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의도

내가 이러한 감정을 느끼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by 김태은

일반, 정상의 기준이 뭘까?

모든 사람들은 다르지만, 남을 볼게 아니라 날 중심으로,

비교하지 않고, 나만 열심히 하면 되는 거 잘 안다.


알지만 내가 이런 생각이 드는 건,

나랑 다른 배경에서, 흔히 말하는 더 부유한 집안의 친구들을 많이 만난다.

아무래도 유학생활을 하다 보면 그러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난 부족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또 넘쳐나게 부유한 집안에서는 자라지 않았다.

난 나름대로 살면서 있는 사랑과 집안의 자원을 다 받으면서 자라서 행복하게 자라고 있다.

난 행복하다. 감사하고 만족한다. 이보다 더 바라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지금 당장 해줄 수 있는 게 없기에 아쉬울 정도이다.


주변에 그런 친구들을 만나다 보면, 그들의 씀씀이와 사고방식이 달라서 가끔 우리들의 차이점을 느낀다.

물론 그게 다른거지, 틀리고 이상하다고 느끼진 않는다.

그들은 이렇게 내가 느끼는 걸 모르겠지만,

사실 그들만의 고민이 또 있고 사정이 있겠지만...


그래도 괜히. 정말 할 필요 없고, 도움 안 되는 스쳐가는 생각이지만

내가 좀 부족한가? 내가 남들에 비해서 많이 검소한가? 싶다.

일반적인 유학생은 나 같지 않은 것 같고...

사실 일반/정상적인 유학생을 정의하는 것도 웃긴 거긴 한데.

나와 그들의 다른 점이 느껴지면서 괜히 소속감과 편안함을 느끼려고?

날 어느 카테고리에 묶고 싶어서 그런가 싶다.


또 내 친구들의 부모님은 사업을 하고,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위치에서 친구들은 유학 보냈지만,

내 부모님은 힘들게 안정적인 직업이 없이 일하면서 날 유학을 보내셨는데

그 부분이 조금 슬프다…


뭔 감정인지 잘 모르겠다.


평소에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가끔 집안 배경의 차이점을 볼 때 느끼는 점이랄까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의 의도를 잘 모르겠다.

질투인가, 동경인가, 남들보다 더 열심히 살아가야 하는 이유인가,

내가 건강한 생각을 하고 있지 않기에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를 나타내나?




한 네 시간 전에 위의 글을 적었다.


이 뒤에 생각 정리가 좀 되었고,

그나마 내가 내린 결론을 풀고자 한다.


유학 생활을 하면서 주변에는 부유한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 부모님이 경제적으로 안정적이시다. 사업을 한다던가, 기업을 물려받는 집안이라던가.

내 부모님은 나이도 있으시고, 모아놓으신 자산도 많이 없으시고,

그나마 있으신 거로 내 유학을 위해 쓰신다.


직업에 귀천은 없다고 믿지만, 쿠팡 알바 같은 몸이 고된 일을 하시고

그렇게까지 일 하시는 게 너무 마음도 아프고, 미안하고 속상하다.


하지만 내 부모님은 나름대로 진짜 죽을 정도로 힘들게 사시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나름대로 건강하시고, 일까지 하시는 거니까

뭐라 표현을 해야 할지.. 정신? 은 건강 하신 거다...


그렇게 열심히 하시는데

내가 그거 가지고 속상하다고 느끼는 게 좀 어쭙잖다고 느꼈다.

내가 뭐라고 부모님에게 동정심을 느끼며

나름 잘 열심히 사시는데

괜히 내가 내 친구들 부모님이랑 빗대어 보니까 속상하고 그런 거지...


뭔가 그냥 그렇게 느꼈다.

물론 부모님은 나에게 이런 감정과 생각이 들었다고 원망하실 분들은 아닐 거라고 안다.

이런 점을 느낀 날 오히려 품어주셨으면 품어주셨지...


그래서 나도 필요 없는 슬픔은 갖지 않고 열심히 할 일을 하려고 한다.

필요 이상의 걱정이고 동정이었다.

내가 굳이 느끼지 않아도 되었던 감정이었던 거다.


약간 "아프리카 아이들이 불쌍하다고 깨끗한 물도 옷도 제대로 못 갖춘다"(물론 옛날 말이고 지금은 또 다르겠지만)라고 생각하는데,

나름 그 아이들은 행복하게 잘 지내고, 사실은 내가 문제로 보는 게 그들에겐 문제가 아니고,

그 친구들은 본인들만의 싸움을 하고 있으니 뭔가 내가 오지랖을 부리면서까지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감정의 의도'라는 말이 멋있어서 제목을 했었는데,

너무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감정이고 생각이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도 무엇을 경험하고 있던,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천천히 시간을 갖고 생각하고 감정을 정리해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난 주어진 환경에 만족하고 감사하다. 이렇게 내가 남들과 비교하고 (충분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나) 이런저런 생각을 해도, 딱히 편견이나 열등감 같은 가치 없는 생각은 하려고 하지 않는다.

어떤 것이던, 존중하고 존중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진에 보인 술은 오늘 마신 것은 아니다. 예뻐 보여서 올린 것이고, 별 의미는 없다.

글을 읽어주어서 고맙습니다. 속 내를 털어놓는 편이 아니기에, 이렇게라도 날 알아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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