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나를 정의할 한 마디
나는 꽤 자주 스스로를 한 마디로 정의하려고 한다. 내 삶의 방향성은 일치하되 그냥 존재자로서의 나와 회사원으로서의 나를 각각 정의한다. 내가 나를 어떤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는지를 의식하고 있으면, 정말 내가 정의한 대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바람이 이루어지는 것과 다름없다.
2023년의 나는 '매일이 더 나아지는 사람'이 존재자로서의 나였고, '구조를 개혁하고 만드는 사람'이 회사원으로서 정의하는 나였다.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면, 정신적으로 많이 성장했던 한 해였고, 업무적으로도 꽤 만족스러운 한 해를 지냈다.
올해의 나는 '명확히 하는 자'가 존재자로서의 나고, 회사원으로서의 나는 '변수를 상수로 만드는 자'로 정하고자 한다.
작년 깊이 있는 책을 많이 읽으면서, 개념이 내포하고 있는 존재론적 탐구에 꽤 관심이 생겼다. 쉽게 말하자면, 단어의 의미를 명확히 인지한 채로 정확하고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랄까? 내가 자주 사용하고 있는 단어들이 사실은 의미만을 어렴풋이 안 채로 그 진의를 모르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 연장 선상에서, 내가 경험하는 모든 것들을 명확히 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겼다. 그것이 완벽하게 가능할 거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지만, 그런 의지를 가진 상태로 살아가고자 한다.
그런 상태가 업무에까지 이어져, 회사에 있는 변수들을 상수로 만들어 명확히 하는 것에 내 직무 정체성을 설정하고자 한다. 난 그게 재밌다. 심연에 숨겨져 있는 것들을 지상 위로 꺼내 올려 드러나게 하는 것. 모두가 어렴풋이 짐작만 하고 있는 것을 논리적 근거를 통해 구축해 결과물로써 드러내는 것. 거기에 희열을 느낀다.
그렇게 올해의 나는 '명확히 하는 자'가 되고자 나아갈 것이며, '변수를 상수로 만드는 자'로 내 역할을 다할 것이다.
아마도 내가 철학서를 읽는 이유가 불명확할 수밖에 없는 앞으로의 나의 인생에 조금이라도 명확한 나로서 맞이하고자 하는 의지의 산물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