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철학정원

소통 과부하 사회에서 ‘나’를 지키는 방법

뉴필로소퍼, Vol.1. 너무 많은 접속의 시대, 소셜딜레마

by 틔우머

EP 02.

Editor. 밤바다


‘메시지가 *건 왔습니다’, ‘***가 좋아요를 눌렀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SNS 알림, 메일, 광고들로 인해 핸드폰은 쉴 틈이 없다.

이제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누군가와 연락이 닿을 수 있게 되었고, 빨리 응답해야 하는 일은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다.


그뿐이랴, IT 기술의 발달로 삶이 편해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우리를 소셜미디어에 중독되게 만들어버렸다.

뭐가 진실인지 알 수 없는 가짜 뉴스와 흘러넘치는 정보의 파도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허우적거리고 있다.


우리에게 핸드폰은 없으면 불안하고, 있으면 피곤한 존재가 돼버린 것이다.

소통 과부하가 당연시된 사회에서 우리는 어떻게 스스로를 지키며 살아갈 수 있을까?

책 ‘뉴필로소퍼 Vol1’과 다큐 ‘소셜 딜레마’를 보고 디지털 시대의 ‘소통’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Index]

뉴스와 정보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힘

서비스 이용의 대가로 팔리는 우리의 주의력

소셜미디어를 통해 타인과의 연결을 추구하는 이유

나 자신이 될 수 있는 ‘침묵’의 가치



Q1. 책 ‘뉴필로소퍼, Vol.1. 너무 많은 접속의 시대’과 다큐 ‘소셜딜레마’ 어떠셨어요?


마고 : ‘뉴필로소퍼’가 하나의 글에 다양한 이론이나 생각들이 담겨 있잖아요. 그래서 ‘뉴필로소퍼’를 활용하려면 생각을 많이 해야 되는구나를 느꼈어요. 그래서 책을 읽고 토론하기에 좋은 책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소셜 딜레마’는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광고주에게 우리의 주의력과 관심을 판매되고 있었다는 개념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소름이 돋았어요. '소셜 딜레마'에서 ‘디스토피아라 하지만 유토피아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 나와요. 그동안 이중적인 상황에 대해서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스마트폰이 있기 전과 후의 삶의 모습이 많이 바뀐 것 같다는 자각이 들었어요.


가련화 :책과 다큐멘터리에서 연결되는 내용들이 많아서 재밌었어요. 책 ‘사회성이 고민입니다’에서 페이스북에 좋아요를 누르면 알고리즘을 통해 내 성향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맞춤형 정보를 제공받는다고 해요. 저자는 만일 나와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의 일상을 보고 싶다면, 공감하지 않는 글에도 ‘좋아요’를 억지로 눌러야 한다며 SNS가 제공하는 정보 필터링에 대한 무서움을 알려줬어요. 당시에도 무섭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소셜딜레마’에서 실제로 구글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얘기를 하니까 위험성과 경각심이 더 많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리고 제일 무서웠던 장면은 같은 단어를 검색을 해도 구글이 그 사람의 사회적 위치랑 선호도에 따라서 알려주는 답이 다르다는 것이 가장 충격적이었어요. 구글은 검색하는 곳이고 뭐든 찾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또한 내가 이 체제 안에 들어가 있다는 게 충격적이었어요. 그래서 앞으로 검색할 때 스스로도 많이 필터링에 대해 대응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굉장히 유익한 다큐멘터리였어요.


밤바다 : ‘뉴필로소퍼’에 소통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어서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았어요. 저 또한 '소셜딜레마'를 보면서 개인 정보 위치에 따라서 구글 검색 결과가 다르게 나온다는 것을 처음 알았어요. 어디에서 검색해도 당연히 같은 검색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놀랐어요. 그리고 그런 경험 있지 않으세요? 어떤 사이트에서 쇼핑을 하려고 검색한 아이템이 다른 플랫폼에서 똑같이 뜨는 경우요. 소셜미디어가 나를 감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거든요. 소셜딜레마를 보고 난 후에 앞으로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더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상기록가 : ‘뉴필로소퍼’를 읽으며 평소에 생각했던 것과 맞닿은 지점도 있었고 생각을 새롭게 끌어올려 주는 점도 있었어요. 깊이가 깊은 책인 것 같아요. '소셜딜레마'는 2년 전에 처음 봤었는데, 빅테크 기술들이 사람들을 최대한 많이 머무르게 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이 충격적이었어요. 예를 들어, G메일이 단순히 이메일 서비스를 파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과 그 관심이 자원이라는 점에서 놀랐어요. 유튜브를 클릭하면 처음 나오는 세 개의 영상이 본인의 최고의 관심사가 나온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요. 유튜브가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라 뇌의 어떤 생물학적 구조를 이용해서 계속 중독되게끔 하는 점이 진짜 무서운 거구나라는 거를 많이 느꼈어요. ‘침묵이 미덕’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 자체에서 한 사람의 의지를 넘는 게 있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끊임없는 싸움인 것 같아요.



