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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틔우머 Nov 13. 2022

황야를 향해 떠나는 모든 이들, 그대들을 응원한다.

'진정한 나로 살아갈 용기'를 읽고

저는 카멜레온 같은 사람입니다.


진부하게도, 취업 면접 시 장점을 물어보는 질문에 대한 내 답변이었다.

카멜레온이 환경에 따라 색을 바꾸듯, 언제 어디서든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빠른 적응력'은 여러 지역으로 이사를 다녔던 덕에 얻은 장점이었다.

사실 '적응'하는 것은 꽤 쉬웠다. 그저 튀지 않으면 됐다.

그 지역, 학교, 친구들 사이에서 튀지만 않으면 그 일원으로 받아주었다. 그러려면 나를 죽여야 했다. 

무색무취의 인간. 그것이 나의 학창 시절을 대표하는 이미지였다.


어디서든 빠르게 '적응'하려고 노력했는데 누군가에게 '소속'되어 있다는 느낌은 단 한 번도 받지 못했다.

불안했다. 그들과 의견이 맞지 않으면 혹시 버림 당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했다.

그리고 외로웠다. 난 어딘가에 속할 수 있는 사람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엔 나와 같은 사람들만 있진 않았다. 의견 충돌이 있을 때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피력하는 사람들을 마주할 때면 불편했다. '저 사람은 왜 튀려고 하지? 좋게 좋게 넘어가면 될 것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불편했던 마음 이면에는 '남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는 그들에 대한 부러움이 있었다. 그리고 그 부러움 안에는 '나도 내 의견을 당당히 말하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게 있었다.


'진정한 나로 살아갈 용기 (Braving the Wilderness)'를 읽고 나니 이제야 깨달았다.

그들도 불안하고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에게 속하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내가 나에게 속한다는 것.


내가 나에게 속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진정한 소속감이란 우리 마음 속에 있다. 일단 우리가 철저하게 자신에게 속하고 자기 자신을 완전히 믿으면 진정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 우리 자신에게 속한다는 말은 홀로 서야 한다는 뜻이다. 불확실성과 취약성, 비판이라는 황야에 용감히 맞서야 한다는 뜻이다.


'나 자신'에게 속한다는 것은 '홀로 서기'를 뜻한다. 외부에 의존하려 하지 않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나다워질 수 있는 용기', '홀로 설 용기'를 낼 때 비로소 '나 자신'에게 속하고 진정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여기서 저자는 '진정한 소속감'이 자기 자신을 ‘바꾸길’ 요구하지 않으며, 그저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길’ 요구한다고 한다. 더 이상 사회나 타인이 말하는 대로 순응하지 않고 내가 내린 선택과 결정에 책임을 지고 꿋꿋이 나아가는 것이다.


영화 '헬프'의 출연 배우인 '비올라 데이비스'는 책 속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투명해지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남이 말하는 단점과 비난을 인정하지 않을 겁니다. 남들이 하는 말에 괴로워하지 않을 거예요. (...) 우리가 모두 자기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사람이 숨을 쉬어야 하듯이 우리가 모두 당당히 나서고 존중받아야 해요.

그녀는 자신의 두려움과 고통을 이겨내고 그녀 자체로 황야가 '된' 사람이다. 그녀는 모두가 자기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하되,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떻게 해야 황야를 헤쳐나가면서 다른 사람들까지 존중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이 등을 강건하게 하는 대신 약한 척추를 보호하고 있는 가슴을 방어하려고 한다. (,,,) 만약 우리가 등 근육을 단련하고 유연하면서도 튼튼한 척추를 발달시킨다면 온화한 가슴을 과감하게 내보일 수 있다. 어떻게 하면 강건한 등과 온화한 가슴을 두루 갖춘 동정심으로 관심을 주고받으며, 두려움을 지나 진정한 다정함에 이를 수 있을까? 나는 우리가 정말로 솔직할 수 있어서 세상을 분명하게 보고 세상이 우리를 들여다볼 때 이런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믿는다. - 로시 조앤 핼리펙스


황야를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각자의 두려움 때문에 서로를 비난하고 증오할 수 있다. 

그럴 때일수록 저자는 '강건한 등'과 '온화한 가슴', '용맹한 심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강건한 등

황야에 홀로 서거나 다른 사람과 함께 서려면 무엇보다도 ‘신뢰’가 필요하다. 이 신뢰는 강건한 등을 말한다.

강건한 등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 저자는 아래 7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남의 마음에 들겠다는 생각과 남을 실망하게 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버려라

진심을 말하는 법과 진심을 담는 법을 배워라. 그러나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마라.

스스로 나서고 해명하고 책임을 지며 잘못했을 때 제대로 된 사과를 해라. 그러나 지나친 책망은 그만두고 수치심에 휩싸이지 마라.

비밀을 지키고 공유할 정보와 그러지 말아야 할 정보를 구분하라.

불편하고 힘들 때라도 자신의 가치관을 실천하라. 편안함보다는 용기를 선택하라.

도움을 주고받는 법을 배워라

남에게 관대하라. 그러나 괜찮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솔직하고 명확하게 공개하라


#온화한 가슴

온화하고 열린 가슴은 취약성을 드러내고 나 자신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용기를 의미한다.


#용맹한 심장

용맹한 심장은 강하면서도 부드럽고, 신나면서도 두려워하며, 용감하면서도 겁내는 능력을 의미한다. 동시에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고난에 주의를 기울이되 기쁨의 순간을 연마하는 긴장감도 버틸 수 있다.

이처럼 '용맹한 심장'은 역설적인 것 투성이지만 세상이 돌아가는 일들이나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하루하루 충실히 살아가는 태도를 말한다. 

그리고 누군가 '넌 할 수 없어. 황야를 견뎌낼 수 없어'라고 할 때, '내가 황야 그 자체'임을 아는 것 또한 용맹한 심장이라고 한다.



황야를 향해 한 발자국 나아가는 모든 이들을 응원하며..


이젠 '카멜레온'이 아닌 '황야'를 향해 떠나는 모든 이들에게,,

그 과정이 비록 험난하고 힘들겠지만 어딘가에 저처럼 함께 나아가는 사람들이 있음을 기억해주세요.

우리 각자 목소리를 당당히 내되, 따스한 다정함으로 서로를 존중해주길 바래요. 

황야의 중심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어디에도,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다고 깨달을 때 비로소 자유로워집니다. 그럴 때 어디에나 속한다고 느끼죠. 비싼 값을 치러야 하지만 커다란 보상을 얻게 됩니다. - 마야 안젤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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