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그레고리 보이드
<어느 무신론자의 편지>

기독교에 대한 관점을 바꿔준 책

by 책 읽는 호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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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적어도 어떤 사람이 어떻게 기독교를 지성적으로 믿을 수 있는지는 알겠구나.


68p




나는 기독교를 믿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가장 신자가 되기 어려운 형태의 사람이 나일 것이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것을 우선시하며 호기심과 의구심 천지인 내 머릿속에 '하나님'이라는 존재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내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기독교 신자가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들을 이해할 수는 있게 됐다. 나는 그렇게 생각해왔다. '실체하지도 않는, 영원히 만날 수 없는 신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는 것이냐.' 이 책은 질문에 대한 답을 충실하고 논리적이게 답한다. 내가 신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 논리를 이해하지 못할 때도 분명 있었지만, 적어도 생떼를 부리는 것처럼 느껴지진 않았다.




이 책은 철저한 무신론자인 아버지와 신학과 교수인 아들의 편지로 구성된 책이다. 아버지가 기독교에 대해 궁금하거나 의구심을 품었던 것을 교수인 아들에게 질문함으로써 아버지는 점점 신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아버지의 질문들 몇 개를 꼽아봤다.




왜 기독교는 그렇게 많은 해를 끼쳤느냐?

왜 세상은 이토록 많은 고난으로 가득 찼느냐?

하나님은 미래를 아시느냐?

하나님은 왜 지진과 기근이 일어나게 하시는 게냐?

왜 하나님은 사탄을 창조했느냐?

네가 믿는 하나님은 전능한 분이냐?

너는 애당초 왜 하나님을 믿는 거냐?

모든 것이 우연히 생긴 것은 아닐까?

왜 하나님께서는 네 엄마를 살려주지 않으셨느냐?

하나님이 전능하시다면 왜 기도를 해야 하느냐?

왜 하나님이 하찮은 인간들에게 신경을 쓴다는 말이냐?

복음서는 모순들로 가득 차 있지 않느냐?

복음서는 누가 쓴 것이며, 언제 쓴 것이냐?

예수가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났다는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단 말이냐?

예수가 하나님이었다는 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단 말이냐?

왜 하나님은 믿는 것을 그렇게 어렵게 만드시는 게냐?

성경은 신화와 하나님의 복수로 가득 차 있지 않느냐?

가톨릭교회가 성경을 편집한 것이 아니냐?

왜 성경에 대한 해석이 그렇게 구구하냐?

다른 종교의 경전들은 어떻게 된 거냐?

그리스도인이 아닌 사람들은 모두 지옥에 가느냐?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면서 어떻게 사람들을 영원한 지옥에서 괴롭힌단 말이냐?




내가 제한된 글자 수를 감수하면서까지 질문들을 나열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당신이 기독교에 대해 가지는 의문 중 하나가 반드시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도 책의 목차를 보고 나서 읽기로 결심했다. 내가 생각했던 기독교에 대한 의문이 다수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 질문들에 대한 대답이 전혀 이해가 안 갈 수도 있다. 기독교 신자가 아니라면 그게 정상이다. 하지만 그레고리 보이드가 어떻게 답변하는지 보면, 적어도 그들이 아무런 생각 없이 맹목적으로 기독교 신자가 된 점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읽고 난 후의 감정은 이것이었다. '나는 왜 신을 믿지 않는 걸까?' 책의 후반부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기독교가 거짓이라도 잃을 게 아무것도 없다.' 곱씹고 되뇌어보면 맞는 말이다. 내가 기독교 신자가 된다고 나에게 불이익은 없다. 그렇다면 차라리 믿는 게 좋은 게 아닌가? 믿음으로써 나 자신이 편해진다면 말이다. 그래서 기독교에 대한 시선이 완전히 바뀌었다. 부끄럽지만 나는 한편으로 자신에게 오로지 기대지 못한 사람들이 기독교를 믿는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내 생각이 바뀌었다. 믿는 게 최선이니까 그들은 믿는 것이다. 아무도 그들을 비방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이 책의 대부분을 이해했다고 말하진 못할 것 같다. 하지만, 기독교의 존재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했던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이해는 했다고 생각한다. 진정으로 고찰했기에, 기독교를 마냥 나쁘게만 바라보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그들의 존재를 아무런 편견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기독교와 마음은 밀접하게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마음의 힘을 잘 아는 나이기 때문에, 진정한 기독교 신자가 되는 것이 강한 마음의 힘을 불어넣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난 아직은 하나님이 필요한 것 같진 않다.




그레고리 보이드처럼 기독교에 대한 질문을 답변해준다면, 아마 맹목적인 비난을 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기독교를 이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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