[뉴스와 정보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힘]


Q2. 좋은 뉴스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정보를 ‘믿게’ 만드는 힘은 언론이 만든 것일까요? 대중의 선택일까요?

good news.jpg Photo by Jon Tyson on Unsplash

가련화 : 책에서 ‘참사, 살인, 재해 등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사람들의 의식에 오래 머무는 정보가 ‘좋은’ 뉴스라면, 본성, 선의, 윤리 같은 주제를 담고 있는 것은 ‘나쁜’ 뉴스이거나 새로울 것 없는 정보다'라고 말해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좋은 뉴스의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했어요. 최근 SNS에 카드 뉴스가 많이 배포되잖아요. ‘뉴스’라는 타이틀이 생기다 보니 옳은 정보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정보를 믿게 만드는 힘이 대중들이 카드 뉴스를 보고 좋은 정보라고 판단하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언론이 ‘이런 뉴스는 믿어주세요’와 같이 포장을 해서 믿게 되는 건지 궁금하더라고요.


밤바다 : 저도 책을 보면서 의문이 들었어요. 본성, 선의, 윤리 주제를 다루는 게 나쁜 뉴스라고 볼 수 있는 것인가, 이 또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뉴스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좋은 뉴스는 최대한 사실에 기반된 정보를 주는 뉴스라고 생각해요. 최근에 팩트 체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극만 추구하는 기사들이 많잖아요. 정보를 믿게 하는 힘은 첫 번째로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정보를 내가 수용할 건지 말 것인지에 대해서는 각자가 판단해서 선택을 해야 된다는 생각을 했어요. 한나 아렌트가 ‘모든 사람이 당신에게 항상 거짓말을 한다면 결과는 당신이 거짓말을 믿게 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아무도 더 이상 어떤 말도 믿지 않게 되는 것이 문제다’라고 말하잖아요. 언론이 가짜 뉴스만 제공한다면 국민은 어떤 결정을 내릴 수도 없는 상황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우선적으로는 언론이 사실에 기반된 뉴스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상기록가 : 우리가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언론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최근 공중파의 정체성이 너무 뚜렷해진 것 같아요. 중립이라는 게 있을까 싶을 정도로요. 그래서 특히 어르신들이 유튜브 채널에 의해 많이 선동이 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행동을 취하는 사람들은 젊은 사람들보다는 연령대가 높아진 게 느껴져요. 오히려 젊은 사람들은 먹고살기 바빠 관망하는 느낌이 있는 것 같고요.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요. 저 같은 경우에도 뉴스에 대해서 점점 멀어지고 내가 원하는 정보만 찾게 되더라고요. 뉴스를 보는 것만으로도 피로감을 많이 느껴요. 뉴스를 소비하고 선택하는 거는 개인들의 몫이지만 우리가 소비하는 정보가 많다 보니 그걸 어떤 기준에서 어디까지를 내가 받아들이고 흡수할 수 있는지는 다른 문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를 들어 자극적인 정보성 채널이 많잖아요. 그런 채널들은 사람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서 관심을 끄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정보를 제공하는 생산자들이 좀 깨어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가련화 : 말씀하신 대로 연령대가 나뉘는 것 같아요. 젊은 세대는 접할 수 있는 매체가 많잖아요. 핸드폰이나 컴퓨터를 통해서 혹은 사람들하고 만나서 다양하게 필터링을 할 수 있는데, 어르신들은 TV랑 유튜브를 통해 얻는 정보가 더 많으니까 아무래도 더 영향을 받지 않으실까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해 봐요.


