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평균을 이해함으로써 평균을 현명하게 이용하기
인간 만사에서는 오랫동안 당연시해왔던 문제들에도 때때로 물음표를 달아볼 필요가 있다.
-버트런드 러셀, 영국의 철학자-
인간 만사는 평균에 지배당해 있다. 그 뭐랄까, 명확히 의식할 수는 없지만 만연해 있는 사상과 비슷한 무엇이랄까? 은연중에 평균을 판단의 한 토대로써 활용하고, 꽤나 중요한 의사결정에도 거리낌 없이 사용되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평균의 만연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다 보면, 불완전한 평균에 지배당해 있다는 사실에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지만 그토록 불완전한 평균이 만연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도 눈이 가기 마련이다.
우리는 보통 평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중간의 평균, 보통의 평균, 보편의 평균, 일반의 평균 등 평균은 맥락에 따라 다양한 뜻을 지닌 채로 우리의 언어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중간으로써의 평균, 즉 수의 의미를 가지는 평균은 의미가 비교적 명확한 편이라 할 수 있겠으나 보통, 보편, 일반 등은 의미가 불투명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신은 평균적인 사람입니까?'라는 질문에 분명하게 답할 수 없는 것이 바로 그 이유다.
우리는 그럼에도 '평균적인 사람'이라는 허들을 넘어야 하는 것이 분명하다. 사회는 분명히 중요한 척도 중 하나로써 '평균'을 애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우리는 '평균적인 사람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 되어야만 하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평균을 더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평균이 지배한 사회 시스템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니까.
결국 책도 나도 말하고 싶은 것은 딱 하나다. 평균적인 사람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은 전부 다르고 매 순간 다른 속도로 다른 형태로 변해간다. 이런 흘러가는 존재에게 정적일 수밖에 없는 평균이 가당키나 하겠는가. 사람은 한 가지의 척도로만 평가될 수 없는 존재다.
저자는 평균적인 사람이 없다는 주장과 함께 '개개인성'을 언급한다. 각기 다른 사람들이 평균이라는 구역 내에 들어감으로써 개개인성을 찾을 수 없거나 발휘할 수 없게 되는 상황 속에서 사회는 쌍방향의 노력을 요구로 한다. 개인은 자기의 개개인성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단체는 개개인성을 존중해 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기계처럼 행동하는 것이 당연해진, 그것이 올바른 것처럼 보이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서 있지만 하나 분명한 것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무의식적으로 평균의 잣대로 타자를 대했던 우리부터 시작해서, 평균이 만연하고 불명확한 평균의 심판을 받는 이들을 구해줘야 한다. 우리부터 시작해야 후대에 평균의 시대를 물려주지 않을 수 있다.
평균의 시대에 나름의 개개인성을 발견한 나는 평균의 종말을 바라지 않아도 괜찮겠지만, 아직 개개인성을 발견하지 못한 나의 주변인들이 더욱더 원활하게 그것을 찾아낼 수 있게끔 평균의 종말의 시대가 도래했으면 좋겠다. 굳건한 하나의 사상 체계가 무너짐과 동시에 크나큰 혼란이 사회를 뒤흔들겠지만 10보 전진을 위한 5보 후퇴라고 생각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 누구도 평균적이지 않다. 우리는 현 시각, 현 장소에 존재하는 우리일 뿐이다. 잠시 후의 우리는 지금의 우리와는 다른 존재이다. 우리는 결코 한순간에 담길 수 없는, 포착될 수 없는 그런 존재들이다.