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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틔우머 Jul 11. 2024

모닥불처럼 기다려주는 마음

사진 출처 : 핀터레스트, 모닥불

 겨울철 모닥불을 생각한다. 처음엔 불이 잘 붙진 않지만, 장작을 넣고 기다리면 천천히 따뜻하게 밝혀주던 모닥불을. 불이 꺼지지 않게 적절한 때에 장작을 넣어줘야 하고, 활활 타오르면 장작 한두 개 정도 덜어줘야 하는, 다정하게 기다리는 마음이 필요한 모닥불을. 


 사람을 대할 때도 '모닥불처럼 기다려주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와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더라도 적당한 거리에서 그 사람을 기다려주는 마음. 상대방을 향한 마음이 알 수 없는 미로처럼 복잡해졌다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마음.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온도로 기다려주는 그 마음.


 서로를 위한 마음으로 기다리다 보면 모닥불은 다시 발갛게 불타기도 조금씩 사그라들기도 할 것이다. 요즘은 그렇게 생각한다. 불이 타오르다 꺼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당신과 가까워진 건 만날 인연이었던 것이고, 멀어진다면 서로의 화력이 다해서였을 거라고. 


 언젠가 모닥불이 다 타 흔적만 남더라도, 서로를 생각하며 기다렸던 우리의 온기는 잊지 못할 겁니다. 그러니 우리의 화력이 다할 때까지, 적당한 자리에서 서로를 위해 잠시라도 따뜻하게 밝혀줘요. 느리더라도 천천히 오래 기다려줘요. 그렇게, 모닥불처럼.



고맙습니다. 모닥불처럼 따뜻하게 존재해 줘서, 적당한 자리에서 기다려줘서요. 

오늘도 당신의 따스한 온기 덕분에 살아갑니다.



 우리는, ‘지키다’. 지켜야 한다. 너무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마음으로, 너무 달려가지도 뒷걸음치지도 않는 마음으로. 나 항상 이 마음을 지키고 싶다. 따뜻하고 환한 베이지 색 마음. 그런 마음을 가진 너그럽고 다정한 사람이 되어야지. 오래 지내도 변함없이 곁을 지키며 스며드는 사람. 시시때때로 변하는 마음의 바탕에는 꼭 베이지 마음을 두어야겠다고. 좋아하고 아끼고 사랑하기 위해서 굳건하게 지키고 싶다.
- 고수리, 「선명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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