마고 : 지금은 모두 판매자가 될 수 있는 환경이잖아요. 예전에는 어떤 특정 주체들 혹은 소규모 지역사회 안에서의 생태계였다면, 이제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개인이 회사의 경쟁자가 될 수도 있는 구조죠. 그래서 경쟁이 치열해요. 이 영화에서도 주주들에 의해서 의사 결정을 하는 게 사실은 자본에 의해서 의사 결정을 하게 되는 거죠. 그 구조가 존재하는 한 계속해서 사람들의 눈에 띄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로 의사결정이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정보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아무리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는 뉴스도 만들어도 체계 자체가 그렇지 않다고 하면 ‘과연 소수의 긍정적인 마음만으로 변할 수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그리고 직업적으로 어떻게 무엇을 추구해야 될까? 고민이 들었던 것 같아요.


소셜 딜레마 액션 가이드.JPG https://www.thesocialdilemma.com/take-action/

밤바다 : '소셜 딜레마' 사이트에 ‘Discussion & Action Guide’가 있더라고요. '소셜 딜레마'를 보고 사람들과 함께 나눠 볼 질문들도 제시해 주고 어떻게 액션을 취할 것인지에 대해서 가이드도 줘요. 그래서 기술자(Technology Workers)나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람들과도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질문들도 있었어요. 이런 주제들에 대해서 함께 얘기를 할 수 있는 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근데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소셜 딜레마에서도 처음에 회사 동료들에게 경각심을 갖자고 문제 제기를 하는 이메일을 보내잖아요. 처음에는 사람들이 반응을 하다가 나중에는 흐지부지되는 것처럼요.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일상기록가 : 그래도 세상에 알린 점은 잘한 것 같아요. 공개적으로 알리고 인지를 한다는 것 자체가요. 인지를 한 것과 안 한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회사에서 비즈니스 모델이 정해져 있고 회사의 조직원으로서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것도 있지만요. 그리고 사적인 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눈 것 또한 하나의 액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Q3. 중립적으로 정보를 판단하고 바라보려면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일상기록가 : 제가 호불호가 없는 편이거든요. 호불호가 강한 분들은 좋고 싫음이 명확한데, 저는 그레이존(Gray zone)이 되게 넓은 사람이에요. 이 면도 좋고 저 면도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다양한 정보를 판단할 때 어떤 가치를 가지고 판단하고 정보를 흡수하는지 궁금하더라고요. 다른 분들은 어떠세요?


밤바다 : 저도 호불호가 잘 없는 편이에요. 그런데 사람들 이야기를 들으며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하니까 제 기준이 안 쌓이더라고요. 그래서 의식적으로 생각을 나누는 모임을 찾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 소셜 딜레마의 마지막에서 ‘의식적으로 나랑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보라’고 하잖아요. 유튜브만 보더라도 내가 관심 있는 쪽으로만 영상이 추천되니까 생각이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의식적으로 찾아보는 게 도움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독서 모임이 좋은 것 같아요. 저랑 다른 시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제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이라 해야 할까요? 틀을 깨뜨려 주는 것 같아요.


가련화 : 저 또한 나름대로 이런 게 좋다, 저런 게 좋다는 중립적인 성향인 줄 알았어요. 그래서 저도 반대 관점을 찾아보는 시도를 해봤거든요. 유튜브에서도 제가 생각하는 방향과 다른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고 혹은 사람을 만나서도 다른 생각을 들어보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불편해요. 그게 아무래도 나와 좀 맞지 않다는 게 느껴지는 거겠죠. 그래서 받아들이는 연습을 계속하려고 해요. 정보를 받아들이는 건 개인의 몫인 거고 반대의 생각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일 것 같아요.


