소중한 음식을 먹으며 공허하고 외로웠던 날 채우는 듯 했다.


나에게도 말은 하지 않아도 그들만의 방식으로 날 걱정해주고 사랑해주는게 느껴졌다. 가족을 위해 타지에서 헌신한 아빠도 너무 고맙고, 우리들의 빈자리가 많이 컸을텐데 그 아픔이 얼마나 엄마에게 컸을지는 상상도 가지 않는다. 오빠들도 나름 그들만의 힘든 여정을 헤쳐가고 있고 나도 보답이나 의무적인 되갚음보단 그만 이제 행복하고 건강하자의 마음으로 성공해서 부족함 없이 우리 가족이 무탈히 지내면 좋겠다.


내게 걱정이 되는 점이 하나 있다. 난 지금도 너무 잘하고 있다. 이제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고, 멘토, 과대, 인턴까지 하며 열심히 살고 있다. 근데 지금 이 내가 제일 빛나는 순간이 아니면 좋겠다. 욕심일까도 싶다. 항상 오를수만은 없는 거니까… 쭉 나아가고 싶다. 넘어져도 다시 딛고 일어날 수 있으면 좋겠다. 어둠을 헤쳐나간다고 해도, 항상 해왔던 것처럼 내가 할 수 있는데까지 나아가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할아버지의 임종 소식을 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