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을 다룬 전시를 좋아하고 또 찾아가는 편이다. 꾸준히 기록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일기를 써본 사람은 알 것이다. 매일 한 줄 이상 글을 쓰기도 어려운데, 13년 동안 기록한 사람은 어떠한 사람일까 궁금했다.
소정님은 '낮에는 명량하게 일하고 밤에는 울며 글을 씁니다'의 인스타 영상으로 처음 알게됐다. 인스타 속의 그녀는 너무나도 멋진 사람이었지만 스스로를 마주하며 글을 쓸 때는 울면서 쓴다는 점에서 '같은 사람이구나' 싶었다.
왜 글을 쓸까?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기록을 남기는 것일까? 누군가가 나에게 묻는다면 '나'를 위해서라고 답할 것이다. 그냥 나로 살고 싶었고, 내 삶을 사랑하고 싶었고, 진실하고 싶었다. 그렇기에 아무것도 아닌 나를 마주한 날도, 감정의 소용돌이를 느낀 날도 그저 글로 감정을 풀어낼 수밖에 없었다.
'틔우머의 삶을 살고 싶어요'라고 외치긴 했지만, 여전히 난 길을 잃는다. 내가 내린 선택이 맞는 것일까? 의구심을 품기도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 끝없이 고민에 휩싸이기도 한다.그래서 기록한다. 나로 살아가기 위해서.
13년간 기록한 소정님의 글도 그랬다. 치열한 숙고의 맛이 느껴졌다. 그녀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해 끝없이 스스로와 마주하며, 일, 사랑, 용기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유하고 기록했다. 이러한 숙고의 과정을 거친 사람은 단단하고 깊어질 수밖에 없다. 소정님을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아마도 뿌리가 단단하고 깊게 자리 잡은 사람이지 않을까 싶다.
'기록'은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해선 필수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오늘의 제목 #그럼에도, 다시 사랑
당신에게 오늘의 제목은 무엇인가요?
컨티뉴어스 전시에선 '나의 오늘에 제목이 있는지' 물어봅니다.
사실 비슷한 하루 같아 보여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하루죠.오늘의 제목을 짓는다면 어떻게 짓고 싶나요?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싶은가요?
전'그럼에도, 다시 사랑'으로 짓겠습니다. 가끔 내가 사랑을 말할 자격이 있나 스스로 의심할 때도 많은데요. 그럼에도 사랑을 말하게 되네요. 다만, 오늘은 누군가를 향한 것이 아니라 '삶' 자체를 사랑하고 싶어서 지어봤어요. 요즘은 특히나 제 삶을 사랑하고 싶거든요. :)
오늘을 어떤 하루로 보낼지, 어떤 제목을 붙일지는 오직 당신에게 달려있습니다. 여러분이 매일을 다른 제목으로 써 내려갈 수 있는 '오늘'을 보내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