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준 『한석준의 말하기 수업』
출판사의 도서 제공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말하기에 자신이 생기면 인생이 바뀝니다!
가끔 내가 살아온 순간들을 돌이켜보면 몇몇의 터닝 포인트가 눈에 그려지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대학생 시절 말하는 것에 겁을 먹지 않게 된 순간이자 모든 발표 기회에 발표자로 자발적으로 지원한 순간이다. 저자는 말한다. 말하기에 자신이 생기면 인생이 바뀐다고. 사실, 이 말은 많은 성공 비법을 압축시켜놓은 심오한 한 문장이다. 그리고, '말하기에'라는 말을 없애도 그 의미가 다르지 않다.
실제로 경험상, 말하기에 겁이 없어지는 순간부터 많은 것이 바뀌었고, 대담해지기 시작했다. 모든 팀 과제에서 발표자를 맡기로 결심한 나는 발표를 잘 하기 위해서 꽤 다양한 고민들을 하고, 여러 가지 행동들을 했다.
첫 번째, 가장 중요한 마인드 컨트롤. 누구나 발표하기 전에는 떨리고 심장이 터질 듯 뛸 것이다. 나는 '어차피 이 발표가 끝나면 내 앞의 청중들은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니 쫄 필요 없다.'라고 속으로 외치며 긴장된 몸을 완화시켰다. 실제로 그렇지 않은가?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발표자를 만나지만 순수하게 발표로만 기억에 남는 사람은 거의 전무하다. 나라고 뭐 특별하겠는가.
두 번째, 발표 그 자체의 질. 나는 기왕 내가 하는 것 완벽하고 잘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몇 가지 나만의 발표 전 루틴이 있다. 수십 번 작성한 원고를 소리 내어 읽으며 문어체를 모두 구어체로 수정한다. 문어체의 어색함을 없애기 위함이다. 이 작업을 안 하면 쓰인 글을 그냥 소리 내어 읽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질 낮은 발표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꼭 발표 장소에서 혼자 내지는 팀원들을 데리고 리허설을 한다. 발표 강의 같은 곳에서 배운 것이다. 실제 내가 서 있을 곳에서 서서 발표를 해 보고, 시선은 어디에 두고 할지, 얼마나 움직일지 등을 미리 체크한다. 혼자 한다면 녹화, 팀원이 같이 있다면 직접 보게 하고 피드백을 받아 적극적으로 수용한다. 이 과정에서 반드시 시간을 측정한다. 원고를 보며 읽는 것이랑 그걸 숙지한 상태에서 보지 않고 내뱉는 거랑 말하는 속도가 다르다. 구간별 시간 조절을 하며 정해진 시간에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발표를 마무리한다. 그리고 모든 게 발표자에게 최적화된 원고를 모조리 숙지한다. 이는 단순히 암기하는 차원을 넘어서 내용 그 자체를 머릿속에 때려 박는 것을 의미한다. 동일한 내용을 A로도, B로도 이야기할 수 있게. 그러면 준비는 끝이고 사실 이 단계까지 만족할 수준까지 이루어지면 발표는 말할 것도 없이 최고의 수준이 된다.
이런 나만의 발표 루틴을 누군가에게 공개하고 피드백을 받아볼 기회가 없기에, 나는 이것이 최선인 줄 알았는데 이 책을 읽으니 보완할 점들이 많이 보인다. 가령, 난 말할 때의 기술적인 부분은 크게 점검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아마 내 발음이 안 좋다는 인식 자체를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저자가 말하는 말하기의 기술적 부분들은 내가 충분히 받아들여 활용할 만하다고 본다.
사실, 말하는 것을 잘하는 사람은 대부분 성공적인 인생을 산다고 생각한다.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선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능동적인 태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고, 그것을 위해 여러 노력을 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모습을 스스로가 목도해가는 것. 이 과정이 계속 순환되며 마침내 인생이 바뀌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가 말하는 '말하기에 자신이 생기면 인생이 바뀝니다.'라는 말하기를 잘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해 마침내 잘하게 되어 자신감이 붙은 당신은 마침내 인생이 바뀌게 될 것입니다로 길게 풀어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 타자는 존재자로서 통제할 수 없는 요소이며, 말하기는 근본적으로 타인과의 의사소통이다. 따라서 말하기를 잘하는 것은 삶의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타자와의 의사소통을 이롭게 한다는 점에서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하는 데 엄청난 강점이며, 수양해야 마땅한 능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