마고 : 저는 정보가 많아질수록 선택을 유보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정보를 많이 접하면 접할수록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나한테 맞는 건지 알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내가 직접 경험해 봐야 나한테 맞는 걸 찾을 수 있는 거는구나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모든 것에 대해 중립적인 의견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사실은 아무 의견이 없는 것일 수도 있고, 내가 주장하고 싶은 어떤 영역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요즘 2000년대 초반 드라마는 못 보겠더라고요. 드라마에서 남자들이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그려지는데 그때는 전혀 위화감을 느끼지 못했지만 지금은 불편함을 느껴요. 우리가 지금 접하는 콘텐츠들도 지금은 자연스럽게 보이지만 중립적이지 않은 어떤 의도나 목적이 그 콘텐츠에 들어 있을 수 있는데 저희가 그걸 눈치채지 못하고 세뇌당하는 게 문제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소셜 딜레마'에서도 '인간의 행동이란 바닥을 이렇게 기울인 거라고요. 어떤 행동은 어렵게 만들고 어떤 건 쉽게 만든 거죠. 언제나 언덕을 올라갈 순 있지만 그러는 사람은 적죠. 그리고 그걸 사회 전체에 적응하면 수십억 명의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바꿀 수 있는 거예요’라고 말하잖아요.

그래서 콘텐츠를 접할 때 주어진 정보를 수용하는 관점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다른 관점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는 책을 많이 찾아봐요. 그 분야에 있어서 소명이 있는 어떤 사람의 책을 찾아보거나 신뢰도가 있는 정보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예전에 비해서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정보가 많아졌지만 예나 지금이나 귀한 정보를 얻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가련화 : 맞아요. 정보가 많아질수록 신뢰도가 높은 정보를 찾는 게 더 어려워진 것 같아요.



[서비스 이용의 대가로 팔리는 우리의 주의력]

Q4. 서비스 이용의 대가로 우리의 주의력이 판매되는 것이 정당한 거래라고 생각하나요?

robin-worrall-FPt10LXK0cg-unsplash.jpg Photo by ROBIN WORRALL on Unsplash

마고 : ‘소셜 딜레마’에 따르면 소셜미디어가 우리의 주의력을 가져가잖아요. 근데 그것을 자각을 하고 나서도 우리의 주의력이 판매되는 것이 마땅한 값을 지불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는 건지 궁금했어요. 누군가는 주의력이 팔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용한 정보나 재미를 얻는 게 더 좋다고 하실 수도 있으니까요.

저는 세로형 화면보다 가로형 디스플레이에 익숙한 시대에 살아왔다 보니 유튜브의 쇼츠나 릴스처럼 한 화면에 꽉 차 보이는 게 익숙하지 않아요. 화면 안에 갇힌 것 같은 느낌이 들고 화면에 주어진 단 하나의 정보만 봐야 되니까 불안한 느낌이 들어서 제가 취사선택할 수 있는 거를 보는 편이에요. 근데 '소셜 딜레마'를 보고 난 후에 제가 취사선택하는 영상도 화면 크기만 다르지 똑같이 주어진 정보를 의미 없이 바라보고 있는 건 마찬가지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가련화 : 그래서 깨어있으라고 말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저도 평소에 안 그러다가 쇼츠 하나에 빠지면 한 시간이 금방 가요. 그런데 서비스의 가치로 따지면 그 한 시간 동안 많은 걸 할 수 있잖아요. 운동을 할 수도 있고 책을 읽을 수도 있는 거고요. 그래서 스스로 차단하고 나에게 집중하라는 말을 하는 것 같아요. 그 시간을 다른 유용한 가치에 쏟는 노력을 많이 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지만 항상 딜레마에 빠지죠.


마고 : 원하지도 않는 광고가 보일 때 불쾌할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더 이상 이 광고를 보고 싶지 않은데 계속 그 광고가 뜨는 거예요. 그래서 광고를 차단할 수 있는지 찾아봤는데 선택 권한이 없더라고요. 그럴 때 기분이 나쁘더라고요. 강제적으로 보여주는 거나 마찬가지니까요.


일상기록가 : 저는 약간 아날로그적인 사람이라서 수용이 늦은 편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유튜브 프리미엄을 끊게 될 줄 몰랐어요. 제가 외국어에 관심이 많은데 유튜브 영어 교육 채널에 좋은 게 많은 거예요. 그런데 영상 중간에 광고가 나오더라고요. 저는 영어 강의만 듣고 싶어서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하기 시작했어요.

유튜브에도 좋은 콘텐츠들이 많기는 하지만 찾아봐야 해요. 그리고 시간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명확하게 정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유튜브 영상에 빠지게 되니까요.

그래서 스마트폰과 멀어질 수 있는 나의 시간을 살 수 있으면 사고 싶어요. 비즈니스 연락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사회적인 합의가 되어 있으면 좋겠고요. 제 의지로는 하기 어려우니까요. '소셜 딜레마'에서도 개인의 의지보다는 사회적으로 문제 제기를 했잖아요. 어떤 차원에서는 사회적 가이드라인이 주어졌으면 좋겠어요.


