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음악은 정서를 넘어 신체재활까지

by 이미영

교회에서 운영하는 어르신모임에서 3년 정도 교사로 섬긴 적이 있다. 지하철 타고 2시간 가까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모임에 빠지지 않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몸 한쪽이 마비되신 상태에서도 웃는 얼굴을 잃지 않으신채 오히려 자신들이 이렇게 매주 올 곳이 있고 함께 할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고 하셨다. 90살이 넘었어도 신체가 건강하신 어르신은 70살 정도의 편마비가 와서 거동이 불편한 분들을 자리도 챙겨주고 음료수도 떠다주곤 하셨다. 나이를 떠나 서로 돕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또한 말그대로 꼬부랑 할머니가 한분 계셨다. 허리가 기역자로 꺽이시고 몸은 그야말로 새털처럼 가벼운 분이셨다. 허리에 복대를 칭칭 감고 요양보호사와 함께 오곤 하셨다. 항상 손이 얼음처럼 차가웠다. 그래도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으셨다. 한학기동안 몇 번 나오지 못할 정도로 몸이 약하셔서 한번 오실때는 그야말로 아이처럼 좋아하셨다. 모임별로 퀴즈나 게임을 할때면 그렇게 좋아하셨다. 따듯한 말한마디, 웃음 한번, 함께 부르는 노래가 할머니에게는 어떤 약보다도 나았으리라.

어르신 한분 한분이 그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모임에 오시는 이유는 뭐였을까? 인격적 만남, 소통이 아니었나 싶다. 뒷방 늙은이 취급을 받으며 아무짝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소외감, 우울감에 휩싸였을지도 모른다. 마비된 몸을 이끌고 꾸준히 모임에 오고가는 것이 신체활동에도 도움이 되고 함께 모여 웃고 떠들고하면서 정서적으로 힘을 얻는 것이 큰 이유가 되었으리라. 인간을 관계의 동물이라고 하는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와이랜부인 이야기를 통해 다시 깨달았다. 병원에서 혼수상태나 마비상태에 있는 환자도 방문객의 이야기를 분명하게 이해한다고 한다. 그럴 때 마치 그 환자가 없는 것처럼 대화를 나누며 지지와 희망, 격려는 고사하고 오히려 고통을 증가시키지는 말아야 겠다는 것을 말이다. 투명인간취급을 하는 것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 임종을 앞둔 환자도 포함해서 - 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말한마디에 상처도 받고 힘도 얻는 것이 인간 아닌가! 이왕이면 서로에게 엔돌핀이 되고 비타민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학령기 뇌성마비 아동의 경우 기능의 훈련에 음악을 적용하여 기능적 향상과 심리정서적 기능에 긍정적 혜택을 가져온다는 김보연, 여명선, 김수지(2019)의 연구를 통해 교육현장에서 폭넒은 음악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아동의 재활동기와 기능의 향상을 동시에 유도함을 깨닫게 기회가 되었다. MIDI 건반을 활용한 치료적 악기연주가 뇌졸중 편마비 노인환자의 손기능에 미치는 영향(신미희, 강경선, 2016)연구에서 치료적 악기연주를 통해 손기능 및 상지 움직임의 변화를 측정뿐만 아니라 정서적 만족감까지 동반되는 것을 보았다. 음악이 신체재활을 너머 동기부여와 정서변화까지 가져온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음악과 함께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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