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고단한 간병생활중의 쉼 같은 음악

-용인 샘물 호스피스

by 이미영

용인 샘물 호스피스는 매일 아침, 저녁 예배를 드린다. 찬양시간이 어마어마하다. 침대째 예배당으로 나온 호스피스환자와 간병인도 쉽게 볼 수 있다. 누워서 찬양을 부르고 손을 흔든다. 환한 미소와 함께. 죽을 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사람의 미소라고 보기에는 너무 밝다. 물론 웃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눈물, 콧물 흘려가며 우는 사람도 있다. 찬양 가사 하나하나가 내 이야기인 것 같다며 꺼이 꺼이 울기도 한다. 호스피스의 무거운 분위기를 해소하는 찬양의 시간은 없어서는 안된다. 직접 예배 장소로 나오지 못하는 환자들은 병실에서 텔레비전으로 시청하신다. 음악이 근육이완과 부정적 감정 해소, 상호작용, 공감, 정서적지지의 역할을 한다. 그런 면에서 호스피스보다 음악의 필요성이 많은 곳도 없을 것이다.

병 유무를 떠나 한국인의 음악사랑은 막을 수가 없다. 이 위중한 코로나사태에서도 ‘코인노래방’ 감염이 심심찮게 들리지 않는가! 젊으나 늙으나 가슴속에 쌓인 한을, 분노를 털어내어야 또 살 힘을 얻는 것이리라. 호스피스는 온전히 죽음을 앞둔 환자중심으로 돌아간다. 간병인들은 자기의 욕구를 드러내는데 있어 죄책감을 느끼기 일쑤다. 하기야 죽음 앞에서 그 어떤 것이 귀중하겠는가 말이다. 중환자를 돌보는 간병인도 마찬가지다. 언제 위급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는 중환자를 두고 간병인의 감정해소에 신경을 쓰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시댁 부모님들께서 중환자실에 계실 때였다. 공교롭게도 신종플루, 메르스 상황이었다. 열체크하고 마스크 쓰고, 서로 의사표시를 하기도 수월하지 않았다. 그때는 아이들도 어릴때라 신종플루 주사를 맞힌 후 중환자실로 잠깐 데려 오기도 했었다. 주로 아이들은 핸드폰 영상을 찍어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노래를 들려드리곤 했었다. 병상에서 환하게 웃으시던 모습을 아직도 잊을수가 없다. 우리 교재에서도 음악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환자의 모습을 영상으로 남겨놓으라고 조언하고 있다. 완전 공감이 된다.

<중환자 보호자의 불안 감소를 위한 단회기 노래중심 음악치료 적용 예비연구(정유선, 나성원, 2019)>에서 중환자 보호자의 심리정서적 특성을 바탕으로 노래중심 음악치료를 구성하고 적용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공감적 음악치료 프로그램이 호스피스 보호자들의 정서변화와 프로그램 필요인식에 미치는 영향(김정운, 김경숙, 2019)>에서 부정감정을 더 많이 표현함으로 불안감을 감소해가며 보호자 집단간에 라포와 동맹이 형성되어 더 깊은 내면의 이야기가 표출되고 정서적 공유가 일어나 공감의 경험이 촉진됨을 볼 수 있었다. 보호자들의 음악프로그램은 나혼자만 겪는 고통이 아니라는 것에서 비롯된 공감과 위로는 환자의 사후에 사별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에도 거부감없이 참여하여 애도의 기간을 잘 보낼 수 있도록 돕는다. 부록에 나오는 점진적 근육이완기법을 실제로 해보니 음악없이도 긴장을 푸는데 도움이 되었다. 나도 이런데 하물며 고단한 호스피스 간병생활 중에 잠깐의 쉼이 얼마나 큰 힘이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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