마고 : 전에 쇼핑몰을 갔는데 유모차에 앉아 있는 아기 앞에 핸드폰 거치대가 달려 있어서 영상을 보고 있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아기는 핸드폰이 없으면 못 사는 애로 자라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가련화 : 핸드폰이 사회와의 연결 단계잖아요. 카톡을 지우고 싶어도 뭘 하고 있어도 소속감에서 배제가 되어 버리니까요. 일시적으로 잠깐 사용하지 않는 건 있어도 완전히 사용하지 않는다는 건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고 : 여행도 핸드폰 없이 한다는 생각을 못 하잖아요. 그전에는 여행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어요. 요즘에 여행 가기 주저되는 게 방식이 다 똑같은 거예요. 옛날에는 사람마다 발견하는 곳도 달랐을 텐데 지금은 가는 곳도 똑같아서 사람들과 같은 경험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여행지도 팔고 싶은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잖아요. 예를 들면 외국인들이 남산 타워에 열쇠고리를 걸어놓는 것이 한국적인 것과 상관이 없을 수 있잖아요. 그런 경험을 하기 위해 여행을 하는 것은 원하지 않으니까요.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도 여기에 의존하는 한 그런 게 없겠구나 싶어요.


가련화 : 저는 여행을 혼자 많이 다니거든요. 숙소는 최대한 안전한 곳을 찾아서 가요. 그리고 숙소 직원분들과 얘기를 많이 해요. 어디가 맛있어요? 어디가 좋은 데 있어요? 직접 물어보면서 정보를 얻으려고 노력해요. 왜냐하면 SNS가 추천하는 곳을 가면 사람은 많은데 기대치에 비해 실망한 것도 있잖아요. 그런데 오히려 사장님이 추천해 준 곳이 맛집인 경우가 많아요. 결국 경험해 봐야 아는 것 같아요. 모든 것을 다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일부는 취사선택을 할 수 있다면 내가 좋아하는 걸 찾는 방법이 될 것 같아요. 해보지 않으면 모르니까요.


밤바다 : 그렇네요. 가끔은 의식적으로 아날로그의 방식을 선택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소셜미디어를 통한 타인과의 연결]

우리는 언제나 조금 더 빠르게 혹은 상시적으로 타인과 연결되고 싶어 했고,
그러한 욕망들은 계속해서 시대의 산물들을 만들어냈다.
- 뉴필로소퍼 Vol.1 너무 많은 접속의 시대, p25


Q5. 왜 우리는 타인과의 연결을 추구할까요? 소셜 미디어를 통한 타인과의 연결을 어떻게 경험하고 있는지, 그 속에서 타인과의 관계는 각자의 삶에 어떤 기능을 하고 있는지 고민해 본 적 있나요?


마고 : 사람마다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마다 SNS를 활용하는 정도도 다 다르니까요. 저 같은 경우 부정적으로 보는 편인데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일상기록가 : 저는 SNS를 검색 용도만 하고 그 외의 목적으로는 점점 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사람마다 경계가 다 다르잖아요. 자신의 모든 것을 오픈하고 기록용으로 생각하면서 적극적으로 활용하시는 분들이 있고 프라이버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고요. 저는 SNS를 즐긴다기보다는 에너지가 소진되는 타입인 것 같아요. 그래서 약간은 거리를 두고 활용을 해요.


밤바다 : 저도 처음에는 SNS를 보는 것만으로도 피로해서 개인적인 용도로만 활용했었는데요. 공개적으로 기록을 꾸준히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요즘에는 글을 올리고 있어요. 그렇게 하다 보니 저와 비슷한 결을 가진 사람들이나 제가 추구하는 가치를 가진 사람들을 알게 되는 장점이 있더라고요. 예를 들어 제가 명상이나 차에 관심이 많은데 제가 팔로우하는 사람들로부터 좋은 정보를 얻는 경우도 많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뭔가를 계속 증명해야 할 것 같고 하지 않으면 뒤처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아요.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마고 : 요즘에는 자기 PR의 시대니까 포트폴리오처럼 블로그나 인스타그램도 의무적으로 올리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오히려 SNS를 하지 않는 내가 뭔가를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 그러더라고요.


