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생일

이미 지났지만 그때 적었던 글

by 김태은


음력 달력을 따르는 엄마의 생일을 카카오톡을 통해 접했다. 생일은 언제인지 알지만, 만약 이 기능이 없었다면 난 모르지 않았을까…


새벽에 생일인 것을 보고 이제 막 카카오 계좌도 만들고 선물 기능도 생긴 내가 엄마 선물을 뭘 주면 좋을까 친구랑 고민을 했다. 한우가 좋을까, 과일 세트가 좋을까, 아니면 홈마카세? 평소에 의도치 않게 검소한 우리 가족이고, 엄마가 어떤 선물을 제일 좋아할지 몰라서 아직까지도 고민이다!


엄마한테 생일 축하한다고 문자를 보내고, 아빠는 나에게 엄마 생일이라고 케이크에 촛불이 꽂아져 있고 그 앞에 웃음을 짓는 엄마의 사진을 보냈다. 아빠가 한우로 미역국 끓여줬다고 자랑하고 좋아했던 엄마다. 괜히 그 웃음을 보니 미안했다. 몇 번의 엄마의 생일에 있었던 우리의 부재와 이렇게 사소한 거로 기뻐하는 엄마인데, 정작 나는 호주에서 있었던 동안에 엄마한테 생일 축하했다고 한 적이 내 열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것 같아서 괜히, 또 괜히 미안했다.


난 어린 마음에, 새로운 나라와 환경에서 적응하는 바람에 엄마의 연락을 기다렸다. 왜 항상 작은 오빠를 걱정하는 말로만 나에게 연락이 왔는지 엄마에게 서운했었다. 엄마가 보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후에는 들지 않았었다. 그냥 우리 가족이 소통도 없고 원래 그래왔기에 우린 남들보다 좀 다른 형태의 가족이니 싶었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고, 자식 다른 나라로 오랫동안 보낸 것도 처음이고, 다 처음이었을 텐데. 다섯이 지내던 집에서 갑자기 혼자가 되고 둘이 되고 하니 외롭고 공허했던 것도 처음이었을 텐데. 간사하게도 난 자기 연민에 빠져 거기까지 미쳐 생각을 못 했었다. 나는 지금 사랑과 관심을 받아야 하고, 부모는 항상 날 위해 뭔갈 줘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괜히 엄마의 사진을 보고 많은 감정이 들었다! 우린 사랑하고, 고마워하고, 배려만 하기에도 시간이 아깝다. 그만 미안하고, 속상하고, 연민해도 괜찮다. 과거엔 우리가 어땠는지 돌아볼 필요는 없다. 지금부터라도 가족에게 잘해주고, 사랑하기에 시간도 부족하다. 굳이 이야기하지도 않는다. 서로 힘든 시기였기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엄마의 생일 선물로는 치킨세트 기프티콘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보냈다. 인증샷과 함께 보낸 엄마의 웃음을 보고 정말 오랜만에 순수하게 행복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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