가련화 :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저도 주로 정보를 검색하는 용도로 쓰는데요. 요즘은 자기 PR의 시대고 내가 성실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기록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글을 봤어요.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사람의 나름인데 대다수는 정보 취합의 목적인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정보를 취합하는 사람이 있고 적극적으로 본인이 찾아나가서 영역을 네트워킹을 넓히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10-20대 친구들은 이게 당연하다고 생각을 하는 게 무서운 것 같아요. 저희 세대까지는 중간 과정을 많이 거쳤잖아요. 저희는 아직 헷갈려 하지만 아래 알파 세대나 Z세대들은 당연하다는 거죠. 이 책에서 언젠가 홀로그램 메시지가 눈앞에 나타나면 지금을 그리워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세대는 계속 그렇게 변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책에서 ‘우리의 삶은 언제나 기계의 발전에 발맞추거나 길들여져 왔다’는 문장이 있어요. 그래서 아마 앞으로도 또 무언가가 나오게 되면 우리는 또 바뀌게 되겠죠. 거기서 또다시 피로감을 느끼게 되겠지만 적응을 하며 살지 않을까 생각해요.


밤바다 : 맞아요. 특히나 요즘은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말이 많잖아요. 나를 증명해야 되는 것처럼요. 그러다 보니 점점 ‘나는 부족하다’는 불안감을 조장시키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내 안의 소리를 듣기 위해 명상을 찾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나 자신이 되는 ‘침묵’의 가치]


침묵.jpg Photo by Daniel Mingook Kim on Unsplash
침묵은 재잘거림이 잦아든 뒤에 남는 무엇이 아니다. 쓰고 남은 자투리도,
공백기도 아니다. 그보다는 밤을 뒤덮는 어두움이 그렇듯 풍성함과 심오함,
신비로움과 공명으로 가는 길이다.
-뉴필로소퍼 Vol.1 너무 많은 접속의 시대, p33


Q6. 침묵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나요? 침묵할 수 있는 시간, 공간을 사고팔 수 있다면 얼마를 지불하시겠어요?


일상기록가 : 우리가 다양한 정보 속에서 살고 있고, 끊임없이 반응을 해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침묵이 희소한 가치가 되어버리는 것 같아요. 제가 휴가 때 ‘성수 그린랩’이라고 침묵할 수 있는 공간에 갔었어요. 한두 시간 정도 대여를 하면 서울 숲이 보이는 창가 앞에 앉아서 책을 읽는 거예요. 거기서 조용히 글 쓰고 있으니까 되게 마음이 평온하더라고요. 그래서 이게 벌써 비즈니스 사업이 되어 있구나 깨닫기도 했어요.


밤바다 : 저는 작년에 제주도 ‘취다선’이라는 곳에 다녀왔어요. 취다선 숙소 방침이 침묵이거든요. 그때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서 갔었는데 고요해서 좋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언젠가 퇴사하고 가고 싶은 곳 중 하나가 10일 동안 침묵하며 수행하는 공간(위빳사나 명상센터)이에요. 핸드폰이 되지 않는 곳에서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침묵이나 명상을 하게 되면 내 안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 같아요. 평소에 인지하지 못했던 생각이나 감정들을 알게 되니까 침묵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전 언제든지 침묵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살 의향이 있어요.


가련화 : 점점 이런 공간과 시간을 파는 비즈니스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느끼고 있어요. 강원도에 선마을이라고 있거든요. 그곳은 아예 통신이 안 된다고 들었어요. 스마트폰을 가져가도 아예 할 수 없어요. 그곳의 취지가 디지털 기기들을 모두 내려놓고 그 시간만큼은 온전하게 휴식하고 산책하고 거기서 주어지는 밥을 먹고 나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이에요. 그래서 사람들이 이제 침묵할 수 있는 공간을 많이 찾는구나라는 걸 상업화된 걸 보고 느꼈어요.

저는 감사하게도 취업을 하면서 독립을 했어요. 그래서 혼자만의 공간에서 침묵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해요. 혼자 있을 때도 고요하게 생각을 정리하고 가만히 있는 시간이 진짜 중요하더라고요. 그런데 저 또한 혼자 살지 않는다면 많은 방법으로 이런 공간에 가는 걸 적극적으로 진행했을 거예요. 침묵할 수 있는 공간으로부터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분명 많을 거고 앞으로는 이런 공간 비즈니스가 더 많아지겠죠. 다들 기꺼이 돈을 지불할 거라고 생각이 드네요. 지금이 위로가 필요한 시대인 것 같아요.


마고 : 단순히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게 침묵은 아닌 것 같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책에서 말하는 침묵은 말을 안 하는 게 아니라 오롯이 나 스스로가 되는 시간인 것 같아요. '소셜 딜레마'에서 ‘우리는 다 상품이다’라고 말을 하잖아요. 그래서 평소에 우리가 침묵의 시간이 아닐 땐 누군가의 의견을 듣거나 정보를 얻는 시간이 대부분인데 다 내가 대상이 되는 시간들인 거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점점 더 대상화되는 시간들만 점점 더 많아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게 내가 원하는 삶인가?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지?라는 회의감이 들기도 하고요. 그래서 사람들이 그 간극 때문에 혼자만의 시간에 대한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느껴서 아마 그런 곳을 찾게 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는 뉴스와 정보를 우리만의 관점으로 판단할 수 있는 힘, 서비스 이용의 대가로 팔리는 우리의 주의력에 어떻게 맞서야 하는지, 현명하게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는 방법, 나 자신이 될 수 있는 침묵의 가치 등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우리의 눈, 귀, 신경을 상업적 이익에 임대하는 것은 모두가 사용하는 언어를
민간 기업에 내주거나 지구의 대기를 기업이 독점하도록 허용하는 것과 같다
- 마셜 맥루한


이야기를 나눈 후 우리는 소셜미디어 선언문을 통해 To-do list, Not To-do list를 작성하였다. 개인의 의지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앞으로 어떤 태도로 삶을 살아가야 할지 고민해 볼 수 있었다.


효율보다는 비효율을,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를, 추천보다는 선택을, 유행에 따르기보다 직접 찾아보고 선택하며 말이다.




함께 나눈 질문 전체 목록

좋은 뉴스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정보를 ‘믿게’ 만드는 힘은 언론이 만든 것일까요? 대중의 선택일까요?

중립적으로 정보를 판단하고 바라보려면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거짓 없는 건강한 소통을 위해서는 우리가 만든 시스템이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여겨야 할까요?

일론머스크가 말하는 ‘왜곡 없이 소통한다’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왜곡 없이 소통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사람의 뇌로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시대가 필연적이라면, 이로 인해 생길 수 있는 긍정적/ 부정적 현상은 무엇이 있을까요?

‘니콜라스 카’는 의사소통에서 더 긴 지연시간을 벌기 위해 ‘디지털 버전의 우편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해요. ‘디지털 버전의 우편 시스템’이 마련된다면 어떤 형식일지 상상해 볼까요? 이 시스템이 과연 소통의 과부하를 상쇄시킬 것으로 기대하나요?

서비스 이용의 대가로 우리의 주의력이 판매되는 것이 정당한 거래라고 생각하나요?

소통에 있어서 속도가 중요시됨으로 인해서 평소 피곤하거나 힘들게 느껴졌던 때가 있었나요? 신속성을 요구하는 시스템에 부응하며 살아야 할까요?

왜 우리는 타인과의 연결을 추구할까요? 소셜 미디어를 통한 타인과의 연결을 어떻게 경험하고 있는지, 그 속에서 타인과의 관계는 각자의 삶에 어떤 기능을 하고 있는지 고민해 본 적 있나요?

침묵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나요? 침묵할 수 있는 시간, 공간을 사고팔 수 있다면 얼마를 지불하시겠어요?

언제 침묵의 순간을 경험해 봤나요? 침묵의 시간을 잘 보내는 각자만의 방법이 있나요?



참고했던 책과 영화


뉴필로소퍼1.JPG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jpg
감시 자본주의 시대.jpg
소셜딜레마.jpg
거짓말의 발명.jpg
블랙미러 추락.jpg

뉴필로소퍼, Vol.1. 너무 많은 접속의 시대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감시 자본주의 시대

소셜 딜레마(The Social Dilemma)

그곳에선 아무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거짓말의 발명)

<블랙 미러> 시즌3 Ep 1.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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